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삼성물산 패션 적자 끊은 박철규, ‘빈폴' 들고 해외 간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19-10-15 1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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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이겼다. 철구의 끈을 더욱 조여라.”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부사장은 이 일본 속담을 직원들에게 자주 인용한다고 한다.
 
[오늘Who] 삼성물산 패션 적자 끊은 박철규, ‘빈폴' 들고 해외 간다
▲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부사장이 15일 인천 일진전기 공장에서 열린 '빈폴, 다시 쓰다' 간담회에서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박 부문장은 15일 빈폴의 새 출발을 알리는 자리에서도 이 문구를 꺼냈다.

박 부문장은 사업 효율화, 온라인 브랜드 강화 등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 실적을 흑자 궤도에 올려놓았는데 이번에는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해 다시 한 번 철구의 끈을 조이고 있다. 

박 부문장이 빈폴 브랜드의 글로벌 공략 선봉에 세우고 있는 것은 ‘890311’이다.

빈폴 브랜드의 생일에서 이름을 따온 890311 라인은 아예 시작부터 글로벌시장을 목표로 했다.

글로벌 패션시장의 추세에 따르면서도 한국만의 감성으로 차별화를 준 ‘젊고’ ‘핫’한 새로운 상품으로 글로벌시장에 더욱 효과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890311 라인은 1960~70년대 한국의 레트로(복고) 감성을 바탕에 깔고 공장, 버스 등 일터의 유니폼 스타일에 착안해 그동안 빈폴 브랜드에서 볼 수 없었던 스트리트 캐주얼 상품들을 선보인다. 상품의 가격은 빈폴 기존 브랜드보다 10~20% 낮다.

890311 라인은 2020년 봄여름시즌부터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해외 온라인채널과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유통된다.   

박 부문장은 890311 라인을 발판삼아 빈폴의 글로벌사업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재 빈폴은 중국법인을 통한 사업만 운영하고 있는데 새로운 빈폴을 앞세워 2023년까지 중국, 베트남은 물론 북미와 유럽까지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0년 봄여름시즌부터 새롭게 변신한 빈폴 브랜드 상품들을 내놓고 해외 바이어들을 적극 공략한다. 그 뒤 2020년 가을겨울시즌부터는 아시아, 유럽. 북미 등 각 국가들의 시장상황에 맞춰 도매(홀세일) 등 각각 다른 유통방법을 통해 전략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박 부문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그리고 30살 빈폴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글로벌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빈폴 브랜드의 재단장 지휘를 정구호 디자이너에게 맡긴 점에서도 글로벌시장을 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정 고문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전신인 제일모직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인 동시에 2015년 휠라코리아에서 일하면서 휠라 브랜드의 고객층을 젊은 세대로 넓히고 글로벌 브랜드로 힘을 키워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늘Who] 삼성물산 패션 적자 끊은 박철규, ‘빈폴' 들고 해외 간다
▲ 빈폴의 새로운 상품 라인 '890311' 예시 매장 모습.

국내 의류시장은 약 50조 원 규모에서 거의 성장하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 수년 동안 가계 지출이 둔화되면서 의류비 지출 비중은 더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채널을 통한 소비가 늘어나는 등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의류산업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 의류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내수가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해외 매출비중이 높거나 진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박 부문장은 2009년 제일모직 해외사업담당 상무로 일할 때부터 “패션사업은 내수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박 부문장은 글로벌사업 경험도 풍부하다. 1989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이탈리아와 프랑스 해외사업장, 해외상품사업 상무를  역임했다.

박 부문장은 지금껏 외부 노출이 많지 않았는데 빈폴의 새로운 변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빈폴이 지금까지 30년 동안 대한민국 캐주얼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방심하지 않고 앞으로의 또 다른 30년을 준비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이번 리뉴얼을 통해 빈폴이 앞으로 30년, 또 다음 30년을 지나며 100년 넘게 영속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부문장이 2018년 12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맡아 여러 온라인 브랜드를 출시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적자였던 실적을 흑자로 돌려놓은 것처럼 글로벌시장 진출에서도 성과를 낼지 시선이 모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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