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사업의 독자경영 본격화
김준은 SK이노베이션의 자체사업인 소재사업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자회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2월27일 이사회를 열고 리튬이온 배터리(LiBS) 분리막 사업과 투명 폴리이미드필름(FCW) 사업 등 소재사업을 물적 분할해 6번째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3월21일 SK이노베이션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설립 승인 안건이 통과됐다. 2019년 4월1일을 분할기일로 새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설립됐다.
노재석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 대표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초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준은 “소재사업은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며 “소재사업의 독자경영으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 2019년 1월8일 오전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가운데)이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 설치된 SK그룹 부스를 방문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 |
△소재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
김준은 소재사업이 전기차 배터리사업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육성을 위한 투자계획을 잇따라 내놓았다.
소재사업의 중심축은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10월7일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는 중국 창저우에 연 3억4천만 제곱미터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1억3천만 제곱미터의 세라믹 코팅 분리막 생산설비도 함께 세우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3월27일 4300억 원을 들여 폴란드 실롱스크에 연 3억4천만 제곱미터의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2021년 3분기 양산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1500억 원을 들여 국내 증평공장의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2019년 11월 증설을 마치면 증평공장의 분리막 생산량은 연3억6천만 제곱미터에서 5억3천만 제곱미터까지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이 새 공장 설립과 기존 공장 증설을 모두 마치면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생산량은 연 12억1천만 제곱미터까지 늘어난다.
소재사업의 다른 축은 ‘휘는 유리’로 불리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이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은 접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소재다.
SK이노베이션은 독자적 기술로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에 FCW(Flexible Cover Window)라는 이름을 붙이고 2019년 1월8일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2019(CES 2019)에서 제품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3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시험설비를 완공한 데 이어 2019년 10월 충북 증평에 짓고 있는 상업설비의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글로벌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2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까지 검토하고 있다.
△2018년, 정유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 급감
김준은 부진한 2018년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매출 54조5109억 원, 영업이익 2조1176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2017년보다 1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3% 줄었다. 순이익은 1조7010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2015년 1조9796억 원을 거둔 이후 가장 부진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영업이익 3조 원대를 냈지만 2018년은 이런 호조를 이어가지 못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사업에서 매출 39조1935억 원, 영업이익 7093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19.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유가 급락 및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52.8% 줄었다.
지난해 화학사업도 에틸렌, 벤젠 등의 시황이 약세를 보이면서 영업이익이 1조1176억 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18.9%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들어 석유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석유사업에서 적자가 불가피했다”며 “앞으로 배터리나 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을 향한 적극적 투자를 바탕으로 수익구조를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것은 2018년 실적 발표부터 배터리사업을 별도 사업부문으로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은 2018년 매출 3482억 원, 영업손실 3175억 원을 냈다. 유럽 고객사를 상대로 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전년보다 139% 늘었지만 투자 확대와 인력 충원 등으로 영업적자폭은 더 커졌다.
전기차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사업이다.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음에도 자신 있게 실적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김준의 전기차 배터리를 향한 육성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톱3을 향한 도전
김준은 전기차 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의 차기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톱3의 자리까지 도약하고자 한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은 CATL과 BYD, 테슬라라는 안정적 고객사를 확보한 일본의 파나소닉, 그리고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 등 5개 회사를 중심으로 과점화가 진행되고 있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은 공격적 투자뿐이다. 김준은 기존의 ‘선수주 후투자’ 전략을 버리고 과감하게 ‘선투자 후수주’ 전략을 꺼내들었다.
한국, 유럽, 중국, 미국에 이르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잇따른 투자계획을 내놓는 한편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공을 들였다.
김준의 노력은 2018년 11월14일 폴크스바겐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는 결실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기아차, 다임러 등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폴크스바겐과의 계약은 수준이 다르다.
폴크스바겐은 3세대 전기차의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MEB 플랫폼’을 공개하고 2030년까지 새 전기차 2200만 대를 생산하며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선두주자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폴크스바겐과 계약을 기점으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량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2019년 4월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국내 서산공장의 연 4.7기가와트시(GWh)에 그친다.
