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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 한화생명 서울보증 공적자금 회수 놓고 '속앓이'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9-01-15 14: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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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한화생명과 서울보증보험, 수협 등 공적 자금이 투입된 다른 금융회사의 공적자금 상환계획에도 시선이 쏠린다.

다만 수협을 제외한 한화생명과 서울보증보험에서 공적 자금이 회수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예보, 우리금융지주 주가 살피며 ‘완전 민영화’에 속도

15일 예금보험공사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지주가 재상장된 뒤 보호예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한화생명 서울보증 공적자금 회수 놓고 '속앓이'
▲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

보호예수란 개인투자자 등을 보호할 목적으로 한국예탁결제원에 주식이나 채권 등을 보관하는 제도를 말한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18.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 상장 규정상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재상장된 뒤 6개월 동안 보호예수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최대주주의 보유 목적이 공적 목적으로 한국거래소가 인정하면 예외적으로 보호예수가 해제될 수 있다.

공적자금 회수라는 법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호예수를 미리 해제해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이른 시일 안에 팔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빠른 시일 내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잔여 지분 18.4%를 매각해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에 공적자금 12조8천억 원을 투입해 지금까지 11조 원가량(83%)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남은 우리금융지주 지분 18.43%를 매각해 1조8천억 원가량을 회수하려면 주당 1만4450천 원가량에 매각해야 한다. 여기에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그 이상에서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1만5500원~1만6500원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지주 전환에 따른 거래정지를 앞두고 1만4800원까지 떨어졌다.

예보가 우리금융지주가 재상장된 뒤 주가 흐름을 살필 필요성이 큰 이유다. 우리금융지주가 증권과 보험 등 비금융부문을 강화해 지주회사체제를 온전히 꾸릴 때까지 기다려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려할 가능성이 높다.

◆ 업황 부진에 고꾸라진 한화생명 주가에 예보도 ‘속앓이’

예금보험공사는 한화생명 지분 10%도 보유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한화생명 서울보증 공적자금 회수 놓고 '속앓이'
▲ 한화생명 기업로고.

1997년과 1999년, 2001년 세 차례에 걸쳐 한화생명 전신인 대한생명에 공적 자금 3조5500억 투입한 뒤 지금까지 2조5천억 가량(70.2%)을 회수해 남은 상환금은 1조771억 원이다.

한화생명 지분 10%를 매각해 남은 원금을 회수하려면 주당 1만2400원에 매각해야 하지만 한화생명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14일 종가 기준으로 한화생명 주가는 4195원이다. 

한화생명 주가는 생명보험업황 악화와 즉시연금 사태 등에 영향을 받아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 11일 주당 4135원까지 떨어져 2010년 3월 상장한 뒤 8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어느 정도 손해를 각오하더라도 한화생명 주가가 약 8천 원 수준은 돼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보는 2015년 3월과 11월, 2017년 8월과 11월 등 4번에 걸쳐 한화생명 지분 14.75%를 7천 원 중후반대 가격으로 나눠 매각해왔다.

예보가 지분을 매각하려 해도 수요가 마뜩치 않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생명은 자사주 13.49%와 최대주주인 한화건설을 비롯해 특수관계인이 지분 45%를 들고 있어 자사주 추가 매입이 꼭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

◆ SGI서울보증 민영화, 보증보험 민간 개방 논의에 맞물려 ‘지지부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SGI서울보증 지분 93.85%도 이른 시일 안에 처분하기 쉽지 않다.
 
예금보험공사, 한화생명 서울보증 공적자금 회수 놓고 '속앓이'
▲ SGI서울보증 기업로고.

예보는 외환위기 이후 SGI서울보증에 공적 자금 11조9천억 원을 투입해 지금까지 배당으로 3조7천억 원(36.4%)을 회수했다.

SGI서울보증 민영화 논의는 국내 보증보험시장의 민간 개방 논의와 맞물려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SGI서울보증은 기업의 각종 계약을 보증하는 이행보증, 서민 주거지원용 전·월세자금 대출보증, 사잇돌대출, 전세금보장보험 등 개인이나 기업에게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업무를 다루는 곳으로 국내 보증보험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손해보험업계는 새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보증보험시장을 민간에게 개방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보증보험시장은 그동안 공적 보험으로 분류됐지만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독점하고 있던 단기수출보험시장이 2016년 민간에 개방되는 등 점차 민간 금융회사에게 문이 열리고 있다.

SGI서울보증이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있던 시장이 민간에 개방되는 지 여부에 따라 SGI서울보증의 매각가치가 크게 바뀌는 만큼 단기간에 해법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SGI서울보증 민영화 계획은 시장 개방 여부가 결정돼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협중앙회, 수협은행 성장세 바탕으로 조기상환 계획 추진

반면 수협에 투입된 공적 자금의 회수계획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예금보험공사, 한화생명 서울보증 공적자금 회수 놓고 '속앓이'
▲ 수협 기업로고.

예금보험공사는 2001년 수협 신용부문에 공적 자금 1조1581억 원을 투입해 2019년 1월까지 1227억 원(10.5%)을 회수했다.

수협은 주식회사가 아닌 만큼 지분 매각의 방식이 아니라 현금으로 공적 자금을 갚아가고 있다. 2017년 127억 원을 처음 상환한 뒤 2018년 1100억 원을 갚으며 상환계획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Sh수협은행이 2016년 말에 수협중앙회에서 별도법인으로 독립하면서 공적 자금 상환 의무는 수협중앙회가 지고 있는데 수협중앙회는 Sh수협은행으로부터 매년 배당을 받아 2023년까지 공적 자금을 모두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원래 상환 의무기간인 2028년보다 5년 앞당긴 것이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시무식에서 “공적 자금 조기 상환에 온 힘을 기울여 올해를 수협의 힘으로 수산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대전환의 원년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Sh수협은행이 출범 2년 만인 2018년에 세전순이익이 3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면서 공적 자금 상환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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