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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선택과 집중', 메리츠화재 순이익 늘었지만 수익성은 부담

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 2019-08-13 1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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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 장기 인보험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손해율 및 사업비율 관리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계약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손해율과 사업비율도 빠르게 높아져 메리츠화재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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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1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상위 5개 손해보험회사 가운데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늘어난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361억 원을 냈다. 2018년 상반기보다 3.1%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회사들의 순이익 감소폭이 삼성화재 -36%, 현대해상 -36.1%, DB손해보험은 -31.3%, KB손해보험은 -11.6% 등을 보였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손해보험업황 부진에도 메리츠화재의 실적이 늘어난 이유는 김 부회장이 장기 인보험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에서 손을 떼고 장기 인보험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기준 장기 인보험의 신계약 원수보험료는 780억 원으로 2018년 상반기(587억 원)보다 32.9%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장기 인보험부문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조만간 삼성화재를 꺾고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장기 인보험 월납초회보험료 기준으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1월부터 6월까지 각각 3번씩 1위를 차지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7월에는 메리츠화재가 156억 원으로 삼성화재(154억 원)를 근소한 차이로 제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높아지고 있는 손해율과 사업비율 관리는 여전히 김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합산비율은 108.1%로 1년 전보다 2.8%포인트 높아졌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값으로 보험영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했는지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합산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영업을 하면서 지출한 비용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104.6%, DB손해보험은 105.8%, 현대해상은 106.7% 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메리츠화재의 합산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특히 장기 위험손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기준 장기 위험손해율은 89.9%로 1년 전보다 6.8%포인트 높아졌다.

위험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보험회사의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다. 위험손해율이 높아지면 보험회사의 수익성이 악화해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경쟁회사보다 위험보험료가 훨씬 많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손해보험회사들과 비슷한 위험손해율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메리츠화재의 위험손해율을 향한 불안감이 여전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사업비율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사업비율은 28.4%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2.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사업비율은 전체 매출 가운데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사업비율이 높을수록 독립보험대리점(GA) 수수료 등 사업비 지출이 크다는 의미로 그만큼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는 것을 뜻한다. 

김 부회장은 시책비를 지출하지 않고도 장기 인보험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사업비율을 낮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높아진 데 영향을 받아 메리츠화재의 수익성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2분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11.1%로 지난해 2분기(17.1%)보다 무려 6%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자기자본 이익률은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자기자본 이익률이 낮을수록 기업의 수익성이 낮다는 것을 뜻한다.

김 부회장은 장기 인보험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한 데 따른 성과를 거둔 만큼 앞으로는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관리하는 데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상대적으로 장기 인보험 신계약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위험손해율 상승’이라는 손해보헙업계 공통요인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는 데다 사업비율도 높은 편”이라며 “높은 투자이익률도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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