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함영주 행장 지지 얻어 KEB하나은행장 올라
지성규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지지를 바탕으로 무난히 신임 KEB하나은행장에 올랐다.
2019년 3월21일 열린 KEB하나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행장에 취임했다. 이취임식에서 지성규는 함 행장으로부터 은행 깃발을 전달받았다.
지성규는 “통합은행이 출범한 지 3년7개월 동안 진정한 원 뱅크를 이루며 매년 뛰어난 실적을 갱신해 온 함영주 초대 은행장께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함 행장이 가장 신임하는 부행장이었다는 후문이다. 함 행장은 지성규의 취임 직전까지 살뜰히 인수인계를 마무리 지으며 힘을 실어줬다.
2018년 하나금융그룹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지성규 부행장을 신임 행장후보로 추천했다. 함 행장이 자진해서 용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성규가 뒤를 잇게 됐다.
은행장에 오른 뒤 함 전 행장과 금융감독원을 찾아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인사를 하는 등 소원한 금융당국과 관계 개선에도 의지를 보였다.
△중국 법인장 맡아 현지화 전략 바탕으로 ‘승승장구’
지성규는 2015년 하나은행 중국 법인의 법인장을 맡아 초기에 중국인 고객을 가파르게 모으며 현지화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2014년, 2015년 손실을 봤지만 2016년 287억 원, 2017년 373억 원, 2018년 3분기 누적 669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꾸준히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성규는 중국 법인 고객의 약 80%를 중국인으로 구성됐을 정도로 현지화 작업에 집중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국내 대기업 주재원을 주력 고객으로 삼았는데 KEB하나은행의 전략은 달랐다.
지성규는 법인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 법인의 주요 경영진을 모두 현지인으로 선임했다. 은행장도 중국인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지성규는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은행장을 맡을 당시 12곳 지점의 한국인 지점장을 모두 현지인으로 교체하며 현지화에 공을 들였다.
당시 광저우 행장 내정자가 부인의 반대로 행장 자리를 고사하자 3일 동안 직접 내정자의 부인을 설득해 마음을 돌려내기도 했다.
지성규는 중국인에 특화된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으며 빠르게 고객수를 늘렸다.
2016년 선보인 ‘168적금’이나 ‘파(8)카드’ 등이 예로 꼽힌다.
파카드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숫자 8(八, ba)과 유사한 발음으로 크게 부유해진다는 의미의 파(fa)라는 이름을 단 카드다. 중국인 고객이 한국을 방문해 면세점, 의료관광 때 이 카드를 사용하면 우대혜택을 제공했다.
당시 카드 위에 ‘파’를 실제 금으로 만든 한정판 8888개를 내놓아 큰 인기를 끌었다.
| ▲ 2019년 3월21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1층 로비에서 진행된 KEB하나은행장 이취임식에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왼쪽)과 함영주 전 KEB하나은행장이 은행 깃발을 함께 들고 힘차게 흔들고 있다. < KEB하나은행> |
△‘소통’ 앞세워 한국과 중국 융합에 팔 걷어붙여
지성규는 중국 법인장을 맡으며 한국인과 중국인의 융합을 이끌어냈다.
2012년 중국 지린은행 부행장을 맡을 당시 매일 아침과 점심에 중국인 직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지린은행은 2007년 지린성 정부가 지린지역 은행을 통합하면서 출범한 은행으로 하나은행은 2010년 5월 21억6000만 위안을 들여 지분 16.98%를 인수했다. 개별 주주로서는 지분이 가장 많다.
지성규는 한국어 강좌를 통해 중국인 직원들이 한국인 직원들과 간단한 의사소통을 한국어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는 한국에서 직원고충처리 담당 부서장을 맡았을 때 4천 명의 직원들과 면담하며 ‘소통하는 리더십’을 키운 덕분으로 풀이된다.
당시 7개월 동안 4천 명에 이르는 전 직원과 일대일로 개별 면담을 하며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듣고 조직의 의사소통 체계를 원활히 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하나은행의 지린은행 지분투자부터 운영까지 책임져
지성규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공을 들인 하나은행의 지린은행 지분투자를 성공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2000년대 중반 중국은 지린성을 비롯한 여러 성의 도시 상업은행들을 통폐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지린은행도 창춘은행을 중심으로 여러 상업은행이 합쳐서 2006년 출범했고 중국 진출 기회를 찾던 김승유 회장이 지린성 정부와 긴밀하게 접촉한 끝에 마침내 지린은행과 합작을 이끌어냈다.
지성규는 당시를 돌아보며 “7개 도시상업은행과 신용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지린은행은 하나은행이 지니고 있는 금융통합의 노하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하나은행의 인수합병(M&A) 경험은 그 자체가 협력의 좋은 무기였다”고 평가했다.
지성규는 하나은행이 지린은행의 지분 16.96%를 투자하면서 지린은행 부행장을 맡아 지린은행 운영에 적극 관여했다.
지린은행의 부행장을 맡는 동시에 이사회 멤버(집행이사)로 활동하며 지린은행의 국제업무를 총괄했다.
한국에서 쌓았던 은행 경험을 살려 지린은행의 카드사업 진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PB)사업 등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