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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영,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적자위기에 모바일반도체로 차별화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9-03-12 14: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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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연간 영업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전망을 잇달아 내놨다.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차별화할 수 있고 시장 전망도 밝은 모바일반도체시장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03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진교영</a>,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적자위기에 모바일반도체로 차별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12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볼 가능성이 떠오른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낸드플래시사업부 영업손실 321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약 900억 원의 영업손실 전망치를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낸드플래시로 영업이익 10조~12조 원 정도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점과 비교하면 1년만에 실적이 완전히 무너져내리는 셈이다.

지난해 초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폭이 올해 들어 더욱 커지고 있는 점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실적 부진에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다른 반도체기업도 올해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40%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세계 낸드플래시시장 1위 사업자이자 반도체 원가 절감 기술에서도 가장 앞선 삼성전자가 영업손실을 보게 된다면 이는 낸드플레시 업황이 심각한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상당 기간 실적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된다.

진교영 사장은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의 영향을 극복하고 다른 반도체기업과 실적을 차별화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진 사장은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의 주력 공정인 64단 3D낸드를 앞세워 다른 반도체기업과 원가 경쟁력을 차별화하면서 실적 방어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도시바메모리와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등 경쟁사가 64단과 72단 3D낸드 상용화에 성공한 뒤 생산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삼성전자가 공정기술로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워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90단 이상의 5세대 3D낸드 생산 비중을 높이는 전환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생산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하고 투자 부담도 크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게다가 반도체 경쟁사들의 96단 3D낸드도 양산이 임박한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5세대 3D낸드 투자를 지속하면 낸드플래시 공급 과잉이 더 심해져 반도체 경쟁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진 사장은 시장 전망이 비교적 밝은 모바일반도체분야에 낸드플래시 공급을 집중하며 낸드플래시 공정 기술력이 아닌 차세대 규격의 반도체로 승부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UFS3.0 규격의 512기가 모바일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했다며 올해 안에 256기가와 1테라바이트 메모리의 양산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eUFS3.0 규격의 낸드플래시는 일반 SSD보다 약 4배, 마이크로SD카드보다 20배 이상 빠른 구동속도를 갖춘 차세대 제품으로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에 성공했다.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에 대규모 전환투자를 벌이지 않아도 UFS3.0 규격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적은 투자로 기술력에서 차별화가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UFS3.0 규격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는 5세대 3D낸드로 다른 제품과 공정은 동일하다"며 "생산 단계에서 컨트롤러 등 기술이 다르게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는 필요하지만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와 같이 큰 부담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구동을 책임지는 컨트롤러 등 다른 반도체의 기술력도 경쟁사보다 앞서 있기 때문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정이 아닌 제품화 단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스마트폰업체들은 4K급 고화질 콘텐츠의 확대, 5G 통신의 보급 등에 대비해 스마트폰의 낸드플래시 탑재량을 늘리는 한편 구동 속도가 빠른 반도체를 수급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4K급 고화질 동영상을 재생하거나 5G 통신으로 대용량 콘텐츠를 내려받을 때 낸드플래시 반도체가 데이터 전송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스마트폰의 고성능을 온전히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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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UFS3.0 규격 모바일 낸드플래시.

고화질 콘텐츠 특성상 용량이 크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도 512기가와 1테라바이트 제품이 늘고 있다.

모바일반도체시장이 삼성전자의 고성능·대용량 낸드플래시에 갈수록 중요한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고객사가 UFS3.0 규격 낸드플래시를 통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서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진 사장이 당분간 모바일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제품 출시 확대에 속도를 내는 한편 고객사 기반을 넓히는 데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업황이 어려울수록 경쟁사보다 양호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다"며 "스마트폰의 낸드플래시 탑재량 증가에 힘입어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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