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9년 12월6일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열린 '도쿄 포럼 2019'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 SK > |
△사회적 가치 창출 강조
최태원은 경영복귀 후 사회적 가치 창출을 SK그룹의 핵심 기업정신으로 강조하고 있다.
최태원은 2019년 12월18일 100회째 행복토크를 진행하면서 2019년 신년사에서 약속했던 '100회 행복토크'를 모두 마쳤다.
행복토크는 최태원이 직원들에게 ‘임직원의 행복이 사회 전체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이벤트였다. 최태원은 100회의 행복토크를 통해 사회적 가치 추구를 위해 SK그룹 임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행복토크가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번개 모임’ 형식, 임직원들이 가면을 쓰고 토론하는 ‘복면가왕’ 형식, ‘보이는 라디오’ 형식 등 여러 가지 형태를 도입하기도 했다.
최태원은 행복토크 외에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과 관련된 임직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2020년 초 출범 예정인 ‘SK유니버시티’의 개설과목 8개 가운데 2개가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과목이기도 하다.
그는 2019년 7월18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사회적 가치 경영방식을 주입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건 임직원들 사이의 냉소주의였다'며 “노력했지만 아직 사회적 가치 성과는 상당히 부족한 걸음마 단계”라고 밝혔다.
SK그룹은 2018년 연말인사에서 계열사마다 사회적 가치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하며 최태원이 강조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태원은 2018년 4월 보아오포럼, 5월 베이징포럼, 11월 닛케이 세계경영자회의 등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9년에도 3월 보아오포럼, 5월 상하이포럼, 9월 뉴욕 SK의밤, 11월 베이징포럼, 난징포럼, 12월 도쿄포럼 등에서 모두 사회적가치와 관련된 SK그룹의 경영철학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태원은 2014년 10월 옥중에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이라는 저서를 내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향한 관심을 보였다. 2015년 8월 경영에 복귀한 뒤 사회적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임직원들에게 사회적 가치 구현을 독려하고 있다.
최태원은 2015년부터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아이디어를 고안해 ‘사회성과 인센티브’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2017년 3월에는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기업의 핵심가치’로 정관에 적혀있던 ‘이윤 창출’을 빼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적시하기도 했다.
2019년 1월2일 SK그룹 신년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사회적 가치 창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최태원은 “SK가 건강한 공동체로 기능하면서 동시에 행복을 더 키워나갈 방법의 척도는 사회적 가치”라며 고객, 주주, 협력업체, 사회 등으로 SK 구성원을 확대해 행복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2019년 5월21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3곳이 2018년 한 해 동안 12조3327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SK그룹은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개발한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를 기반으로 이를 산출했다.
최태원은 SK그룹 관계사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사회적가치 창출 비중을 50%까지 늘렸다. 핵심성과지표는 최태원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사회적 가치 기여도를 평가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을 거쳐 도입한 지수다.
SK그룹 관계사들은 재무제표를 회사별로 공개하는 것처럼 앞으로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도 회사별로 발표하기로 했다.
최태원은 사회적가치 측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포스코와도 협력하고 있다.
최태원과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은 2019년 8월27일 사장단을 대동해 만나 사회적가치와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 최정우 회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포스코의 기업시민 이념이 서로 공유하는 점이 많다”며 “공통된 가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동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추진팀 담당 상무는 2019년 10월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가 추진하는 사업에 맞는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가 필요하다면 함께 측정방안을 만드는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
최태원은 SK하이닉스의 풍부한 자금력을 인수합병(M&A)시장에서 활용하기 위해 SK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태원은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SK하이닉스를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만들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상 제한을 받지 않고 SK하이닉스가 인수합병 시장에 나설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을 세웠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식은 크게 두 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는 현재 SK하이닉스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물적분할한 뒤 SK텔레콤 투자회사를 SK그룹의 중간지주사로 만드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선택하면 중간지주사가 SK텔레콤 사업회사(가칭),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는 형태가 된다.
두 번째는 SK텔레콤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SK와 합병하는 방안이다. 인적분할은 합병비율 산정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지만 회사의 지분구조가 유지되기 때문에 물적분할보다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얻기가 쉽다.
