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근 제일기획 대표이사가 추진하는 공격적 해외진출이 성과를 내고 있다.
유 대표는 국내 광고시장에서 신규 광고주를 개발해 큰 폭으로 성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취임 뒤부터 해외법인 설립과 해외 광고회사 인수를 추진했는데 그 결과 해외시장에서 신규 광고주가 늘면서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19일 제일기획의 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해외 43개 국가에 52개 거점을 두고 있다.
2018년 제일기획의 연결기업은 105곳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세 자릿수를 보였다. 5년 전인 2013년 연결기업 수는 40여 개에 불과했다.
해외시장에 적극적 진출한 데 힘입어 제일기획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2분기 매출총이익 3079억 원, 영업이익 694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총이익은 12.9%, 영업이익은 19.2% 늘었다.
유럽지역과 신흥시장 등 해외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해외 연결 자회사의 매출총이익은 모두 2243억 원이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총이익은 유럽지역에서 18%, 북미지역에서 20%, 중남미지역에서 36% 늘어났다. 해외사업 비중은 74%에 이른다.
국내 본사 매출총이익은 836억 원으로 전체 매출총이익의 27.15%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본사 영업총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4% 늘어났다. 국내에 비해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유 대표는 2017년 12월 선임된 뒤 해외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했다. 2018년 동유럽 지역에서 ‘샌트레이드’ 등 3곳의 해외 광고회사를 인수해 자회사로 뒀다. 올해 1월에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신규법인을 설립해 중남미시장을 강화했다.
제일기획의 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
유정근 대표는 미국 광고회사인 89Degrees 등의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핵심인력을 영입해 사업의 역량을 높였다”며 “어려운 광고시장의 환경에서도 제일기획 전체 매출총이익, 이익률 등을 크게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의 이런 전략은 지난해부터 해외시장에서 신규 광고주를 다수 영입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일기획은 2019년 니베아(태국), BCA, 디스커버리채널(유럽) 등을 신규 광고주로 영입했다. 2018년에는 중국에서 폴크스바겐, 미국에서 초이스 호텔, 유럽에서 스테플스 등 글로벌 대형 광고주를 다수 영입했다.
유 대표는 앞으로도 해외시장에서 인수합병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 아래 대상기업을 찾고 있다.
2018년 기준 모두 6700억 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회사를 인수합병할 여력도 충분하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678억 원, 자사주(2018년 기준)는 3096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모두 6774억 원 규모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일기획이 해외 선진시장에서 디지털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인수합병에 성공하면 전체 매출총이익의 10% 정도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유 대표가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 것은 국내 광고시장이 커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광고업계에서는 내수침체와 함께 주요 대기업들이 가장 먼저 마케팅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국내 광고시장 규모는 지난해 4.6% 늘었지만 이는 모바일광고시장과 평창 동계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대규모의 스포츠행사에 힘입은 것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2년 연속으로 광고시장 성장률이 1%대에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