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원회, '돌로박스'로 반려견시장의 강자를 꿈꾸다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 2019-04-11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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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원회, '돌로박스'로 반려견시장의 강자를 꿈꾸다
▲ 구원회 더식스데이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초콜릿을 좋아한다고 아이에게 초콜릿만 주는 엄마는 없다.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구원회 더식스데이 대표는 키우던 강아지가 신부전증으로 죽은 뒤 강아지가 좋아하는 닭고기를 자주 줬던 것이 문제였던 것을 깨달았다. 영양소를 균형에 맞춰 공급할 수 있는 반려견 간식을 만들게 된 계기다.  

구 대표는 반려견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갖춘 간식을 매월 정기배송하는 ‘돌로박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반려견에게 필요한 영양소와 생활용품이 다르기 때문에 계절에 맞는 상품을 기획해 배송한다.  

수의사 3명이 반려견에게 필요한 영양소와 식재료 등을 직접 선정하고 상품 기획에 자문하고 있다. 구 대표는 이런 자문을 바탕으로 상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2천~3천 마리의 반려견이 매월 돌로박스를 받아보고 있다. 설립된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더식스데이는 연 매출 15억 원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원회 대표를 10일 비즈니스포스트가 만났다. 

- 반려견에게 돌로박스가 꼭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반려견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반려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뭔지 아는 견주는 드문 것 같다. 나도 강아지를 키웠는데 치킨을 잘 먹길래 계속 줬다가 강아지한테 신부전증이 왔다. 잘 먹으면 영양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무지 탓에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됐다. 나도 그런 것을 잘 몰랐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구 대표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반려견과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을 것이란 점에 착안해 반려견에게 필요한 영양소 균형을 맞춘 간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는 “반려견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 가운데 제일 중요한 것은 계절에 맞는 영양소 공급”이라며 “봄과 겨울에 필요한 영양소, 식재료가 다르고 여름과 가을도 다르다”고 말했다.  

돌로박스는 한 달에 한 번 배송되는 반려견 간식, 용품 서비스다. 이른바 '구독경제' 사업모델을 반려견 용품시장에 도입한 것이다. 계절에 맞는 풍부한 영양소가 들어갈 수 있도록 간식을 구성하고 필요한 용품 등 5~7종의 상품을 매월 다르게 구성하고 있다. 

신선식품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있어 상품이 배송되기 전날 새벽에 제작하고 있다. 각종 합성첨가물 등이 들어있지 않아 유통기한도 1주일 정도로 짧다. 

현재 3명의 수의사가 박스구성에 의견을 내는 등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의사 1명은 구 대표와 함께 더식스데이를 창업한 공동창업자다. 

- 반려견도 품종과 나이가 다 다를텐데 같은 간식이 효과가 있나?

“돌로박스를 한번 구성할 때 굉장히 많은 논문을 읽고 공부한 뒤 기획한다. 개 품종에 따라 영양소가 다르게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는 많지 않다. 흑인, 백인, 황인종마다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는 것처럼 개들도 품종에 따라 다르다기보다는 계절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구 대표는 “반려견의 정보를 기입할 때 알러지가 있는지를 체크하는데 이럴 때는 재료를 바꿔서 상품구성을 다르게 한다”며 “나이에 따라서는 아주 늙은 개와 아주 어린 개는 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일반론적으로 접근하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반려견에 필요한 영양소는 모든 개에게 대체로 비슷한 편이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재료를 다르게 엄선해 돌로박스를 구성한다. 필요한 용품들도 함께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털 관리에 필요한 미스트, 발톱 관리에 필요한 네일폴리셔, 귀세정제, 겨울에 필요한 경량패딩, LED 네임태그 등 일상용품도 함께 상품을 기획해 제공한다.  
[인터뷰] 구원회, '돌로박스'로 반려견시장의 강자를 꿈꾸다
▲ 구원회 더식스데이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성현모 기자>
- 맥킨지 컨설팅회사를 다니다가 창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소비재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품들은 누가 만들고 어떻게 기획됐으며 나한테까지는 어떻게 오게 됐는지가 늘 궁금했다. 그래서 맥킨지 컨설팅에서도 소비재를 공급하는 회사를 맡았다. 그러다가 휠라코리아에 다니면서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일했다.”

그는 “휠라코리아에서 상품 기획부터 판매 전 과정에 참여해 재미있게 일했고 실제로 회사도 많이 성장했다”며 “휠라코리아에서 나와 이제는 내가 직접 회사를 차려서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미국에서 브라운대학교를 졸업했고 맥킨지 컨설팅회사를 다녔다. 쿠팡에서도 유통하는 일을 맡았고 휠라코리아에서도 전략업무 등을 맡았다. 

회사를 차리면서 반려견 시장을 주목했다. 반려견시장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독과점시장체제가 성립되지 않은 영세사업자들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사료를 제외한 모든 반려견 관련 시장은 독과점체제가 아니다”며 “그래서 우리는 사료를 제외한 간식, 용품 등 모든 반려견과 관련한 상품을 기획해 공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려견시장도 계속 규모가 커지다가 언젠가는 강한 플레이어를 주축으로 시장이 통합될 것으로 바라봤다. 구 대표는 이 시장에서 영양소를 맞춘 간식을 기획하고 공급하는 것을 주력으로 삼아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 반려견에 더해 반려묘 등까지 확장할 생각은 없나?

“반려견이 반려묘보다 4배 이상 더 많다. 그리고 반려견은 산책을 하기 때문에 외부환경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거나 산책하는 데 필요한 용품이 더 많아 확장성이 높다. 물론 돌로박스에서 제공하는 간식들은 고양이가 먹어도 상관은 없지만 일단은 반려견에 집중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한다.”

구 대표는 “돌로박스를 정기배송받는 숫자를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2천~3천 마리의 반려견이 배송받고 있다”며 “전체 반려견시장에 비해서는 적은 숫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브랜드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돌로박스는 지난해 연 매출 5억 원을 냈으며 빠르게 성장해 올해는 매출 15억~20억 원 정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스에 구성된 상품은 이월돼도 개별상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 품절이 된 상품의 수요가 높으면 추가 생산을 하기도 한다. 현재 롭스에도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원회 대표는 1987년 태어나 미국에서 브라운대학교를 졸업했다. 2012년에 맥킨지 컨설팅회사에 입사했다. 2015년에 쿠팡을 다니다 2015년 말부터 휠라코리아로 옮겼다. 2017년 더식스데이를 설립해 2017년 10월에 ‘돌로박스’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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