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에서 경영활동
현대차그룹은 2019년 2월15일 현대제철에 생산기술부문 담당사장 직책을 새로 만들고 포스코에서 포항제철소장을 지낸 안동일 사장을 선임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철강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보호무역 기조 강화 등과 함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인사는 철강산업을 둘러싼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동시에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제철설비와 생산분야의 전문가로 꼽히는데 향후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를 비롯해 생산과 연구개발, 기술품질, 특수강부문 등을 총괄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이 철강과 관련해 비전문가인 김용환을 보좌하는 임무를 맡기기 위해 안 사장을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환은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발령된 뒤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나도 철강업계 새내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에서 오랜 기간 기획조정 업무를 맡아온 만큼 사업 기획과 조율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용환은 현대제철 미등기임원으로서 신사업과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2019년 2월2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3월22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올릴 안건을 결의했는데 김용환은 사내이사에 오르지 않는다.
안 사장이 현대제철 대표이사로서 철강사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 김용환이 이를 바탕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경영체제가 꾸려진다.
△2019년 신년사에서 현대제철 목표 제시
김용환은 ‘실질적 변화를 통한 사업역량 강화’를 현대제철의 2019년 목표로 제시했다.
김용환은 2019년 1월2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실천 방향으로 △중장기 전략 실행체계 구축 △글로벌 사업기반 강화 △신뢰와 소통의 문화 확산을 추진 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사업부문별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비전과 연계한 중장기 전략 수립이 완료되고 전략과제가 확정되면 이를 실질적으로 실행하고 관리,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재 기술역량 강화와 고객대응체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자동차강판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특수강사업을 완전 정상화함으로써 자동차 소재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전략방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한 신뢰와 소통의 문화가 확립될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조직과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일하고 변화를 실행해 나가는 자율성 기반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제철 부회장 발령
김용환은 2018년 12월12일 실시된 현대차그룹 부회장단 인사에서 현대차에서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018년 9월 사실상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한 뒤 세대교체 인사를 실시하면서 자리를 이동하게 된 것이다.
김용환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기업에서만 35년 넘게 일했는데 처음으로 다른 업종에 배치 받은 것이라 사실상 물갈이된 것이라는 평가도 재계 안팎에서 나왔다.
정몽구 회장의 2인자로 통했기 때문에 정 수석부회장 시대에서 자연스럽게 현대차그룹의 핵심 역할을 내려놓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용환이 스스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세대교체 물꼬를 텄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그룹에 새 시대가 열린 만큼 과거 인물들의 역할을 축소해야 하는데 이를 실행하려면 기존 부회장단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사형 참모로 꼽히는 김용환이 본인 스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 수석부회장의 앞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자처했다는 것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대신해 평양 방문
김용환은 2018년 9월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동행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수입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청와대의 평양 방문 동행 요청을 고사하고 출장을 떠나면서 김용환이 대신해 참석하게 됐다.
당시 평양을 방문한 4대그룹 경영인 가운데 전문경영인으로서는 김용환이 유일한 참석자였다. 삼성그룹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LG그룹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방북길에 올랐다.
김용환이 ‘정의선 시대’의 현대차그룹에서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오너일가가 김용환을 두텁게 신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너 일가의 뜻을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향후 진행될 대북사업에서 현대차그룹의 역할과 비전을 구상하기 위해 김용환이 방북길에 오른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부터), 이재웅 쏘카 대표,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특별수행원들이 2019년 9월20일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 그려
김용환은 현대차그룹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기획하는 기획조정실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2018년 3월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의 방향을 잡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28일 현대모비스 핵심사업과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하는 사업구조 개편계획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지배구조 개편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그룹의 재원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각 계열사의 사업 역량, 독립성, 자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대주주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핵심사업부인 모듈과 A/S 사업부문을 분할하고 이를 현대글로비스와 0.615대 1로 합병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현대모비스의 핵심사업부문 가치가 과소평가 됐다는 것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단 1주도 들고 있지 않지만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은 23.3%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을 산출할 때 현대모비스 지분가치를 높게 평가하면 정 부회장의 지배력이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을 수 있어 현대모비스의 지분가치를 일부러 낮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서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분할합병은 핵심부품사업에 집중해 전문성을 높여 미래 자동차 부품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정 부회장의 승계와 연관짓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이런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외국인 주주들이 등을 돌리자 결국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
