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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빠른 성장 위해 유상증자로 돈 넣을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10-14 17: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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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의 빠른 성과를 위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지원에 나설까?

두산솔루스는 전지박 생산설비의 증설과 그에 따라 고객사를 확충해야 한다는 과제를, 두산퓨얼셀은 포스코에너지의 한국퓨얼셀과 사업 확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과제를 각각 안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294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원</a>,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빠른 성장 위해 유상증자로 돈 넣을까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14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해보면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이 과제를 해결하고 빠르게 사업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 두산그룹 지주사 격인 두산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산은 전지박(2차전지용 동박)을 포함한 소재사업을 두산솔루스로, 연료전지사업을 두산퓨얼셀로 각각 인적분할했다.

세 회사는 18일 다시 상장한다.

두산은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지분을 각각 18.1%씩 보유하게 되는데 사업 확장을 촉진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두산의 신설법인 지배력도 강화할 겸 두산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 회장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얘기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의 목적은 신성장사업의 확대 가속화”라며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은 상장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유상증자가 진행될 시점이 멀리 있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신설법인의 사업인 전지박과 연료전지는 모두 성장성이 높지만 분할 직후에는 기업가치의 분산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두산은 이 때 증자를 통해 분할회사 지분을 더 확보하려 나설 것”이라고 바라봤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을 어떻게 지원할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여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유상증자는 한 가지 가능성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유상증자 계획을 실제로 진행할 가능성은 낮지 않아 보인다.

두산은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1조9332억 원 보유하고 있다. 인적분할 이전에 진행하고 있던 주요 투자계획들도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의 투자계획들이라 자금 집행에 무리가 없다.

게다가 박 회장이 기용한 이윤석 두산솔루스 대표이사와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는 모두 투자재원을 직접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보다는 투자재원이 마련된 상태에서 사업을 빠르게 키워낼 있는 쪽에 특화된 인물이다.

이 대표는 두산의 전자BG(비즈니스그룹)장을 지내며 전지박을 두산의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안착한 기술 전문가다.

두산은 헝가리에 전지박 생산공장을 짓고 올해 말부터 연 1만5천 톤의 전지박 양산을 시작하는데 이 계획을 지휘한 것도 이 대표로 알려져 있다.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은 삼성SDI나 LG화학 등 2차전지 생산회사들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가 모여 있는 곳이다. 그런데 두산의 헝가리 전지박공장은 유럽에서 유일한 전지박 생산설비로 앞으로 현지에서 전지박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은 이미 2020년 말까지 헝가리 전지박공장의 생산량을 연 5만 톤으로 증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박 회장이 투자자금 지원책까지 마련한다면 기술 전문가인 이 대표는 증설계획을 부담 없이 진행하며 고객사 확보에 집중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삼성전자, 제일모직, 효성 등에서 품질관리를 맡아 능력을 발휘한 품질 전문가다. 두산에서도 퓨얼셀BG의 품질서비스본부장을 지냈다.

연료전지는 최초 공급 및 설치비용보다 장기유지보수계약(LTSA)의 매출 비중이 더욱 큰 사업이다. 박 회장도 품질관리 강화를 통해 유지보수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두산퓨얼셀의 빠른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셈이다.

그런데 연료전지시장의 경쟁자 포스코에너지도 연료전지사업의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퓨얼셀을 설립할 계획을 세우는 등 사업을 확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유 대표는 독립법인의 출범과 함께 시장에서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이 자금을 지원해 주면 유 대표도 포스코에너지와의 사업 확장 경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박 회장으로서도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이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으로서 사업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두산그룹의 주력사업인 중공업 계열사들은 사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발전업황 부진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겹쳐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개선세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도 곧 쉽지 않은 대외환경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별도 매출의 40%가량을 중국시장에 의존한다”며 “중국에서 2020년부터 굴삭기시장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회장이 이전부터 전지박과 연료전지사업에 빠른 성장을 주문해온 만큼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투자재원 마련계획도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키울 것”이라며 “연료전지사업은 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전지박사업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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