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4대 신사업 추진으로 종합식품회사로 바꿔가
허인철은 오리온을 제과회사에서 종합식품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오리온의 신사업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2014년부터 3년 동안 조직 정비 및 지주사 전환 등 체제안정에 힘썼다면 2017년 지주사체제를 갖춘 뒤부터 본격적으로 디저트, 간편대용식, 생수, 건강기능식 등 4대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리온은 2017년 프리미엄 디저트매장인 ‘초코파이 하우스’를 만들었다. ‘초코파이 하우스’는 오리온의 대표 브랜드 ‘초코파이’를 활용한 ‘디저트 초코파이’와 생초콜릿, ‘초코파이 마카롱’ 등 디저트를 파는 매장이다.
2019년 9월 기준 광명역과 수원역 등 KTX 역사와 스타필드 코엑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슈퍼 잠실점, 인천공항 면세점 등 전국 주요 거점에 1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리온은 2018년 농협과 손잡고 간편대용식 브랜드인 ‘마켓오 네이처’를 내놓았다. 마켓오 네이처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간편하게 ‘건강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시장에도 마켓오 네이처를 내놓고 2023년까지 ‘마켓오 네이처’의 연간 매출을 1천억 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2019년 11월 제주도 용암해수를 원수로 하는 미네랄워터 ‘제주용암수’를 내놓을 막바지 채비를 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생수시장보다는 중국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중국 최대 커피 체인인 '루이싱 커피'와 생수 ‘제주용암수’ 수출계약을 맺었다.
2019년에 제주용암수를 내놓은 뒤 2020년 상반기부터 해외 마케팅을 실시한다.
간편기능식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점쳐진다.
| ▲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왼쪽)과 숙비르 씽 만 만벤처스 회장이 2019년 3월20일 인도 라자스탄주 하얏트마네사르호텔에서 오리온의 인도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리온> |
△오리온의 중국사업 회복
오리온은 2018년부터 중국사업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조치 이후 실적이 후퇴했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매출비중이 50%에 이를 만큼 중국사업 의존도가 높은데 2017년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에서 부진을 겪어 2017년 중국 법인의 매출규모는 41% 급감했다.
이에 오리온은 중국에서 경소상의 역할을 확대하는 등 영업체계를 지속적으로 조정하며 유통채널 변화를 꾀했다.
경소상은 상품을 직접 사들여 판매하는 상인으로 상품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점에서 제조업자 대리인으로서 상품을 단순 판매하는 대리상과 다르다.
판관비와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고 점포 확산속도가 대리상보다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 티몰, JD.com 등 중국 온라인몰로 판매채널도 확대했다.
이런 전략이 효과를 거두며 오리온 중국 법인의 매출규모는 2018년 17.4% 늘어난 데 이어 2019년에도 8%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회사체제 갖춰 종합식품회사 토대 마련
2017년 오리온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오리온그룹은 2017년 6월 오리온에서 오리온홀딩스를 인적분할해 2017년 11월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는 신규사업투자 등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사업회사 오리온은 국내외에서 제과사업에 힘을 끌어모을 수 있도록 체제를 갖춘 것이다.
오리온홀딩스는 2018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1의2호와 같은 법 시행령 제2조에 맞춰 지주회사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통지를 받았다.
| ▲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왼쪽)이 2017년 11월10일 양평 코바코연수원에서 열린 오리온 2017 한마음 체육대회에서 오리온 본사 직원들과 족구를 하고 있다. <오리온블로그> |
△오리온의 ‘착한 포장’ 마케팅
허인철은 2014년 11월부터 오리온의 ‘착한 포장’을 앞세워 국내 과자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동결해 판매한 것이다.
당시 과자에 질소를 과다하게 넣어 봉지 크기와 비교해 실제 과자 양은 작아 ‘질소 과자’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제과업계는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허인철은 취임하자마자 이런 여론을 적극 받아들여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다.
포카칩과 초코파이 등 인지도 있는 기존 제품들이 가격을 유지하고 양을 늘렸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렸다.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를 보면 2015년 11월 가격을 유지한 채 양을 20% 늘리고 맛을 개선해 출시하는 등 총 23개 제품의 포장을 개선했다.
그 뒤 2015년 12월 한 달 동안 이 제품 매출액이 2014년 12월보다 약 21% 늘어나는 등 효과를 봤다.
