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김종갑, 전기요금 싸움에 진 한전 '민간출신 사장' 길 걷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9-06-13 13: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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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7014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종갑</a>, 전기요금 싸움에 진 한전 '민간출신 사장' 길 걷나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정부와 파열음을 내면서 민간출신 한국전력 사장의 잔혹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김 사장이 지금까지는 이전 민간출신 사장들과 비슷한 길을 걸으며 정부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민관 양쪽에서 경력을 쌓았는데 민간출신과 관료출신 중 어느 전임자들의 사례를 따르게 될지 주목받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 이전에 한국전력에는 민간출신 사장으로 17대 김쌍수 사장과 18대 김중겸 사장 두 사람이 있었다. 

김쌍수 사장은 LG전자 부회장을 지내고 한전 사장에 올랐으며 김중겸 사장은 현대건설 사장을 역임했다.

김종갑 사장은 하이닉스와 지멘스 최고경영자를 거친 만큼 세 번째 민간출신 사장이라고 꼽힐 만하다.

공교롭게도 전임 민간출신 한국전력 사장들은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김쌍수 사장은 2008년 취임해 첫 민간 출신 사장으로 기대를 많이 받았다. 인사와 경영 혁신을 주도해 4조5천억 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고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발전자회사 통폐합과 전기요금 인상 등을 놓고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특히 그는 전기요금을 8~9% 올려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는데 정부가 요금 인상율을 4.9%로 제한하면서 벽에 부딪혔다.

김쌍수 사장은 결국 임기를 사흘 앞두고 사의를 나타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임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표를 던져 주목을 받았다.

김쌍수 사장이 사표를 낸 직접적 원인은 소액주주들의 소송이었다. 소액주주들은 전기요금 현실화에 실패한 책임을 물어 그에게 2조8천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쌍수 사장은 물러나며 “봉사하기 위해 한국전력에 왔는데 피소로 명예가 훼손됐고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3년 동안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배당도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지금처럼 하면 한국전력은 영원히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쓴소리도 쏟아냈다.

그 뒤를 이은 김중겸 사장 역시 김쌍수 사장과 마찬가지로 전기요금 등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김중겸 사장은 2011년 9월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임기를 반도 채우지 못하고 1년여 만에 물러났다. 사실상 경질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김중겸 사장 역시 전기요금 현실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는 2012년 4월과 7월 10%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제출했다. 정부가 5% 미만 인상안을 권고하자 “올해 2조 원의 적자가 날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중겸 사장은 조정계수를 잘못 산정해 한국전력에 피해를 입혔다며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회를 상대로 4조4천억 원의 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식경제부로부터 경고공문까지 받았다.

민간출신 사장들이 매번 전기요금 현실화 문제로 정부와 충돌한 모습은 김종갑 사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종갑 사장이 임기를 채우는 일이 수월치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종갑 사장은 취임 후 원재료인 콩보다 제품인 두부가 싼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두부장수론을 펴며 전기요금 현실화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후 지속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최근에는 누진제 개편 공청회에서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원가를 공개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치면서 정부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갑 사장이 앞선 민간출신 한국전력 사장들의 사례를 반복한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김종갑 사장이 민간출신이기는 하나 오랜 관료 경력이 있는 만큼 과거 관직 경험이 없던 민간출신 사장들과는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사장은 행시 17회로 공직에 30여 년 몸담으며 산업자원부 1차관까지 지냈다.

앞서 한국전력의 관료출신 사장들은 민간출신 사장들과 달리 비교적 좋은 평가를 거두며 성공적 임기를 보냈다. 

2002년 사장에 오른 14대 강동석 사장은 참여정부에서 계속 자리를 지켰고 그 뒤에 건설교통부 장관이 됐다. 15대 한준호 사장은 임기 3년을 모두 채우는 동안 주가를 84%나 끌어올렸고 퇴임 후 삼천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16대 이원걸 사장은 해외사업에서 여러 성과를 거뒀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교체됐다. 이 사장은 성과를 발판삼아 한국전력 사장에 다시 도전했고 임원추천위원회 심사까지 통과하기도 했지만 벽을 넘지 못했다.

김종갑 사장의 직전 사장인 19대 조환익 사장은 한전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고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까지 재임하며 21세기 들어 한국전력 사장 최장수 기록을 썼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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