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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3분기 실적발표에서 유니클로 가려, '일본기업' 논란 차단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9-11-08 13: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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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이 3분기 실적에서 '유니클로' 흔적을 가렸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후폭풍 여파가 그만큼 크다.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이라는 시선이 다시 생겨나는 것을 차단하려는 뜻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3분기 실적발표에서 유니클로 가려, '일본기업' 논란 차단
▲ 서울에 있는 한 유니클로 매장. <연합뉴스>

유니클로 브랜드를 다루는 합작회사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분 보유로 얻는 지분법이익뿐 아니라 그동안 쏠쏠한 수익원이었던 에프알레코리아의 배당금 및 임대수익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8일 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에프알엘코리아와 자라리테일코리아 등 주요 법인의 지분법 평가손익을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에프알엘코리아 지분 49%, 자라리테일코리아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손잡고 만든 합작회사로 ‘유니클로’ 브랜드를 다루는 곳이다.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스페인 인디텍스와 합작해 세운 곳이다.

롯데쇼핑은 2017년 롯데지주 체제로 출범한 뒤 2018년 1분기부터 에프알엘코리아와 자라리테일코리아의 실적을 공개해 2015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지분법을 적용한 평가손익 등을 파악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했지만 이를 다시 비공개로 되돌린 것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논란에 휩싸이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롯데그룹은 형제의 난이라는 경영권 분쟁을 거치면서 일본 기업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는데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이런 의심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차단하겠다는 뜻도 바탕에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접적 자료를 살펴보면 에프알엘코리아의 유니클로 매출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직격타를 받아 큰 폭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롯데쇼핑의 전체 지분법 손익은 손실 210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지분법 이익은 10억 원이었는데 큰 폭으로 적자전환했다.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2019년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9월)에 한국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매출과 수익이 대폭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8개 카드사로부터 받은 ‘신용카드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유니클로 9월 카드 매출은 9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7% 줄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단순 매출 외에도 롯데쇼핑에게 수익 측면에서 의미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롯데쇼핑으로서는 뼈아프다고 할 수 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11년부터 배당을 시작했는데 2017년부터 배당규모를 급격히 늘렸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배당성향은 30% 내외였지만 2017년 63.2%, 2018년 61.3%로 크게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가운데 얼마를 배당금으로 주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에프알엘코리아로부터 배당금으로 544억 원을 받았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에프알엘코리아 배당으로 294억 원을 수령했다.

같은 기간에 일본패스트리테일링 역시 보유하고 있는 지분 51%에 따라 비슷한 수준의 배당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올해는 실적부진으로 에프알엘코리아의 순이익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일본 회사’라는 꼬리표가 붙은 상황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배당금을 결정하기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자칫 ‘국부유출’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프알엘코리아가 배당성향을 낮추기로 하면 롯데쇼핑의 영업외손익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롯데쇼핑은 백화점 등 부동산을 유니클로 매장으로 빌려주고 에프알엘코리아로부터 임대수익으로 수백억 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결산자료에 따르면 유니클로 점포는 8월 말 기준으로 1년 동안 2곳이 순증가했다. 원래는 폐점 계획이 없었지만 8곳의 문을 닫았기 때문인데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해석됐다.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 말까지 1년 사이에 한국에 유니클로 점포 7곳을 추가로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에프알엘코리아 이사회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 등 한국측 4명과 야나이 타다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회장과 코사카 타케시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 등 일본측 4명이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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