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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 대법관 인기 유튜버 박일환 "오프라인 강연보다 더 효과적"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  |  2019-07-17 1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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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을 지낸 변호사가 올리는 법률상식 유튜브 영상, 금융 전문가가 올리는 '내 월급을 부탁해' 등 전문지식을 갖춘 특색있는 유튜버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법률, 의료, 금융,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유튜브가 지식콘텐츠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 박일환 전 대법관이 '유튜버 크리에이터와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17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유튜버 크리에이터와 대화’에는 법률가와 의사, 금융인 등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박일환 전 대법관은 이날 발표에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면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고 콘텐츠가 남기 때문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유튜브에서 ‘차산선생 법률상식’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대법관 출신 유튜버는 박 전 대법관이 유일하다. 

박 전 대법관은 유튜브에서 구독자 2만4천 명을 보유하고 있고 전체 동영상 누적 조회 수가 19만 회에 이를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날 구글코리아에서 주최한 ‘유튜버 크리에이터와 대화’에서 박일환 전 대법관을 만났다.  

- 대법관 출신으로 유튜버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딸이 금융권에서 종사하고 있는데 딸의 회사 사장이 강연을 하러 다니는 것보다 유튜브에 강연을 올리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고 하면서 아버지도 유튜버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딸이 삼각대와 마이크 등을 사주고 영상을 만드는 것을 코치해줘서 유튜버로 활동을 하게 됐다."

박 전 대법관은 2018년 말 처음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렸으며 지금까지 모두 34개의 동영상이 올렸다. 

그는 30년 넘게 판사생활을 했다. 1978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명된 뒤 2012년 대법관으로 퇴임하기까지 34년 동안 판사생활을 했다. 2013년 7월부터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 동영상으로 만든 내용은 어떻게 선정하나?

“언론에서 보도하는 뉴스 가운데 일방적으로 치우쳐서 보도되는 것이나 국민들에게 사정을 알렸으면 하는 사건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황제노역’사건이다. '황제노역'으로 보도되면 대체로 ‘우리나라에서는 형량이 너무 낮지 않냐’는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판사는 정해진 법대로 재판을 하는 것이고 문제가 있다면 법을 고쳐야 하는 것이다. 법을 고치자고 말해야하는데 법대로 재판을 내리는 사람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는 판결을 내린 법원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것은 제도적 특수성이 문제인 것이지, 법원의 판결 자체가 잘못된 것을 아니라고 봤다.  

그는 동영상 주제를 선택할 때 언론보도를 많이 본다고 했다. 언론보도나 법률, 판례지, 법률 논문 등을 찾아서 주제를 선택한다. 

- 콘텐츠 제작은 어떤 방식으로 하나?

“주제를 먼저 찾고 원고를 만들고 촬영은 직접한다. 주제를 찾는 것이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린다.

편집과 자막을 넣는 것은 딸이 해준다. 딸이 법 관련해서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딸의 편집 과정을 보면서 일반인이 법률상식 콘텐츠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다.

길게 촬영을 해도 딸이 짧게 편집을 하기 때문에 콘텐츠 하나에 주제는 하나만 넣게 된다. 편집돼 잘라진 내용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동영상을 하나 더 만들면 돼서 좋다.”

‘차산선생 법률상식’ 채널의 콘텐츠는 주로 2분~5분 정도의 분량으로 짧은 편이다. 법 지식이 따분할 수 있기 때문에 동영상을 짧게 만든다고 한다. 

콘텐츠의 흐름은 재판결과가 1심과 2심에서 다르게 나타나게 된 내용을 먼저 설명하면서 최종 판결이 어떻게 될지와 관련해 퀴즈처럼 문제를 낸다. 그 뒤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내린 판결의 논리를 설명하면서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정해진 법률 개념 등을 설명하면서 마친다. 

- 구독자의 반응은 어떠한가?

“처음에는 주변에서 댓글을 보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많이 그랬다. 그런데 내 채널은 ‘댓글청정구역’이라고 하더라.

왜 그런가 궁금했는데 악성댓글을 달면 법원에서 강제 팬미팅하게 된다고 하면서 악성댓글이 없다. 내가 변호사라서 고소가 쉽다는 뜻에서 그런건가 싶다. 댓글은 거의 다 읽고 있다.”

그가 올린 콘텐츠 가운데 ‘농담으로 한 '회사 그만 둘래’ 발언 후 퇴직 발령?‘과 ’부모의 빚‘이 가장 높은 조회 수를 보였다. 

그는 “높은 조회수를 보인 콘텐츠를 살펴보면 '구독자들이 자신과 직접 관계가 있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최근 올린 ‘유류분 반환 청구’ 콘텐츠가 내심 높은 관심을 받을 줄 알았는데 자신과 관계가 없어서 그런지 많이 안본 것 같다”고 말했다. 

상속 유류분과 관련해서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높은 관심을 얻을 줄 알았다고 한다. 상속 유류분과 관련해서 기존 배우자 사이에서는 상속이 안됐다가 상속이 가능해졌고, 계모는 상속이 불가능해지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변화가 있다면?

 
▲ 박일환 전 대법관의 유튜브 영상.
“손녀가 할아버지를 유튜버로 자랑하기도 한다. 또 일상적으로는 활력을 얻어서 시간이 잘 간다.

그리고 내가 과거에 내렸던 판결이 과연 옳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시대가 바뀌면 과거에 내린 판결과는 반대로 판결하게 되는 경우도 생길 것 같다. 판결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는데 법이 만들어지는 것은 항상 조금 늦다.

그러면 법이 없는데 판결을 내려야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데 이럴 때 재판관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중요해진다. 그런만큼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그는 “옛날에 판결 내렸던 사건은 지금은 중요하지 않게 됐다”며 “옛날 판결내용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도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지식재산권, 방송제작과 관련한 내용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 이혼소송과 관련해서는 '파탄주의'가 중심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 유튜브가 지식콘텐츠의 플랫폼으로 어떻게 기능할 것 같나?

“유튜브가 오프라인 강연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강연은 보통 20명~30명 정도가 듣는 데 비해 유튜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

또 오프라인 강연은 한번 들으면 바로 끝나는데 유뷰브에서는 영상이 남아있어 지속적으로 볼 수 있다. 유튜브가 지식플랫폼으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유튜브가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이날 행사에는 전문의 3명으로 구성된 ‘닥터프렌즈’, 은행원 출신의 금융전문가 ‘댈님’, 과학 교사 출신의 ‘과학쿠키’ 등 전문가 출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참석해 유튜브를 홍보했다.   

이들 채널이 보유한 구독자는 2만~23만 명 수준이다. 이들이 올린 지식콘텐츠 누적 조회 수도 채널별로 19만~1900만 회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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