그러나 수주잔량은 425기가와트시로 글로벌 3위에 올라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0조~60조 원 수준이다.
김준은 2019년 3월19일 열린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에서 “2022년까지 연 60기가와트시의 생산능력을 갖춰 수주물량에 대응하겠다”며 “이를 통해 2025년, 빠르면 2022년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해 글로벌 톱3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한 멈추지 않는 투자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11월30일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모두 8402억 원을, 국내 배터리공장 등을 증설하는 데 2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의 43만 제곱미터 부지에 연 7.5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18년 2월 착공해 2020년 초부터 배터리를 상업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에 있는 제2 배터리공장에 7호 생산설비도 증설해 기존 연 1.1기가와트시의 생산능력을 연 4.7기가와트시로 늘렸다.
이어서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8월24일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헝가리 공장과 같은 연 7.5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착공했다. 모두 8200억 원이 투입되는 계획이다.
현지시장에 수월하게 진입하기 위해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공장을 2019년 하반기 안에 준공하고 설비 안정화,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 2020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11월26일 미국 조지아주에 1조1396억 원을 투자해 연 9.8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미국 공장에서 2022년부터 폴크스바겐의 미국 수요에 대응해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2월27일 이사회를 열고 헝가리 코마롬에 9.8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짓기 위해 9452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코마롬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곳의 건설부지 가운데 11만6천 제곱미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2020년 상반기 안에 공장을 준공하고 설비 안정화, 시운전, 제품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 2022년 초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헝가리의 2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 한국의 서산공장(4.7기가와트시), 헝가리 코마롬 1공장(7.5기가와트시), 중국 창저우공장(7.5기가와트시), 미국 조지아공장(9.8기가와트시)과 더불어 40기가와트시(GWh)에 가까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김준이 밝힌 생산능력 목표치인 60기가와트시에 크게 모자란다.
김준은 2019년 3월19일 열린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에서 “60기가와트시의 생산능력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과 유럽에서 공급시기에 맞춰 남은 20기가와트시만큼 생산능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배터리와 화학사업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12월 배터리 사업과 소재사업 등의 신규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조직을 강화했다.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에서 사업모델(BM)혁신을 위한 기존 전략본부를 BM혁신본부로 각각 명칭을 바꿨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서 ‘사회적 가치 추진단’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성장저해 요인을 없애기 위한 ‘비즈환경그룹’을 SK이노베이션 CEO 직속으로 각각 구성하기로 했다.
김준은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을 이기는 방법은 철저한 준비외에도 그 불확실성을 타고 넘을 수 있는 패기와 강한 실행력”이라며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과감한 성장전략을 통해 딥체인지를 완성하고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2017년 8월에는 배터리사업부를 따로 떼어내고 화학사업마케팅부문도 자동차와 포장재사업부로 나누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당초 B&I사업(Battery &Information/Electronics)을 통해 배터리사업과 정보전자소재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배터리사업을 소재사업과 분리해 CEO직속조직으로 뒀다.
배터리사업은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통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배터리사업본부를 새로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연구소도 확대해 개편하고 핵심기술 개발부서를 신설했다.
화학사업은 기존에 포괄적으로 마케팅업무를 맡던 부서들을 오토모티브(자동차)사업부와 패키징(포장재)사업부로 나누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2017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2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6조8265억 원, 영업이익 3조2343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적으로 파악됐다. 2016년보다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0.2% 증가했다.
2017년 순이익은 2조2139억 원인데 2016년보다 28.6% 늘었다.
비정유부문에서 영업이익 2조 원을 넘은 것은 2017년이 처음이다. 비정유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 전체 영업이익에서 64%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 1조3772억 원, 윤활유사업 5049억 원, 석유개발사업사업 1884억 원 등 비정유부문에서 모두 2조70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6년과 비교해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11.7%, 윤활유사업은 7.8%, 석유개발사업은 79.0% 늘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화학사업에서 에틸렌, 파라자일렌, 벤젠 등 주력제품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가 확대됐고 인천석유화학, 중국계열사인 중한석화 등 화학부문 계열사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며 “윤활유부문에서 윤활기유 스프레드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됐다”고 말했다.