SK는 2019년 말 7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는데 이를 놓고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인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SK가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게 되면 SK와 SK텔레콤 투자회사가 합병할 때 SK가 들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해 최태원이 들고 있는 SK의 지분율 감소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SK와 SKC&C의 합병 당시에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최태원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SK그룹 바이오사업 육성
최태원은 SK그룹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제약 사업을 점찍고 이 분야의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SK그룹의 바이오사업 계열사 SK바이오팜은 2019년 11월22일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SK그룹에 따르면 신약후보물질의 발굴, 임상 개발, 신약 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국내 기업은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SK그룹은 이 신약개발이 최태원의 ‘뚝심’ 덕분에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최태원은 바이오사업을 꾸준히 육성해 2030년에 바이오사업을 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운다는 장기목표를 이미 2002년에 세웠다. 2007년에 SK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된 이후에도 신약 개발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면서 단기 실적 압박을 받지 않고 장기적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최태원은 SK그룹의 첫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 출시를 앞두고 미국 FDA의 승인을 받지 못해 출시가 좌절됐을 때 오히려 바이오사업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했다.
최태원은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1993년 신약 개발에 도전한 뒤 실패도 경험했지만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여기까지 성장해 왔다”며 “글로벌 신약 개발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이 예상됐던 일이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출범했으며 2015년에는 SK바이오팜의 원료 의약품 생산사업부가 물적분할돼 SK바이오텍이 설립됐다.
SK그룹은 2020년 초 SK바이오팜을 상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 위한 ‘딥 체인지’ 강조
최태원은 SK그룹이 계속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모두 바꿔야 한다’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딥 체인지’를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혁신을 통해 생존할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태원은 2019년 10월16일부터 사흘 동안 제주도에서 열린 ‘2019년 SK그룹 CEO세미나’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이 사고 자체를 바꿔야한다며 “CEO들이 딥 체인지를 위한 수석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은 “사업모델의 진화, 전환, 확장, 자산효율화, 인적자본 확보 등 딥 체인지의 모든 과제들은 매우 도전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익숙한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CEO들이 창의적 디자인 사고를 통해 딥체인지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은 이 자리에서 “기존에 투입하고 있는 자원을 3년 안으로 모두 없앨 수 있을 정도로 전혀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달라”며 “현재 SK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 가치를 지금의 가치가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SK그룹 두 개의 지주사체제 구축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지분을 매각하면서 SK그룹 안에 두 개의 지주회사체제가 공고해졌다.
하나는 최태원이 보유한 SK로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다.
하나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보유한 SK디스커버리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 SK가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2017년 12월 SK케미칼에서 사업을 분할해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자회사가 아닌 계열회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SK디스커버리는 2019년 6월 보유하고 있던 SK건설 지분 997만989주(SK건설의 지분율 28.25%)과 SK네트웍스 지분 4만1801주(SK네트웍스 지분율 0.02%)를 정리했다.
SK디스커버리는 2년의 유예기한 안에 SK건설 지분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지주회사 출범 1년 6개월만에 SK건설을 지분을 처분하게 됐다.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SK건설은 최태원이 보유한 SK로 넘어갔다.
장기적으로 최창원 부회장이 계열분리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SK그룹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이 공식 방침이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왼쪽 두번째),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 첫번째) 등 기업인들이 2019년 1월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SK 주식 9200억 원 친족에 증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11월23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 주(4.68%)를 증여했다. 모두 9228억4500만 원어치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타계한 뒤 최태원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지 20주년을 맞아 그룹 성장의 근간이 되어 준 형제 등 친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라고 최태원은 설명했다.
이번 증여로 최태원의 SK 지분율은 22.93%에서 18.29%로 떨어졌다.
최태원은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게 가장 많은 주식(166만 주·2.36%)을 증여했다.
최태원은 1998년 최종현 선대회장이 타계했을 당시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그의 상속분을 포기하고 최태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을 늘 고맙게 생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은 종종 “동생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최태원은 사촌형인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가족에게 모두 49만6808주를, 사촌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에게 83만 주를 증여했다.