2015년 9월 지속적으로 추진한 품질경영이 결실을 맺어 미국의 식품위생 감사기관인 미국제빵협회(AIB)가 실시하는 감사에서 국내외 12개 공장 모두 최상위 점수를 획득했다.
2018년부터는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과자량은 늘리기도 했다. 포장재 개선과 원가절감 등으로 얻은 이익을 소비자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행보라고 오리온은 설명했다.
△오리온그룹의 조직쇄신
허인철은 오리온그룹의 조직쇄신 작업에도 적극 나섰다. 회장실을 폐쇄하고 책임경영 강화로 조직 간소화를 꾀했다.
‘오리온’과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OSI)’을 합병하면서 해외법인 지배구조를 간소화하고 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데 박차를 가했으며 오너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아이팩’까지 합병해 ‘일감 몰아주기’, ‘고배당’ 등의 논란을 잠재웠다.
아이팩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2011년 횡령배임으로 구속된 뒤 재판 과정에서 개인회사로 알려지며 거액의 배당을 챙겨 눈총을 받은 회사다.
허인철이 오리온에 영입된 지 1년 만인 2015년 7월 기준 오리온의 임원 절반 가까이가 교체됐다. 등기·미등기 임원 17명 중 5명이 교체됐는데 사외이사 2명과 감사 1명, 오너일가(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를 제외하면 사실상 임원 절반이 물갈이된 것이다.
허인철은 2016년 1월 오리온에 초과이익 분배금(PS)을 처음 도입했다. 부임한 뒤 이익금을 직원들에게 나누겠다는 약속을 지켜 오리온 전 직원들이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 분배금을 받았다.
△신세계그룹 떠나 오리온에서 새출발
2014년 7월 이마트 사장에서 물러난 지 6개월 만에 제과업체 오리온의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허인철은 신세계그룹에 기여한 공헌도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었지만 2014년 7월 신세계그룹에 사표를 내고 이마트 사장에서 물러났다.
2013년 말 이마트가 2인 대표이사체계로 바뀌면서 허인철의 역할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이명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정용진 부회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허인철이 외곽으로 밀려난 모양새라는 말이 나왔다.
다만 6개월 만에 오리온 부회장으로 영입돼 다시 경영전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표급 인사가 1년도 안돼 회사를 옮긴 것은 흔치않은 일이었지만 오리온 외에도 다수의 식품업체가 허인철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5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재무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었기 때문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오리온 입장에서는 그룹 내 오너일가를 대표해 인재 및 실적 관리 등을 아우를 사람이 절실했을 것으로 풀이됐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허인철에게 전문경영인으로 처음 ‘부회장’ 직책을 달아줬는데 이는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 ▲ 허인철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2013년 8월22일 서울 성동구의 이마트 성수점에서 열린 '어업인돕기 수산물 직거래 대전'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우럭회를 시식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임영윤 서남해어류양식수협 조합장, 이종구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장,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허 대표, 홍중표 전국수산물도매시장법인 협회장. |
△이마트 대표이사 선임과 자진 사임
2012년 12월 신세계그룹이 대표이사 7명을 물갈이하는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 허인철은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그룹 주력사인 이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 장기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신세계그룹은 설명했다.
이마트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 신세계,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첼시, 신세계첼시부산, 코스트코코리아 등 6곳의 신세계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그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이마트 사장에 취임한 뒤 ‘내실경영, 현장경영’을 직원들에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이마트가 신규점포 개점으로 성장을 도모했다면 ‘비용을 줄여 싸게 판매한다’는 대형마트업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런데 2013년 12월 이마트가 각자대표이사체제로 바뀌면서 김해성 당시 각자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총괄을 맡고 허인철은 영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신세계는 이마트 실적이 부진한 상황을 감안해 영업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지만 허인철은 2014년 1월 임기를 마치지 않고 자진사퇴했다.
△신세계그룹 인수합병 진두지휘
허인철 이름 앞에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로 ‘재무 전문가’ ‘M&A(인수합병)의 귀재’ 등이 있다.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에서 일하면서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경영전략실 부사장에서 사장을 지낸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신세계는 월마트코리아 인수(2006년),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 매각(2008년),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 매입(2008년), 신세계와 이마트의 인적분할(2011년), 센트럴시티 인수(2012년) 등을 마무리했다.
신세계그룹에서 굵직한 고비를 넘겨 조직 재정비와 재무실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