△중한석화, SK이노베이션 실적 효자노릇
중한석화가 SK이노베이션의 실적 효자노릇을 해내고 있을 뿐 아니라 2017년 12월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한국과 중국기업 협력의 대표사례로 선정됐다.
중한석화는 SK이노베이션의 화학부문 자회사 SK종합화학이 중국 최대 석유화학회사인 시노펙과 35대 65의 비율로 모두 3조3천억 원을 투자해 세운 합작회사다. 한국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맺은 이래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로 꼽힌다.
중한석화는 2014년 가동을 시작하자마자 흑자를 내며 최근 4년 동안 매출 1조3천억 원을 벌어들였다. 중한석화는 SK이노베이션과 시노펙의 현금 창출원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중한석화는 2017년 들어 3분기까지 세전이익 5300억 원을 냈는데 이는 연간목표였던 4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중한석화는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80만 톤가량 확대하기 위해 7400억 원을 증설에 투자하며 중국 최대 화학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2020년 증설이 마무리되면 중한석화는 연 300만 톤의 화학제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중한석화는 2018년 순이익 3127억 원을 내며 SK종합화학에 1058억 원의 지분법 이익을 안겼다. 1567억 원을 안겼던 2017년보다는 못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현금 창출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조경목 오르며 역할분담
김준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와 SK에너지 대표이사를 겸임했는데 2017년 12월7일 이뤄진 2018년도 정기임원인사에서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조경목이 선임됐다.
김준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으로서 그룹의 전반적 에너지전략을 맡고 석유사업은 조경목이 맡는 방식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진 것이다.
△SK루브리컨츠 상장 세 번째 실패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의 상장에 2013년, 2015년, 2017년 세 번 도전해 모두 실패했다.
김준은 2019년 1월2일 SK그룹 신년회에서 기자들에게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11월 윤활유부문 자회사 SK루브리컨츠를 2018년 상반기 안에 상장하기로 했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부문 100% 자회사인데 2009년 정유부문자회사 SK에너지에서 독립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3월27일 안에 상장심사를 끝낼 것으로 전망됐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원료인 윤활기유브랜드 유베이스(YUBASE)와 윤활유브랜드 지크(ZIC)를 보유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정유업황 악화로 SK이노베이션 실적이 주춤했을 때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SK루브리컨츠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실탄으로 SK루브리컨츠 상장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4월27일 최종적으로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을 철회했다.
애초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을 통해 1조2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SK이노베이션이 예상한 공모가 10만1천~12만2천 원에 미치지 못했다.
△친환경 석유제품 생산설비 건설에 1조 원 투자
SK에너지는 2017년 10월31일 이사회를 열고 울산정유공장에 202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새로 짓는 안건을 의결했다.
탈황설비는 석유제품을 만들고 남은 감압잔사유를 활용해 경질유나 저유황유를 재차 생산하는 설비를 말한다.
SK에너지가 대규모 탈황설비를 새로 짓는 것은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에 황함량이 높은 연료유를 쓸수록 오염물질 배출량이 늘어난다고 지적하며 2020년부터 세계 선박연료유의 황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도록 규제하기로 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가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를 본격화하면 친환경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는 반면 황함량이 많은 석유제품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며 “탈황설비를 활용하면 잔사유로 저유황 연료유뿐 아니라 디젤, 나프타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유류도매사업 인수
SK이노베이션은 정유부문 자회사 SK에너지를 통해 2017년 10월31일 SK네트웍스의 홀세일사업부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거래금액은 3015억 원이다.
홀세일사업부는 에너지마케팅(EM)부문 내 사업부로 SK에너지가 만드는 석유제품을 SK가맹점 주유소에 공급하는 사업을 맡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모두 2900여 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가맹점은 2400여 개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석유제품 유통구조가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2017년,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 실패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4월 SK종합화학을 통해 영국 석유화학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보유하고 있는 상하이세코 지분 50%를 인수하려고 했지만 인수후보로 선정되지 못했다. 상하이세코는 한 해에 에틸렌 12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나프타분해시설을 보유한 화학회사다.
