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창립 30주년
김상열은 2019년 호반건설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룹 이미지 재정비에 나섰다. 소비자의 생활과 공간을 풍요롭게 할 다양한 사업군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젊고 역동적 의지를 담았다.
3월13일 그룹 기업 이미지(CI)와 호반써밋, 베르디움의 브랜드 이미지(BI)를 새로 발표했다. 호반그룹이 지나온 30년의 과정을 형상화한 30주년 앰블럼도 선보였다.
새 기업 이미지에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기존 사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심볼마크의 그레이 블록은 호반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오렌지 블록은 밝은 미래를 상징한다.
호반써밋 기업 이미지는 형태적으로는 견고함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 대문자로 구성했다. 상징색은 금색에서 로즈골드로 변경했다.
베르디움 신규 기업 이미지는 자연을 상징화해 '푸른 자연과 함께하는 고품격 주거공간에서의 삶'을 표현했고 서체는 베르디움의 프리미엄 공간을 상징한다.
이와 함께 2019년 서울과 수도권에서 2만 가구를 분양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2018년 공급물량 4070가구보다 5배 늘어났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M2블록에 공급하는 호반써밋 송도를 시작으로 위례신도시(송파권역)에 호반써밋 송파 I, II 등을 분양한다.
2019년 3월25일에는 서초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호남 지역 건설사 이미지를 벗고 서울 강남권 진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호반 합병과 호반건설 상장 준비
김상열은 호반건설의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호번건설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무산되며 기업공개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호반건설그룹의 시공능력과 자금력은 대기업 건설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대형 건설사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상열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려 한 것은 ‘푸르지오’ 등 대우건설의 브랜드를 활용해 호반건설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호반건설이 기업공개를 실시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인지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공모자금 등을 활용해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여력도 커진다.
기업공개를 추진하면서 김상열은 호반건설과 호반을 합병했다.
호반건설은 2018년 10월5일 호반을 흡수합병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호반과 호반건설은 2018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각각 13위와 16위에 올랐는데 합병 뒤 두 기업의 시공능력 평가액이 합산돼 합병법인의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10위 안에 들게 됐다.
호반건설이 호반을 흡수합병한 것을 두고 기업공개를 위한 포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열의 자녀들은 호반 합병 이전에 호반건설 지분을 들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상장 이전에 호반건설 지분을 자녀들에게 확보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흡수합병 이전 호반의 최대주주는 김상열의 아들 김대헌 호반 미래전략실 전무로 지분 51.4%를 들고 있었다. 흡수합병 뒤 김 전무의 호반 지분은 호반건설 지분으로 교환돼 김 전무가 호반건설의 최대주주가 되며 경영권 승계작업까지 이뤄졌다.
김상열은 호반을 흡수합병하면서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를 한다는 부담도 다소 덜게 됐다. 2018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 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분석’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60개 공시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 대상회사를 16개 거느리며 중흥건설(3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 ▲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018년 10월10일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왕정송 대만골프협회 회장, 허광수 대한골프협회 회장 등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갈라파티 리셉션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
△대우건설 인수 포기
김상열은 대우건설 인수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까지 얻었으나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호반건설은 2017년 11월 대우건설 매각의 예비입찰에 참가했다. 하지만 김상열이 보수적 경영을 펼치는 만큼 본입찰까지 도전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호반건설이 예비입찰만 참여하고 본입찰까지 완주하지 않았던 이력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예비입찰 희망가격을 크게 웃도는 1조6천억 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의 지분 40%를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10.75%를 2년 뒤에 인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사업구조를 주택분야에 집중시켜왔다. 김상열은 2018년부터 다양한 사업역량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대우건설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대우건설이 다져온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주택사업에서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지금까지 ‘호반베르디움’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진출하지 못했던 강남지역에서 대우건설의 브랜드 ‘푸르지오’를 발판삼아 존재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사업 다각화를 꾀하려는 김상열의 인수전략에 힘입어 산업은행은 2018년 1월31일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호반건설에 대우건설 지분 40%를 먼저 팔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에 매각하기 위한 풋옵션을 거는 조건이다. 전체 매각대금은 1조6천억 원 정도로 파악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지 9일 만인 2018년 2월8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대우건설이 2017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해외사업에서 3천억 원이 넘는 손실을 한꺼번에 털어냈다는 사실을 접한 뒤 인수를 철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김상열이 ‘무차입 경영’, ‘90%룰’ 등을 내세우며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 여기는 만큼 호반건설 연 매출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대우건설의 손실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더 많은 해외현장에서 부실이 터져나올지 내다볼 수 없다는 점도 인수 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매각 관련 양해각서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인수 포기에 따른 부담은 크게 없었다.
