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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 SK종합화학 포장재사업 키워 불황에도 강한 회사 만든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10-15 16: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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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 SK종합화학 대표이사 사장이 석유화학사업 불황에도 강한 회사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앞으로 전망이 밝은 포장재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부가사업의 경쟁력을 키워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포장재사업 키워 불황에도 강한 회사 만든다
▲ 나경수 SK종합화학 대표이사 사장.

15일 SK종합화학에 따르면 프랑스 화학회사 아르케마의 폴리머사업을 인수하는 것은 포장재사업의 생산 과정을 계열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체질 바꾸기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SK종합화학은 포장재 소재로 폴리에틸렌이나 폴리염화비닐리덴을 생산하는데 이 가운데 폴리염화비닐리덴은 공기나 수증기를 차단하는 특성이 뛰어난 고부가 제품이다.

그러나 폴리염화비닐리덴은 얇은 막 형태로 생산되기 때문에 포장재 완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폴리염화비닐리덴을 여러 겹 접착하는 소재가 필요하다.

아르케마에서 인수한 폴리머사업이 바로 이 접착층 소재다.

SK종합화학은 15일 아르케마가 보유한 에틸렌아크릴레이트코폴리머(EAC), 에틸렌아크릴레이트테르폴리머(EAT),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코폴리머(EVAC), 말레산무수물그래프티드폴리머(MAHG) 등 4개 접착소재의 생산기술부터 현지 생산설비와 홍보인력에 이르는 모든 사업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모두 4400억 원가량을 투자한다.

SK종합화학은 2019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5278억 원가량 보유하고 있다. 인수금액을 2020년 2분기까지 분할 납부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나 사장은 SK종합화학의 미래상을 글로벌 포장재 매출 1위의 화학회사인 다우(Dow)로 잡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나 사장은 “아르케마의 폴리머사업을 인수하면서 다우와 동등한 수준의 포장재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SK종합화학은 이 차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톱티어(최고 수준) 포장재회사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 사장의 포장재사업 투자는 단순히 SK종합화학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을 넘어 SK종합화학의 매출구조를 더욱 균형잡힌 형태로 만든다는 의미가 더 크다.

SK종합화학이 석유화학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나 사장이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은 곧 불황에도 강한 회사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경영전략이기도 하다.

SK종합화학은 에틸렌이나 파라자일렌 등 기초유분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유화부문과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염화비닐리덴 등 중합체 제품을 생산하는 화학소재부문으로 사업부문이 구성돼 있다. 매출 비중은 기초유화부문과 화학소재부문이 75:25 수준이다.

그런데 기초유화부문의 생산 제품들은 업황에 민감하게 반응해 가격 변동폭도 크다. 에틸렌과 파라자일렌은 각각 올레핀족 화학제품과 방향족 화학제품의 최초 제품으로 두 제품의 가격이 업황을 판단하는 지표로 쓰일 정도다.

반면 화학소재부문의 제품들은 모두 화학사업의 단계상 다운스트림 제품(최초 제품을 활용해 만드는 중간~최종 제품)으로 상대적으로 업황의 영향을 덜 받는다.

글로벌 석유화학업황은 2018년 하반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탓에 화학제품의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이 겹쳐 하향 사이클을 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석유화학의 업황 사이클이 4~5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SK종합화학은 2022년~2023년까지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나 사장이 포장재사업을 통해 SK종합화학의 기초유화부문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실적 부진을 겪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따른 SK종합화학의 실적 부진이 SK이노베이션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바라본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2019년과 2020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전보다 각각 15.2%, 13.5%씩 낮추며 “화학업황의 예상을 뛰어넘는 부진이 계속돼 화학사업(SK종합화학)의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고 말했다.

나 사장이 화학소재부문의 여러 사업들 가운데 포장재사업을 주요 육성대상으로 꼽은 것은 석유화학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테크내비오(Technavio)에 따르면 글로벌 포장재시장은 연평균 6%씩 성장해 2023년에는 226억 달러(26조8천억 원가량)까지 규모가 커진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포장재사업은 성장성이 높아 전략적으로 육성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회사 차원의 기조가 세워져 있다”며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추가 인수합병이나 합작회사 설립 등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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