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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에너지그룹 내건 권오갑, 태양광 현대에너지솔루션 키운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1-09 13: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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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태양광계열사 현대에너지솔루션에 어떤 기대를 품고 있을까?

권 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이 글로벌시장의 디지털과 친환경 흐름에 발을 맞출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현대에너지솔루션을 미래 그룹 에너지사업의 한 축으로 세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손에 에너지그룹 내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태양광 현대에너지솔루션 키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9일 현대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연 600MW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량을 올해 2분기 안에 1.35GW로 2배 이상 늘리는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에너지솔루션은 공급량을 초월하는 태양광모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선파워, 중국 통웨이, 베트남 비나솔라 등에 모듈의 외주생산을 맡겨왔다.

이번 증설로 외주비용을 줄이고 시장 공략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우선 미국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미국에 현지 판매법인 ‘현대에너지솔루션 아메리카’를 설립해 현지에서 준비는 마쳤다.

강철호 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이미 태양광 발전비용이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비용보다 싸다”며 시장 공략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2018년 매출 3476억 원과 영업이익 139억을 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성장은 권 회장이 그리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권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목표로 ‘최첨단 조선, 에너지그룹으로 변신’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사업의 양대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권 회장은 그룹 중공업의 미래를 디지털과 친환경에서 찾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자체사업인 로봇사업을 올해 5월 현대로보틱스로 물적분할해 사업 전문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반면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의 에너지사업은 사실상 정유회사 현대오일뱅크 단일회사의 사업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권 회장이 현대오일뱅크를 주역으로 다른 에너지사업을 추진하기가 마땅치 않을뿐더러 성장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진행하는 태양광사업은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친환경 흐름과 맞물려 성장전망이 밝다.

글로벌 에너지시장 분석기관 SPE는 글로벌 누적 태양광 설치량이 2018년 509.3GW에서 2023년 적게는 1043.6GW, 많게는 1610GW까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권 회장이 현대에너지솔루션에 품는 기대는 결국 현대에너지솔루션이 태양광시장 성장세를 타고 미래에 그룹 에너지사업의 성장동력으로 안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의 태양광사업이 잘 커주기만 한다면 그룹 계열사 현대일렉트릭의 에너지솔루션사업이나 에너지저장장치사업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권 회장이 기대를 품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는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상장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권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조선해양의 100%자회사인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의 회사이름을 현대에너지솔루션으로 바꾸고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준비하는 상황이어서 권 회장이 현대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해 인수자금에 보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권 회장은 신주공모만으로 현대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를 진행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앞으로 성장해 높아질 보유지분의 가치가 구주매출로 얻는 이득보다 클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올해 공략을 본격화할 미국 태양광시장은 부정적 요인과 긍정적 요인이 혼재해 있다.
 
한 손에 에너지그룹 내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태양광 현대에너지솔루션 키운다
▲ 강철호 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미국은 2018년부터 외국 태양광제품에 30%의 관세를 매기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린 뒤 1년에 5%포인트씩 관세를 내리고 있다. 올해는 20%, 내년에는 15%의 관세가 적용된다.

미국의 관세장벽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관세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 충분히 부담스럽다. 그러나 미국은 그 부담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글로벌시장 분석기관 IHS마킷은 “미국의 태양광 수요는 2019년에 이어 올해도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고효율 태양광 제품의 수요 증가율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 태양광시장이 좁은 지역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필요로 하는 주택용 태양광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대에너지솔루션의 무기 역시 ‘고효율’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M6급 모듈은 현재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쓰이는 M2급 모듈보다 효율이 13%가량 높은 국내 최고출력의 태양광모듈이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에너지솔루션은 모듈 증설과 함께 미국 판매물량을 늘리며 미국 태양광시장 성장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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