최태원은 이날 최종현학술원에 SK 주식 20만 주(0.28%)를 출연했다. 최종현학술원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최태원이 설립한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최태원은 2018년 10월에도 20만 주를 같은 재단에 출연했다.
최태원의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최태원의 취지에 공감해 SK 주식 13만3332주(0.19%)를 친족들에게 증여하는 데 동참했다.
SK 관계자는 “이번 증여로 최 회장 중심의 SK그룹 지배구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최태원 중심의 SK그룹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
다만 지분 증여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게만 SK 지분을 증여하지 않은 것을 놓고 이번 증여가 친족들의 화합을 다지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창원 부회장은 이미 SK디스커버리 등에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SK나 SK 관련 계열사들의 추가 지분들이 필요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 방문길에 올라
최태원은 2018년 9월18일 2박3일 일정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 참석차 평양을 방문했다.
최태원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들과 경제단체장 등 경제인 17명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문 대통령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수행했다.
최태원은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두 번째로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했다.
최태원은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때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함께 방북했다.
당시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막내였으나 이번에는 맏형으로서 북한에 방문했다.
최태원은 2007년 정상회담 때도 디지털카메라를 지참해 경제인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디카 회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이번 회담 때에도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와 평양 고려호텔에서 이재용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최태원은 이번 북한 방문을 남북사업을 구상하는 계기로 삼았다.
최태원은 2018년 11월7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방문의 소회를 밝히면서 “북한은 ‘미래 도시’를 세우는 데 최적의 시험무대”라며 “북한은 인프라도 세워져 있지 않고 구식의 산업화도 진행되지 않은 그야말로 청정지역인 만큼 새 경제모델을 시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SK그룹은 북한의 통신, 건설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SK텔레콤과 SK건설이 남북경협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정유, LPG 등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사업도 남북경협에서 중요한 분야다.
국내 유일의 조림기업인 SK임업은 남북경협의 첫 단추를 꾈 기업으로 꼽힌다. 다른 남북 경협사업들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산림분야는 바로 경협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최태원도 SK임업을 통한 북한 산림녹화사업 추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9년 12월13일 경기도 성남시의 한 음식점에서 SK그룹 직원들과 제 98회 행복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 SK > |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의 도시바메모리 지분 인수 마무리
미국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애플 등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지분 인수절차가 2018년 6월1일 마무리됐다.
도시바는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약 19조 원을 받고 도시바메모리 지분 매각을 완료했다. 베인캐피털 컨소시엄 구성원 가운데 하나인 SK하이닉스는 약 4조 원을 들여 15% 정도의 지분을 인수했다.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는 2017년 6월 베인캐피털 측에 매각이 확정됐지만 중국당국의 독점 금지규제 심사를 승인받지 못해 계속 미뤄져 왔다.
하지만 2018년 5월 말 중국당국이 마감시한을 며칠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베인캐피털의 인수 승인을 결정하며 극적으로 매각이 성사됐다.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는 SK하이닉스와 애플뿐 아니라 서버업체 델과 하드디스크업체 시게이트, 반도체기업 킹스턴 등이 참여했다.
도시바와 일본기업들은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베인캐피털 측에 대부분 넘긴 뒤에도 절반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해 경영권을 일본 측에서 유지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최태원은 SK하이닉스가 세계 2위 점유율의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지닌 도시바와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태원은 2017년 일본 도시바 경영진을 직접 만나는 등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현재는 도시바메모리 전부를 인수할 뜻이 없음을 확실히 하고 있다.
최태원은 2018년 11월6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와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SK하이닉스와 도시바메모리의 신뢰관계를 강화해야 할 때”라며 “도시바메모리와 차세대 메모리 분야 협력을 더 강화하고 싶다. 연구개발을 놓고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 실패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며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2017년 도시바메모리를 자회사로 분사하며 매각을 결정했다.
도시바메모리는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019년 12월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SK그룹 인수합병 활발
최태원은 2018년에 국내외에서 활발한 인수합병을 했다.
