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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국민은행은 '파생상품 무풍지대', 하나 우리와 무엇이 달랐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8-22 16: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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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DLS(파생결합증권)·DLF(파생결합펀드) 판매 후폭풍에 휩싸였지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무풍지대에 놓여 있다.

아예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하지 않거나 반대로 수익이 나는 상품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국민은행은 '파생상품 무풍지대', 하나 우리와 무엇이 달랐나
▲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DLS(파생결합증권)·DLF(파생결합펀드) 판매 후폭풍에 휩싸였지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무풍지대에 놓여 있다.

내부에서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의 영향도 있지만 결국 체급 차이에 따른 조급함이 불러온 사태라는 해석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원금손실이 날 수 있는 위험한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한 이유는 결국 실적 압박 때문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이자이익이 한계에 이른 만큼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수수료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린 결과라는 것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과 달리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점이 더욱 실적 압박 강도를 높였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상위권 경쟁에서 뒤쳐진 두 은행이 비이자이익 확대에 집중한 결과 실적 압박과 과잉 경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상대적으로 덩치가 더 큰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굳이 위험이 높은 이런 상품까지 팔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상품을 아예 팔지 않거나 매우 적은 규모만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을 팔지 않았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신한은행에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할 것을 제안했지만 실무진이 검토 끝에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은행은 실무진이 투자상품을 우선 검토한 뒤 상품선정협의회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데 아예 상품성정협의회 테이블에도 올라가지 못한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WM)상품위원회에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판매를 승인하지 않았다가 그 뒤  상품의 기초자산인 해외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금리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상품을 판매했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과 하나은행·우리은행의 이런 차이는 결국 수익원을 얼마나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는지도 보여줬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인수합병이나 수수료수익 확보 등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서도 순이익에서 은행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 순이익에서 은행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신한금융지주가 67.0%, KB금융지주가 71.1%, 하나금융지주가 85.8%, 우리금융지주가 97.7%다.

결국 은행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비이자이익을 늘리려다 보니 은행에서 위험도가 높은 상품을 많이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는 것이다. 보통 위험이 높을수록 판매 수수수료도 많다.

실제 최근 몇 년 동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꾸준히 늘었다. 특히 금융상품 판매와 연계된 자산관리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의 자산관리부문 수수료수익은 2016년 2500억 원에서 2018년 3590억 원으로 44%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2310억 원에서 3490억 원으로 50% 이상 늘었다.

두 은행이 모두 금융지주를 사실상 혼자 먹여살리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로 전환한 뒤 비은행부문을 인수합병해야 하는데 결국 우리은행이 자금줄이 될 수밖에 없다. 완전 민영화를 위해 주가도 끌어올려야 하는데 결국 실적이 좋아야 한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두 금융지주는 금융지주 3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도 상품의 리스크를 검토하는 위원회가 있지만 아직까지 해당 상품을 안건에 올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1위 경쟁이나 실적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운 좋게 피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비이자이익을 내기 위한 과잉경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핵심성과지표(KPI)를 통해 개인의 성과를 일일이 평가하고 관리하는 은행의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대형 은행도 안전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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