|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2019년 6월26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해외 상속계좌 미신고 혐의 선고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상속세 불복 조세심판 청구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한진가 2세 4명이 2018년 7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스위스 계좌 등 해외 상속분에 부과된 상속세가 부당하다면서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한 사실이 2020년 1월5일 뒤늦게 알려졌다.
2018년 4월 국세청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스위스 계좌 재산 등을 놓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조현숙 등 범 한진가 2세에게 상속세와 가산세 명목으로 852억 원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 범한진가 2세들이 상속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018년 5월 범한진가 2세들은 국세청이 부과한 852억 원 가운데 192억 원을 먼저 납부하고 나머지는 5년에 걸쳐 나누어 내기로 했다.
하지만 범한진가 2세들은 그로부터 두 달 뒤인 2018년 7월 상속세 누락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속세와 가산세 부과가 부당하다며 불복심판 청구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심판 청구 당시 조양호 전 회장은 살아 있었으며 2006년 별세한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을 대신해 배우자 최은영 전 한진해운 사장도 같은 내용의 심판을 청구했다.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이번 불복심판에서 범한진가 2세들의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상속세 처분은 취소되는 것으로 확정된다.
△해외 상속계좌 미신고 혐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형제인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함께 선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2002년 사망하면서 450억 원에 이르는 스위스 예금 채권을 상속받고도 상속세 신고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2018 10월 검찰은 상속세 신고 불이행 혐의로 벌금 20억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2019년 4월 사망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혐의는 공소기각 처리됐지만 남은 두 형제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2019년 5월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김유정 판사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그동안 형제간 여러 다툼이 있었다”며 “얼마 전 조양호 회장이 사망하고 나니 모든 게 아쉽고 허무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재산 일로 형사법정에 서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저 역시 같은 마음”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재판부에 말했다.
2019년 6월26일 두 형제는 각자 벌금 20억 원씩을 선고받았다.
벌금형이 선고됨에 따라 조정호는 메리츠금융지주 사내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임원 자격이 박탈돼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청와대 출신 낙하산 영입 논란
메리츠금융지주가 2019년 3월 한정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브랜드전략본부장을 임명하면서 조정호가 덩달아 구설수에 올랐다.
한 상무는 SBS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 청와대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의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언론 홍보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한 전 행정관을 영입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청와대 방패막이’로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 전 행정관은 금융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데다 조정호가 2018년 6월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던 만큼 청와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8년 7월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2016년 8월1일부터 은행과 저축은행에 적용되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모든 금융회사로 확대되면서 조정호도 메리츠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포함됐다.
조정호와 함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등도 심사대상에 올랐다.
조정호를 비롯한 재벌 총수들은 2017년 초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조정호, 고액연봉으로 회장에서 물러나
2013년 6월 수십억 원의 고액 연봉으로 논란을 빚자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또 두 회사의 회장에서도 물러났다.
고액연봉 논란으로 당시 김영주 민주당 의원에 의해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50억 원의 성과급 수령을 포기하면서 증인채택이 철회됐다.
김 의원은 “3사로부터 중복해 성과급을 받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해소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이 경기상황과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부당하게 고액연봉을 받는 것을 지적하려 했다"며 "하지만 증인 채택 후 미수령한 성과급 50억 원을 포기하고 연봉 개선 의지를 보여준 조 회장에 대해서는 증인 채택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정호는 2012년 연봉과 배당금으로 2012년 메리츠금융지주 순이익(960억 원)의 14%가 넘는 136억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금융지주의 2012년 순이익은 2011년(3095억 원)에 비해 68%나 줄어든 것이었다.
조정호는 2012년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11억 원, 메리츠종금증권 28억 원, 메리츠화재 50억 원 등 모두 89억 원을 보수로 받았고 또 이와 별도로 47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조정호는 사임 후 9개월 만인 2014년 3월 메리츠금융지주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지주 최대주주인 조정호가 등기이사직을 맡아 책임경영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복귀를 결정했다”며 “대주주의 책임 있고 투명한 경영철학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관 소송
2008년 2월 조정호가 조양호 회장과 정석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및 상속지분 이전소송’을 제기했다.
조정호는 조 창업주의 사가인 부암장의 기념관 조정 약속 불이행에 따른 1억 원의 정신적 피해 보상과 부암장의 상속지분 이전등기 이행을 조양호 회장과 정석기업에 요구했다.
조양호 회장은 2004년 ‘아버지가 생전에 흉상을 이곳에 세워달라는 유지를 남겼다’며 기념관 건립을 기정사실화했으나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는 “큰형(조양호 회장)이 약속한 기념관사업을 선대회장 사후 5년이 넘도록 기본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며 “부암장을 사유재산화하고 고인의 유지를 훼손하는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법원에 하소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양 측은 2011년 서울고법이 제시한 화해 권고안을 양측이 수용하여 소송이 일단락됐다. 화해안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브릭트레이딩’ 소송전
2006년 조정호와 조남호 회장은 “한진그룹이 삼희무역을 설립해 ‘브릭트레이딩’이 대한항공과 독점으로 형성하고 있던 납품권을 빼앗아갔다”며 조양호 회장과 원종승 한진그룹 전무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조남호 회장측은 “고 조중훈 회장이 4형제가 순이익을 공평하게 분배받도록 설립한 브릭트레이딩을 제쳐두고 삼희무역을 세워 이익을 독점하려했기 때문에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고 조중훈 회장은 4형제에게 계열사를 각각 상속했고 형제들은 이에 합의했다"며 "대한항공에 의지해 운영되는 브릭트레이딩사를 조양호 회장 몫으로 하는 것에 다른 형제들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납품업체를 변경한 것은 통상적 경영권 행사로 볼 수 있다"고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정석기업 지분 둘러싼 소송전
2002년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별세하자 2005년 그룹의 지주회사였던 정석기업의 지분을 두고 소송전이 벌어졌다. 차남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가 장남 조양호 회장에게 유산 분배와 관련해 선친의 생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소송을 걸었다.
이 소송은 조정호와 조남호 회장이 정석기업 주식 일부를 증여받으며 일단락됐다. 숙부인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과 외숙부 김성배 한진관광 고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6만9057주를 조남호 회장에게 3만4528주, 조정호에게 3만4529주를 각각 증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당시 한진그룹 지배구조에서 정석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정석기업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가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누가 손에 넣는가’라는 문제로 직결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소송이 발생한 것이다.
이후 형제는 그룹의 사업권, 재산 등을 둘러싸고 수 차례에 걸쳐 소송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