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P사업 삼성전자에 매각해 투자여력 확보
이윤태는 삼성전기의 주요 신사업으로 키워오던 PLP(패널레벨패키징)기판사업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면서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등 다른 핵심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확보했다.
삼성전기는 2019년 4월30일 이사회에서 PLP사업을 7850억 원에 삼성전자로 양도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윤태가 2015년부터 야심차게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PLP사업은 반도체기판에 사용되는 기술로 기존 기판과 비교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PLP사업은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고 고객사 확대를 추진하기도 쉽지 않아 큰 폭의 적자를 이어갔다.
이윤태는 PLP사업에 6천억 원 가까운 연구개발과 생산 투자를 들였지만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이른 시일에 실적에 기여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과감하게 삼성전자에 사업을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PLP사업에 투자한 금액과 비교해 2천억 원 가까운 차익을 남겼을 뿐 아니라 대규모 현금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게 돼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등 다른 주요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삼성전기의 시설투자 확대가 다급해지자 이윤태가 과감하게 PLP사업을 매각해 사업체질 전환을 추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기는 PLP사업 매각 소식을 밝히며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강화 전략의 '일등공신'
삼성전자가 2019년부터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전반적으로 대폭 강화하는 전략 변화를 시도하며 삼성전기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2018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5년 만의 최저치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스마트폰시장이 완연한 침체기에 접어든 데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대부분을 책임지는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력이 중국업체에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수요 확보에 고전했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듀얼 카메라와 트리플 카메라 등 고성능 카메라를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적극 채용한 반면 삼성전자는 카메라 성능 강화에 비교적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점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2019년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와 중저가 스마트폰에 모두 듀얼 카메라 이상의 멀티 카메라 탑재 비중을 크게 늘리는 전략 변화에 나섰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는 삼성전기가 멀티카메라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발빠른 태세 전환에 나설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윤태는 삼성전기 대표이사에 오른 뒤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베트남 카메라 모듈공장에 선제적 투자를 벌여 물량 공급능력을 안정적으로 갖춰내는 데도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중심의 전략 변화 성과로 2019년 스마트폰 출하량을 2018년과 비교해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온 이윤태의 전략 성과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시장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반도체 기판사업에서 성과 확인 늦어져
삼성전기는 2018년에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유독 기판사업에서 실적 반등에 고전하고 있다.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글로벌 고객사에서 수요가 높은 부품은 꾸준한 물량 확대와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기 실적에 기여하는 폭이 커지고 있지만 기판은 세계 부품업체들 사이 경쟁도 치열하고 기술 차별화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윤태는 삼성전기의 기판사업 체질 개선을 목표로 SLP기판과 올레드패널용 경연성기판, 반도체용 PLP기판 등 신기술을 개발하며 기판사업에서 새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특히 PLP사업에는 2018년까지 모두 6천억 원에 이르는 투자가 진행됐다.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SLP기판과 올레드 경연성기판은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고 있지만 결국 삼성전기의 실적이 고객사 수요와 부품 채택 여부에 달릴 수밖에 없어 안정성이 높지 않다.
이윤태는 결국 2019년에 기판사업 적자 확대를 이끌고 있는 PLP사업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PLP사업 매각 이후에도 삼성전기가 2019년에 기판사업에서 적자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삼성전기는 기판사업에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봤다.
△2년 연속으로 사상 최고 실적 이끌어
삼성전기는 2017년과 2018년에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봤다.
삼성전기 주력상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와 카메라모듈 등 고가 부품의 수요가 늘어나며 좋은 업황이 이어진 영향도 있지만 이윤태가 그동안 꾸준히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에 집중한 성과가 마침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적층세라믹콘덴서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에 필요한 전류량을 공급하는 핵심부품인데 고성능 제품일수록 탑재량이 많다. 또 높은 전류를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필수적이다.
2017년 애플 아이폰X,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등 고성능 스마트폰 출시경쟁이 벌어지며 고성능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심각한 공급부족이 이어졌는데 삼성전기는 이런 업황 호조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고용량 콘덴서 생산기술과 능력을 모두 갖춘 기업은 삼성전기와 일본기업들을 포함해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글로벌 경쟁기업들이 주로 자동차용 콘덴서 공급에 집중하기 위해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을 줄인 것도 업황 호조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이윤태는 2015년 이미 적층세라믹콘덴서업황이 좋아질 것을 예상하고 필리핀과 중국에 대규모 생산투자를 벌인 덕에 적기에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기의 2017년 영업이익 절반 이상이 적층세라믹콘덴서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기가 듀얼 카메라 모듈 기술력을 확보해 전세계 고객사들의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점도 실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를 듀얼 카메라 모듈 고객사로 확보하고 공급을 시작했다. 2017년 하반기에는 카메라 모듈에서 중화권 매출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이 그동안 대부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만 탑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 목표를 내놓으며 사업 확대를 자신한 것이다.
삼성전기 주가는 빠른 실적 개선과 성장 기대에 힘입어 2017년 한 해 동안 10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2016년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영향으로 주가와 실적이 모두 심각한 침체를 겪던 상황에 비춰보면 '기적'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급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 성과로 사업체질 개선
이윤태는 삼성전기 사장 취임 직후부터 비주력사업을 매각하거나 중단하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했다.
2019년에 무선충전사업과 PLP기판사업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일이 가장 최근 사례로 꼽힌다.
이윤태는 2015년에 둘로 나뉘어져 있던 모듈사업부를 하나로 합치고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책임지는 신사업추진팀을 새롭게 만드는 등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생산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전략을 수행하기 쉽게 만들려는 조치였다.
사업 전망이 어두운 하드디스크 모터사업을 과감히 접고 파워와 튜너, 전자식가격표시기(ESL) 사업은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는 등 강도높은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파워사업은 TV와 PC의 전원을 공급하는 부품 제조업이고 튜너사업은 방송신호를 수신하는 TV부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윤태는 삼성전기가 이 사업 분야에서 적자를 보는 등 낮은 수익성을 보이자 철수를 결정했다. 이를 전담하는 전문인력과 사업전략이 필요하고 원가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해 삼성전기가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그룹 전자계열사의 구조조정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과정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수율과 품질, 리드타임을 개선하는 신규 생산관리시스템을 도입했고 2016년에는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공장으로 기판 생산라인 등을 옮겨 원가 관리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