SK텔레콤은 ADT캡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인수했고 지주회사 SK는 미국, 중국, 동남아에서 여러 회사를 인수했다. 최태원은 2018년 5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은 11번의 해외출장으로 이러한 인수합병 거래를 성사시켰다.
SK는 2018년 11월 전기차배터리 부품인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1위 기업 왓슨 지분을 확보하는 데 2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는 30%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지분으로 왓슨 2대주주에 올라 이사회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9월에는 베트남 시가총액 2위인 마산그룹에 5300억 원을 투입해 9.5%의 지분을 확보했다. SK그룹과 마산그룹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향후 베트남시장에서 신규 사업 발굴 및 전략적 인수합병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7월에는 미국 바이오제약 위탁생산기업 앰팩을 인수했다. 7천억~8천억 원 규모로 국내 바이오제약업계 최대 인수합병이었다. 5월에는 미국 셰일가스 이송·가공회사인 브래저스 미드스트림홀딩스에 2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4월에는 동남아 최대 승차공유업체 그랩에 810억 원을 투자했다.
반면 SK그룹이 정리한 계열사도 있다. SK그룹은 2018년 12월28일 SK해운을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SK그룹은 한앤컴퍼니에 SK해운을 매각하며 36년 만에 해운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됐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최태원은 경영복귀 후 2016년 7월 CJ헬로비전 인수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합병해 플랫폼사업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한 뒤 5년 동안 미디어 콘텐츠사업 등에 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SK텔레콤의 통신사업과 함께 전문 자회사를 통해 방송과 모바일사업 등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100조 원 이상으로 키우려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심사보고서에서 경쟁제한 등의 이유로 합병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런 결과는 이들이 합병하면 유료방송과 알뜰폰사업분야에서 1, 2위를 차지하게 돼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이닉스 등 반도체 인수합병
최태원은 인수합병의 승부사로 평가받는다. 하이닉스 인수는 최태원의 최대 치적으로 꼽힌다.
2011년 하이닉스를 인수해 그룹의 사업영역을 정유와 통신에서 반도체로 확장했으며 이를 통해 내수기업의 한계를 벗어나는 효과를 얻었다.
재계에서는 신중하지만 결단을 내리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최태원의 공격적 경영 스타일이 하이닉스 인수에도 고스란히 배어있다고 평가한다. 인수 이후 SK하이닉스가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 최태원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매출 29조7천억 원, 영업이익 13조3천억 원을 냈다. SK그룹 전체 매출의 18.6%, 영업이익은 무려 58.6%를 차지했다. 2018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6조 원 이상을 거두며 2017년 전체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 2015년 11월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2017년 8월 LG실트론(현 SK실트론)을 인수해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제조용 가스제조기업, SK실트론은 반도체 웨이퍼 생산기업이다.
최태원은 혁신을 강조하며 인수합병 등을 통해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는 의지를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여러 분야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9년 11월23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서 열린 ‘난징포럼’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 SK > |
△SK그룹 회장으로 일가 합의로 추대돼
최태원은 가족 사이 합의에 따라 SK그룹 회장을 맡았다.
이에 따라 최태원은 SK그룹의 친족끼리 연대를 중요시한다. SK그룹은 가족 사이 분쟁 없는 재벌가로 유명하다.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가족들과 두터운 신뢰 덕분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종건 선대회장은 최태원의 아버지 최종현 선대회장의 형이다.
1998년 8월26일 최종현 선대회장이 유언 없이 갑작스레 별세함에 따라 SK그룹은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 휩싸일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장례를 치른 뒤 최종건 선대회장 창업주의 아들들과 최종현 회장의 아들들은 한자리에 모여 앉았다.
당초 SK그룹의 경영권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던 최종건 회장의 장남인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이 큰 결심을 했다. 최윤원 회장은 “우리 형제 가운데 태원이가 가장 뛰어나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추천했고 만장일치로 최태원이 경영권을 승계하게 됐다.
최종건 회장의 아들들인 최윤원 회장,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까지 모두 상속 포기각서를 썼다.
그렇게 최종현 회장이 세상을 떠나고 정확히 일주일 뒤인 1998년 9월2일 최태원은 서른여덟의 나이로 SK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