중국의 국영석유화학회사인 시노펙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상하이세코 지분은 시노펙의 100% 자회사인 가오취아오 페트로케미칼에게 돌아갔다. 상하이세코 지분 매각가는 약 1조9천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전기차 배터리 중국에서 발빼고 유럽에서 승부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세우고 이 공장을 2018년부터 상업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고객사는 사실상 현대기아차와 독일 완성차회사인 다임러그룹 뿐인데 다임러그룹이 SK이노베이션에 유럽공장을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임러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에 100억 유로(한화 12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면서 전기차부문의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다임러그룹의 전기차부문과 동반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시장에 희망을 보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말 중국 베이징전공, 베이징기차와 합작해 전기차 배터리 중국생산법인인 BESK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중국에 공장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공장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SK이노베이션이 타격을 입자 중국 고객사가 주문량을 줄였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배터리공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2017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중국정부가 전기차보조금 지급 정책을 중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중국기업과 협력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2017년, SK에너지 사장과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선임
김준은 흑자를 이끌어낸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올랐고 불과 1년반 만에 다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 선임됐다.
김준은 에너지전략본부장으로서 SK에너지의 설비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수익구조를 개편하면서 석유사업을 흑자전환했다는 점을 평가받아 2015년 6월 SK에너지 대표이사에 올랐다. 에너지전략본부는 정유부문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와 환율변동성에 대비해 대외변수를 전망하고 전략을 짜는 팀이다.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의 핵심자회사인데 SK이노베이션을 지휘하던 정철길 전 사장이 SKC&C 사장 시절 일어난 방산비리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데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매각을 추진하다 무산되는 등 리더십에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김준의 대표이사 선임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을 맡고 있는 SK에너지와 화학사업을 맡는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윤활기유사업을 맡고 있는 SK루브리컨츠와 석유화학기업 수출입을 진행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김준이 SK에너지 대표에 오른 데 이어 불과 1년 반 만에 SK이노베이션의 총괄사장에 오른 것은 SK에너지의 흑자 전환 덕분이다. 김준은 2015년 SK에너지의 대표이사를 맡은 뒤 1조2991억 원의 흑자를 냈을 뿐 아니라 2016년에도 1조 원이 훨씬 넘는 흑자를 내도록 이끌었다.
SK그룹은 김준이 다양한 신규사업을 이끈 경험과 흑자 전환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받아 낙점됐다고 설명했다.
△2016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 내
SK이노베이션은 2016년에 매출 39조5205억 원, 영업이익 3조2283억 원을 거뒀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이다.
석유사업에서 28조3698억 원, 영업이익 1조9393억 원을 냈다. 2015년과 비교해 매출은 19.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9.2%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생산설비를 정기보수하면서 매출이 줄었다”며 “그러나 사업구조 개선에 따른 성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아스팔트사업 재편
김준은 2016년 1월 중국에 있는 아스팔트사업부의 중국 마케팅조직 등을 방문해서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아스팔트사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의 샤먼화타그룹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아스팔트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지분을 샤먼화타그룹에 모두 넘기고 이 시장에 직접 진출하려고 했다.
중국이 대규모 건설프로젝트 등을 크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로포장용 아스팔트 수요가 늘어나자 직접적으로 이익을 거두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상하이에 있는 판매 전담조직을 기반으로 아스팔트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외제차 직수입 추진
김준이 SK네트웍스 S모빌리언 본부장 상무로 활동할 때 고급 외제차를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렉서스 같은 고급차를 한국지사를 거치지 않고 본사에서 곧바로 수입해 판매한 것이다.
외제차 가격에 껴 있는 거품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는데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파격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방식으로 수입차를 들여오면 해외 완성차회사와 딜러 등에 떼 주는 몫을 줄일 수 있어 같은 차량이라도 가격을 기존보다 10~20% 낮출 수 있다.
당시 SK네트웍스는 ‘성과주의 인사’를 내걸었는데 김준은 회사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보탬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