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자동차·부품

르노삼성차 노사 상생선언문 무색, 올해도 임금협상에서 강대강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19-12-06 14:16:1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협상에서 강대강으로 맞서는 길로 가고 있다.

회사는 본사로부터 수출물량을 배정받기 위해서 임금을 동결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이번만은 양보할 수 없다며 ‘파업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 상생선언문 무색, 올해도 임금협상에서 강대강
▲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종규 노동조합 위원장이 6월24일 열린 노사 상생선포식 및 임단협 조인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6일 르노삼성차 노사에 따르면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인상 여부를 두고 의견차이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는 서둘러 임금협상을 타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임금동결로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임금을 동결한 만큼 올해 임금인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 회사는 임금을 동결해 세계의 다른 르노 공장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하는 게 힘들다. 

노조는 파업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노조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는데 10일 조정중지 결정이 나오면 곧바로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회사가 노조에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해 임단협 타결에 긴 시간이 걸린 탓에 본사로부터 신뢰를 잃고 닛산 캐시카이 후속모델을 배정받지 못한 데다 XM3 유럽 수출물량 확보도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초강수를 둘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사로서는 추가 구조조정의 명분도 충분하다.

올해 르노삼성차의 내수와 해외 판매는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11월 내수에서 자동차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한 7만6879대 팔았다.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1~11월보다 무려 35.5% 뒷걸음질했다. 

또 내년 10만 대가량의 닛산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소멸되고 이 물량을 채워줄 수출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위기상황’임을 앞세워 노조를 압박할 수도 있다.

회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노조가 전면파업을 선언하자 직장폐쇄로 대응했지만 올해는 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노사 사이 갈등의 골도 깊어진 상태라 대화로 노조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번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로 조합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만큼 올해도 그와 비슷한 카드로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다.

노조는 9월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회사를 고소했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노사상생 선언문을 쓰고 협력을 약속했는데 회사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반면 회사는 노조가 고소를 취하해야지만 임금협상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노사상생 선언문을 쓴 게 무색해졌다”며 “상생선언문을 쓸 때 오거돈 시장까지 불러놓고 이를 지키지 않는 건 노조뿐 아니라 부산시도 농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임금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해 르노삼성차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노사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9월2일 첫 상견례를 가진 뒤 11월28일까지 모두 5차례 본교섭을 벌였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5만3335원(8%) 인상 △노조원만 통상임금 2% 수당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기본급 300%+100만 원 격려금 등을 요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인기기사

삼성전자 반도체 인력 이탈 늘어난다, 원인은 ‘역피라미드 구조와 경직된 기업문화’ 김바램 기자
'틱톡 강제매각'이 메타와 구글에 반사이익 전망, 광고매출 최대 절반 뺏는다 김용원 기자
애플도 엔비디아 의존 피한다, 구글 MS 뒤따라 자체 AI 서버용 반도체 설계 김용원 기자
뉴진스 컴백 1달 앞두고 하이브-어도어 삐거덕, 민희진 '이별 결심' 대가는 장은파 기자
토스 간편결제 확장 ‘삐끗’, 내년 IPO 겨냥하는 이승건 수익성 고민 깊어진다 박혜린 기자
‘새 출발 첫 성적표’ 내는 백화점3사 CEO, 현대백화점 정지영 '판정승' 예고 남희헌 기자
SK온 수석부회장 최재원 '캐즘 극복' 주문, “대여섯 마리 토끼 동시에 잡아야" 류근영 기자
롯데월드타워·몰 '포켓몬타운'으로 변신, '피카츄 아트벌룬'에 '퍼레이드'까지 남희헌 기자
민테크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 1529대 1, 증거금 6조 넘게 몰리며 흥행 조혜경 기자
HD현대중공업 필리조선소와 함정 유지보수 협약 체결, 미국 방산 공략 김호현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