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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열악한 재무에 놀라 인수계약 연기했나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  2020-01-03 16: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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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열악한 재무상황 때문에 인수계약을 연기했을까?

3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재무상황 등을 실사하는데 시간이 소요돼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항공업 운영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사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돼 조금 지연되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2019년 12월18일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 매매계약(SPA)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스타항공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인수하기로 한 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천 주이고 지분비율은 51.17%로 매각예정금액은 약 695억 원이다.

당시 제주항공은 2019년 안으로 주식 매매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지만 그 해 12월30일 실사일정 종료 예정일을 2020년 1월9일에서 1월 중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스타항공 인수절차가 공개입찰로 이뤄지는 인수합병의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예비실사 과정이 없어서 재무상태나 제반조건을 살펴보는데 시간이 모자랐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수합병절차는 공개입찰로 이뤄져 예비 실사과정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그리고 본실사 및 주식 매매계약 체결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과정은 공개입찰이 아니기 때문에 예비실사 과정이 없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황이 예상한 것보다 열악해 꼼꼼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도 실사 과정이 연기된 배경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2017년 매출 4927억5800만 원, 영업이익 157억4200만 원, 순이익 322억2400만 원을 냈다. 다음해인 2018년에는 매출 5663억8900만 원, 영업이익 53억3400만 원, 순이익 39억9200만 원을 거뒀다.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484.4%이고 자본잠식률은 47.9%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당시 리스한 항공기를 반납하고 정비비 등 결손금을 떨어내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그동안 경쟁 저비용항공사(LCC)보다 영업환경이 불안한 회사로 꼽혀왔다. 계속된 순손실 누적으로 오랜기간 결손금이 발생하며 자본잠식에 시달려왔다. 근본적으로 영업이익 극대화를 통한 재무 건전성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2019년에는 보잉 737 MAX 항공기 동체결함 문제와 국내에 불어닥친 일본여행 자제움직임 등으로 악재를 만나 3분기까지도 누적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2019년 9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제주항공도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결정하고 나서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을 업계 평균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직후 이행보증금 115억 원을 이스타홀딩스에 지급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가운데 100억 원을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전환사채(CB) 매입에 사용해 이스타항공의 운영자금으로 썼다.

제주항공은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단기 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를 약 3천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 이스타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이스타항공 실사 과정이 연기된 것을 두고 당초 합의했던 주식 양수도금액 695억 원을 두고 타당한지 검토하기 위해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상장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외부에 알려진 재무상태와 실제 재무구조나 제반상태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악화된 상태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항공업계에서는 다만 실사 연장에 따른 인수 계약 연기가 이스타항공의 매각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항공업계 사정에 밝은 전문가는 “제주항공은 이번 실사를 연장하면서 주식 양수도 예정 액인 695억 원의 가치가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서 우발채무 등의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당초 합의한 금액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가격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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