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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식매매계약만 남아, 산업은행 중재가 큰 역할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19-12-13 16: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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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9부 능선을 넘었다.   

13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양측은 매각협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아시아나항공 구주가격과 특별손해배상 한도와 관련해 견해 차이를 좁히고 주식 매매계약 체결까지 남은 세부절차를 놓고 조율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식매매계약만 남아, 산업은행 중재가 큰 역할
▲ 정몽규 HDC그룹 회장(왼쪽)과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날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이제 세부적 사항에 관해서만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연내 인수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을 두고 금호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얼마나 인정할지를 놓고 오랫동안 승강이를 벌여왔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처음부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구주가격으로 3200억 원을 제시했다. 

이에 금호산업은 4천억 원을 요구하면서 양측은 한동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협상은 결국 금호산업이 4천억원 요구안을 거둬들이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제시안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다음으로 쟁점이 됐던 사항은 우발채무에 따른 손해배상 한도와 관련한 비율문제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사업과 관련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점을 이유로 구주 가격의 15% 이상을 특별손해배상 한도로 정해 금호산업이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요구한 특별손해배상 한도 비중이 과도하다면서 구주 가격의 5%로 축소해달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팽팽하게 대립하던 양측은 결국 배타적 협상기한 마지막 날인 12일 서로 한발씩 양보해 특별손해배상 한도를 구주가격의 10%로 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의가 급진전된 배경에는 KDB산업은행의 중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KDB산업은행쪽에서 비공식적으로 자리를 마련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불만사항을 번갈아 들으면서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4일 박삼구 전 회장을 이례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도 이번 합의에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걸 회장은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겠다는 차원에서 박삼구 전 회장이 모든 걸 정리하고 매각을 위해서 뒷받침했다"며 "진정한 기업인이라면 자신이 키워온 기업이 어려울 때 미련을 버리고 기업을 살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게 훌륭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과 항공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우회적으로 박삼구 전 회장에게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를 넘기면 매각 주도권을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가져간다는 사실도 금호산업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이 9부 능선을 넘은 상황에서 이제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과 조율할 세부사항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청소와 시설경비 등을 담당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소속 자회사와 3년 동안 의무계약을 유지할지 여부와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보장 문제 등이 남아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기내청소와 시설경비 등과 관련된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기내청소와 시설경비 등과 관련된 계약을 안고 가면 앞으로 사업조정을 할 때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 과정에서 금호산업에게 포기할 것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하청 노동자 고용문제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주식매매 계약과는 별도로 논의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에 따르면 앞으로 주식매매계약 체결과 관련된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절차가 남아 있다고 한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구체적 매매계약 체결 일정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관련절차를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의결절차에 필요한 서류작업이 마무리 되고 의결이 이뤄지면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성탄절을 전후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빠른 재무건정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주식매매계약에 잠정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3일 단기차입금을 3500억 원 늘리기로 공시했다. 차입목적은 운영자금인데 차입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차입금 총액은 1조6229억 원이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주 발행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2019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807.6%이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2조 원 가량의 신주 발행을 통해 유동성 부채를 상환하면 306.8%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체질개선을 위한 여력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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