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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정유사업 수익성 위해 고도화설비 조기투자 만지작

박지혜 기자 wisdomp@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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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가 신규 고도화설비 투자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2020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수입량을 늘려야하는 상황에서 높은 고도화율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의 단점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 정유사업 수익성 위해 고도화설비 조기투자 만지작
▲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6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3600억 원을 투자하는 신규설비의 착공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2021년 3분기까지 상압증류공정(CDU)과 감압증류공정(VDU) 설비를 구축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일정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현대오일뱅크가 상압·감압증류공정 설비를 짓는 것은 원유 정제능력과 고도화율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도화율은 단순 정제능력과 고도화설비 처리용량의 비율을 말하는데 고도화비율이 높을수록 값싼 중질유를 다시 처리해 고부가 석유제품을 많이 만들 수 있다. 고도화율이 높을수록 전체 정유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진다. 

현대오일뱅크는 다양한 고도화설비를 통해 현재 40.6%에 이르는 고도화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정유회사 가운데 고도화율이 40%를 넘는 것은 현대오일뱅크 뿐이다. GS칼텍스의 고도화율은 34.3%, 에쓰오일은 33.8%, SK이노베이션은 29%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현대오일뱅크가 고도화율을 더 높이는 데 서두르는 이유는 내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의 투입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장기계약을 맺고 2020년 1월부터 2039년 12월까지 사우디아라바이산 원유를 공급받기로 했다. 기존에 수입하던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는 하루 평균 8만 배렬 정도였는데 15만 배럴로 늘어난다. 이는 현대오일뱅크의 전체 원유 수입량의 21.7%에 이르는 수준이다.

원유는 황함량이 적을수록 정제비용이 적게 드는데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는 미국산 원유보다 황함량이 많다.

다른 원유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미국산 원유를 포함한 서부텍사스유(WTI)의 가격이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보다 더 낮아지며 가격 경쟁력도 희석됐다.

9월 첫째 주를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포함한 두바이유의 가격은 배럴 당 58.9달러, 서부텍사스유의 가격은 55.1달러이며 미국이 셰일오일을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한 뒤부터는 서부텍사스유 가격이 늘 더 낮았다.

원유 가격이 높은 데다 정제비용도 더 들게 되는 만큼 현대오일뱅크로서는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현대오일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의 비중을 확대하는 일은 불가피하다.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17%를 아람코에게 1조4천억 원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하면서 장기 원유 확보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원유 확보시점이 당장 내년 1월인 만큼 설비의 완공시점을 앞당긴다면 고부가제품 생산을 늘려 수익성 하락을 조기에 방어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투자이행 내용이나 착공일자 등이 나왔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대규모 신설이라기보다는 증설에 가까워 일정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뜻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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