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기업별


오피니언
코오롱티슈진 '코스닥 부실상장'의 책임을 증권사만 져야 하나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  2019-07-03 17:29:30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네이버 공유 카카오톡 공유 카카오스토리 공유 유튜브 기사주소복사 프린트
▲ 코오롱의 골관절영 치료제 '인보사'.
코오롱티슈진의 이른바 '인보사 사태' 여파가 바이오업계를 넘어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증권회사들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일부 주주들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기업의 상장 과정에서 검증의 책임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코오롱티슈진의 코스닥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다.

한국거래소가 2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주선인 자격을 2020년 11월까지 제한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결정의 근거는 6월26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과해 7월1일부터 시행된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규정 개정안이다. 개정안에는 외국기업 기술특례를 허용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 상장주선인 자격 제한규정을 신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설된 상장주선인 자격 제한규정에 따르면 외국기업 기술특례의 상장주선인은 최근 3년 동안 외국기업의 주선실적과 부실기업 주선실적이 없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코오롱티슈진 코스닥 상장주관을 부실기업 주선실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한국거래소의 결정과 관련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책임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보사 사태의 핵심은 코오롱티슈진이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주성분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는 내용대로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을 유발할 수도 있는 신장세포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이런 사실을 알고 시판을 위한 허가 및 상장 절차를 진행한 것인지 여부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책임과 관련해서는 상장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 몰랐다면 모른 채 상장심사를 철저히 하지 않은 과실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두 곳 증권사가 인보사와 관련된 문제 사실을 알았다면 명백한 고의에 따른 불법행위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겠지만 몰랐다면 과실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인보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판매허가 등을 담당하고 있어 심사를 위한 전문성을 갖춘 행정관청이다.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를 내린 의약품을 놓고 허가의 적절성을 심사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도 상장심사 과정에서 기술검증은 하지만 기업가치와 관련된 판단을 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며 “식품의약안전처의 판매허가를 받은 제품을 놓고 증권사보고 판매허가 절차상의 오류를 잡아내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한국거래소의 판단은 책임 없는 사유를 근거로 상장주관사에 불이익을 주는 결정일 수 있다. 만약 이런 논리로 두 증권사의 책임을 묻는다면 상장의 최종 결정을 내리는 한국거래소 역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거래소는 아직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하지도 않았다.

이번 인보사 사태를 놓고 책임의 범위를 명확하게 할 필요성이 커보인다. 금융위원회가 혁신기업의 상장 문턱을 계속해서 낮추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실적 위주보다 기술력와 성장성을 중심으로 상장기준을 바꾸고 있다. 혁신적 기술을 갖춘 기업들의 상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혁신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기업공개 측면에서도 규제완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규제를 완화하는 만큼 책임을 묻는 강도는 더욱 높이고 있다.

규제를 풀고 시장의 자율에 맡기되 문제가 생기면 시장에서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옳다. 부실상장에 따른 수많은 투자자들의 피해를 감안하면 코오롱티슈진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을 누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를 놓고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평가기준의 주체와 책임이 적정하게 배분되지 않은 채 상장주관을 맡았던 증권사에게만 책임이 집중된다면 증권사들 역시 혁신기업의 상장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이는 금융당국이 혁신기업의 상장문턱을 낮춰주려는 원래 의도에도 맞지 않는다.  

혁신기업의 상장을 위한 기술력과 성장성의 검증과 책임을 놓고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저작권자 © 비즈니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 코드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이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임원 전문직 경력직 채용정보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