김상열은 대우건설 인수전으로 건설업계뿐 아니라 일반대중들에게도 호반건설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효과를 얻었다.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브랜드 출시
호반건설은 2005년 본사를 서울로 옮기고 '호반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출시했다. 김상열은 호반건설 설립 이후 전국에 1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등 주택사업에 집중해 왔다.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를 출시한 뒤 용인 등 수도권에서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하며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김상열은 ‘호반 베르디움’ 브랜드로 대형건설사도 힘들다는 서울 재건축사업에 뛰어들었다. 2015년에 서울시 송파구에서 송파베르디움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모두 완판되며 서울지역 첫 분양에 성공했다.
△호반건설을 대기업 반열에
호반건설은 2005년 시공능력평가 114위에서 13년 만인 2018년에 시공능력평가 16위가 됐다. 호반건설주택(13위), 호반건설산업(33위) 등 계열사의 평가액을 합하면 사실상 10위권 안으로 여겨진다.
2000년대 후반부터 도드라진 성장속도를 보였는데 2017년 9월에는 자산총액 7조 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호반건설은 호반베르디움과 호반주택건설 등 여러 계열사를 포함해 2017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 원, 영업이익 1조3천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현금성자산도 1조5천억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이 대기업 반열에 오를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2017년 말에 추진된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시공능력 평가 3위인 대우건설을 13위 호반건설이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말이 건설업계에 돌았다. 호반건설이 1조6천억 원의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각됐다.
호반건설은 건설업계에서도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아파트를 짓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무적 탄탄함과 시공능력에 힘입어 현재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으로 2018년 자산기준 재계 44위까지 올랐다.
김상열은 기존에 유지했던 내실경영 기조를 유지하며 꾸준히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호반건설은 리솜리조트, 덕평컨트리클럽, 서서울컨트리클럽 등을 인수하며 레저사업도 확대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사업 진출 노력
김상열은 국내 중견건설사 오너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 강남 도시정비사업에 진출했다. 그동안 국내 5위권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만 강남 재건축사업에서 각축을 벌여왔다.
호반건설은 2016년 10월에 신반포7차 재건축사업에 참여했다. 입찰보증금 570억 원을 냈는데 입찰보증금 규모가 수백억 원이 넘는 것은 자금여력이 충분한 대형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호반건설이 이를 납부할 자금력이 있다는 것은 중견건설사로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김상열은 강남 재건축사업에 진출할 의지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대형 건설사 반열에 오르기 위해 상징성을 갖춘 강남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호반건설은 지금까지 대형 건설사의 인지도와 아파트 브랜드 등에 밀려 좀처럼 강남 진출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품에 안으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대우건설 손실규모로 불발됐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길게는 10년 이상 조합과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며 "중견건설사가 낮은 도급단가로 밀어붙여도 브랜드나 인지도에서 밀려 고배를 마시기 일쑤"라고 말했다.
△금호산업 인수 불발
2014년 11월12일 금호산업의 지분 5.16%를 매입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되찾으려고 할 때 주식을 매입해 시점이 미묘했다는 평가가 있다.
당시 호반건설이 박삼구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나선 것인지 아니면 금호산업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2015년 1월에 금호산업의 지분을 1.31% 매도해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설이 가라앉기도 했다.
2015년 2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과 컨설팅계약을 체결하면서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기 시작했다.
2015년 3월 초 투자업계로부터 호반건설이 중견기업 3곳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나왔다. 박삼구 회장과 손잡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금호산업 채권단에 제출하기도 했다.
2015년 3월20일 광주상공회의소 22대 회장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된 뒤 기자회견에서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2015년 3월25일 금호산업 인수전에 계열사와 같이 단독으로 입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약 1조 원에 이르는 인수대금을 마련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2015년 4월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가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기대했던 가격보다 낮은 금액인 6007억 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해 본입찰에서 유찰됐다.
일각에서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라는 의혹도 제시했으나 호반건설은 “실사를 통해 합리적 가격을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