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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권오갑, 세계 조선업계 흔드는 현대중공업 승부 걸다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  2019-01-31 16: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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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장 규모가 3분의 1로 줄었는데 업계가 계속 '빅3' 체제를 유지하면 어떻게 되겠나."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조선사업이 '빅2' 체제로 재편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번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것 역시 작아진 시장에서 장기 생존을 위해 권 부회장이 던진 회심의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계획대로 된다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에서 압도적 1위 조선사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하지만 그 길이 탄탄대로는 아니다.

3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권 부회장의 시도가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인수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이 외형을 대폭 키울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해 글로벌 수주잔고를 보면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에서 비중 13.9%, 대우조선해양이 7.3%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이면 점유율이 21.2%까지 늘어나게 된다. 3위인 일본 이마바리 조선소 수주잔고의 3배를 넘는 데다 5위 삼성중공업보다는 4배 가까이 많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압도적 세계 1위 조선사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이는 현대중공업그룹 역사는 물론 권 부회장의 긴 경력에서도 가장 크고 굵은 획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에 40년 가까이 몸을 담아 왔다. 현대중공업이 걸음마를 막 떼기 시작해 글로벌 1위 조선사에 오르기까지 전성기와 부침을 모두 함께했다.

현대중공업이그룹이 20년 만에 오너체제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에 있는 만큼 권 부회장이 이에 대비한 '체력 다지기'의 마지막 수순을 밟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그룹이 대우조선해양과 한솥밥을 먹게 되면 얻을 수 있는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조선사들끼리 출혈경쟁이 완화돼 선박 계약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조선사가 줄어드는 만큼 선주들과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 효과에 따른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

LNG운반선 분야에서 현대중공업그룹 등 한국 조선사들의 독주체제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 국내 조선3사는 LNG운반선에 관해 서로 기술력이 비슷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특히 쇄빙 LNG운반선을 유일하게 건조한 적이 있어 강점을 지녔다.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건조 경험도 현대중공업그룹의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인수에 관해 현재 산업은행과 기본합의서를 체결했으며 최종 계약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조선시장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발주처에서 쌓아온 영업력도 한층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오랜 불황의 여파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몸집만 불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덩치가 커지면 향후 업황이 다시 침체됐을 때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아직도 일감 부족으로 군산조선소 가동을 멈춘 상태인 데다 4번과 5번, 해양플랜트 도크를 놀리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조선산업의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았는데 대형 조선소가 새 주인을 찾아 지속적으로 가동되는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봤다.

인수효과를 떠나 실제로 인수가 가능한가를 두고도 의문이 따라붙는다. 일본과 중국 등 경쟁국들이 독점 이슈를 들어 반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면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 심사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현재 점유율을 감안하면 글로벌 반독점 규제에 부딪힐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시장에서 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를 독점하게 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인수가 이뤄지면 한국에 '대형' 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 곳은 현대중공업뿐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 노조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두 회사의 사업구조가 일부 겹치기 때문에 합병 뒤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매각 측인 KDB산업은행은 절차 공정성 확보 등을 위해 삼성중공업에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의사를 묻기로 했지만 삼성중공업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삼성중공업은 아직 구체적 뜻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러 이슈가 있지만 권 부회장이 기왕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면 지금이 적기인 것은 맞다"며 "산업은행이 강한 매각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협상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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