△현대건설 이사회에서 물러나
김용환은 2012년 현대건설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지 6년 만인 2018년 3월에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이사회에서 물러나자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계열사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직접 일군 현대그룹의 모태와 같은 곳으로서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적통을 잇는다는 상징을 가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이같은 의지를 받아 김용환은 2010년에 전개된 현대건설 인수전을 진두지휘하며 현대건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정 회장과 김용환은 2012년 3월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현대건설에 적을 뒀다. 그들이 6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것을 놓고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작업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이사에서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서 현대차그룹 세대교체가 시작된 것”이라며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현대차 대표이사 임기가 각각 2019년 3월, 2020년 3월에 끝나면서 2020년까지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옛 한국전력 부지 인수로 신사옥 건립 기반 다져
김용환은 2014년 7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현대차그룹의 옛 한국전력공사 서울 삼성동 부지 인수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김용환은 전략기획담당 부회장으로서 정몽구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힌 현대차그룹의 신사옥을 짓기 위한 땅을 사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현대차그룹은 2006년 서울 뚝섬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110층짜리 신사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초고층빌딩은 도심과 부도심에만 건립할 수 있게 하는 ‘초고층 건축관리 기준’에 막혀 이 계획이 무산된 전례가 있어 현대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 인수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 알짜배기 땅으로서 정몽구 회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용환이 한국전력 부지 인수와 관련해 받았던 부담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한국전력이 입찰 과정에서 별도로 부지 매각 예정가격을 공개하지 않아 김용환의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그룹이 입찰 마감 직전까지도 부지 인수에 참여할지 알려지지 않았던 점도 김용환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금융업계는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9월18일 오전 10시에 발표된 한국전력 부지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가격보다 3배가량 많은 10조5500억 원을 부지 인수에 베팅했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 인수가 확정되자 김용환을 포함한 고위임원들에게 “다들 수고했고 앞으로 통합 신사옥 건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달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김용환은 정몽구 회장에게 이 말을 들고 한국전력 부지 인수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임직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수고했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은 옛 한국전력 부지를 인수하면서 신사옥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2월12일 서울시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2019년 상반기 안에 착공이 진행된다.
△현대건설 되찾기의 일등공신
2010년에 진행된 현대건설 인수전을 총괄했다.
현대차그룹은 옛 현대그룹의 모태로서 적통을 잇는다는 의미를 지닌 현대건설을 품에 안기 위해 당시 기획조정 담당을 맡은 김용환을 비롯해 조위건 현대엠코 사장, 정진행 현대차그룹 부사장, 이석장 현대차 기획담당 이사 등 핵심 경영진을 현대건설 인수전에 투입했다.
김앤장법률사무소와 PwC삼일회계법인, 골드만삭스 등을 인수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현대건설 인수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용환은 당시 매일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회의를 열고 현대건설 인수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0년 11월16일 발표된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현대차그룹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다. 경쟁상대였던 현대그룹보다 현대건설 인수 희망가격을 4천억 원가량 적게 써낸 것이 패인으로 분석됐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현대그룹보다 2배 이상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최종 입찰 과정에서 자만해 뒤통수를 맞은 것이라는 의견이 투자금융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실패에 따라 2010년 말 진행될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용환을 포함한 인수 실무진들이 대거 문책당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을 정도로 후폭풍이 심했다.
하지만 김용환은 현대그룹의 자금 조달 능력을 문제 삼으면서 판을 흔들기 시작했다.
현대그룹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에서 1조2천억 원을 무담보 무보증으로 대출한 것을 놓고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는 현대건설 채권단과 국회 정무위원회 등에서 논란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채권단과 이해관계자 모두를 대상으로 사기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며 현대그룹을 압박했다. 이후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상호 비방, 민형사상 소송전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결국 현대건설 채권단은 종합적 판단 끝에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2010년 12월20일 박탈했다.
이후 예비협상대상자였던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의 승인을 얻어 2011년 1월7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승계했고 2011년 2월25일 현대건설을 4조9601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4월에 현대건설 채권단에 인수대금을 모두 납입해 인수를 마무리했다.
△현대기아차 해외사업 성과
김용환은 2001년 현대차 유럽사무소장을 거쳐 2003년 기아차 해외영업본부 부사장을 거쳤다.
기아차 해외영업본부 부사장을 맡으며 정몽구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냈다.
기아차의 전년 대비 해외 판매량은 2004년에 2003년보다 41.2% 늘어났다. 2005년과 2006년에도 판매량이 각각 10%, 3.7%씩 성장했다.
김용환은 대리점 형태로 유지됐던 해외 유통망을 현지 판매법인 형태로 대거 전환하는 방식으로 기아차의 판로를 개척하는 방법을 썼다. 벨기에와 체코, 영국, 오스트리아, 헝가리 판매법인이 이즈음 설립됐다. 이후 호주와 뉴질랜드, 슬로바키아 판매법인도 만들어졌다.
대형 판매법인 아래로 중소형 법인들이 거미줄과 같은 영업망을 구축해 나가면서 마케팅 역량이 크게 강화됐다. 김용환이 기아차 해외영업본부 부사장을 맡을 당시 주재원들의 업무 강도가 매우 높았다고 전해진다.
이런 성과를 발판 삼아 2006년 현대차의 해외영업본부장 사장으로 중용됐으며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을 다시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