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총수로 전면에 나서
이재용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삼성그룹의 실질적 총수로 공식 석상의 전면에 여러 차례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조인식을 열고 올림픽 공식 후원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이재용이 조인식에 직접 참석해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만났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총수를 맡을 때 IOC 위원으로 활동하며 관련된 행사에 종종 참석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공을 들인 점에 비춰보면
이재용이 대외 행사에서도 이건희 회장의 역할을 사실상 물려받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일각에서
이재용이 차기 IOC 위원에 오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재용은 2018년 9월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함께 북한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현지 관계자를 만나고 남북 경제협력 추진 가능성을 논의했다. 2018년 7월에는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아직 상고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이재용은 삼성그룹 총수로 정부와 삼성의 관계 개선에 앞장서고 대외 행사에도 보폭을 넓히면서 전면에서 역할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2018년 8월 삼성그룹이 정부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에 맞춰 3년 동안 180조 원 규모의 막대한 투자를 결정한 점도
이재용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은 인공지능과 5G, 바이오와 전장부품 등
이재용이 특별히 공을 쏟던 신사업분야에만 2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도 내놓았다.
△삼성전자 '외교관' 역할로 바쁜 행보 보여
이재용은 2018년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모두 8번의 해외 출장 일정을 보냈다. 평균 한 달에 1회꼴로 해외를 방문한 것이다.
2018년 12월 열린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딸의 결혼식에 퀄컴과 노키아,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해외 주요 기업의 CEO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 글로벌 정재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재용도 이 행사에 초청을 받아 결혼식 사전행사에 참석하며 삼성과 릴라이언스그룹 사이 협력관계를 재확인하고 글로벌 주요 인사와 만났다.
이재용은 이외에 인도와 중국, 일본과 유럽, 북미 등 다양한 곳으로 출장을 떠나 현지 스마트폰업체와 통신사 등 다양한 기업의 경영진을 만나 삼성전자와 사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한국에서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만나 사업을 논의한 적이 있다.
그동안
이재용은 다양한 글로벌 인맥을 갖추고 있어 삼성의 '외교관' 역할을 도맡아 한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활발한 출장을 통해 이런 역량을 다시금 과시했다.
△삼성그룹 세대교체 등 변화 주도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이어진 사장단 인사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등 만 60세 이상의 경영진이 대부분 일선에서 퇴진하고 젊은 경영진을 대표이사 등 요직에 앉히는 대규모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2017년 초 삼성 미래전략실의 해체로 고위 임원들이 다수 삼성그룹을 떠난 데 이어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이 이어진 것이다. 당시 경영진 세대교체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던
이재용의 뜻이 반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은 이외에도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경영체제를 투명하게 바꿔내고 주주 환원도 강화하는 변화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세계 선진기업과 같은 문화를 도입하겠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앞세운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2018년 3월 주주총회 이후부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역할을 분리하고 다양한 출신의 사외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또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이사회가 주주환원 강화를 위한 배당 확대 등 중장기대책을 세우도록 했고 삼성전자 주식에 소액주주 접근을 높이기 위해 주식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재벌기업 오너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지배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비판을 받던 순환출자 해소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화재는 공정위 권고에 따라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매각하며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재용이 경영 투명성 강화를 약속한 뒤 이를 차례대로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부터 삼성전자 입사 25년 만에 처음으로 등기이사에 올랐다.
등기이사에 오르는 것은 회사의 여러 경영사항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며 회사의 주요 결정에 권한을 높이는 등 책임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다. 당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와 단종사태로 최대 위기에 놓였던 만큼
이재용이 주주 신뢰회복을 위해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하만 인수합병으로 전장사업 새 성장동력 확보
이재용은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처음 인수 합의를 발표한 지 약 4개월만에 하만 주주들의 동의와 각국 당국의 승인을 모두 받아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금액은 80억 달러(약 9조 원)으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용은 미국 본사에서 하만 경영진과 직접 만난 뒤 인수 협상을 담판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른 뒤 얼마 되지 않아 대규모 인수합병에 성공하며 경영능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로 재임한 기간 전략적 대형 인수합병을 성공하는 등 경영역량을 발휘해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전장사업팀을 새로 출범하며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전장사업 특성상 완성차 고객사를 새로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삼성전자가 관련 사업에 경험이 거의 없어 성과를 낼지 부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세계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갖춘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하만은 전장사업뿐 아니라 음향 기술에서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뒤 스마트폰과 TV 등 주력제품에 하만의 음향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부품에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도 공급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매우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이재용은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사인 엑소르 사외이사를 지내면서 해외 기업과 협력 확대에도 힘쓰다가 5년 만인 2017년 4월 물러났다. 엑소르 측은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8년 8월6일 화성 반도체사업장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적극적 사업 재편과 인수합병
이재용은 삼성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선 2014년부터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적극적 인수합병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014년 방산사업을 한화그룹에, 2015년 화학사업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는 ‘빅딜’이 대표적이다. 이후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프린팅사업과 해외업체 지분 등을 모두 매각하고 각 계열사의 조직 효율화를 추구하는 강도 높은 사업 재편이 이어졌다. 2016년 말 삼성그룹의 전체 직원 수는 2015년 말보다 1만 명 가까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이전에도 꾸준히 대규모 인수합병을 이어왔다. 미국 신생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해 모바일결제 ‘삼성페이’를 출시했고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와 디스플레이업체 차이나스타의 지분 등을 사들였다. 인공지능업체 ‘비브’와 클라우드기업 ‘조이언트’, 메시지 서비스기업 ‘뉴넷캐나다’ 등 사물인터넷과 스마트폰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의 인수합병도 계속 이어갔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삼성’사자’와 삼성’팔자’로 나눠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일각에서 나올 정도로 활발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이어졌다.
비주력사업을 매각한 뒤 전장사업과 바이오사업 등 삼성그룹이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신사업에서 성과가 본격화되면
이재용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후계자로 경영능력을 증명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재용은 2014년 11월 한화그룹에 석유화학 및 방산부분을 팔았다. 2015년 하반기에는 삼성SDI 케미칼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삼성그룹 지분과 경영권 승계
이재용은 2014년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구도를 완성했다.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지분 지배력을 갖췄고 이건희 회장 대신 전면에 나서면서 경영을 이끌었다.
2014년 말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잇따라 상장했다. 2015년 9월에는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데 관련해 엘리엇매니지먼트라는 헤지펀드가 반대를 표명하면서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와 표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이재용은 통합 삼성물산 지분 16.54%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 19.4%, 삼성전자 4.1%의 지분에 간접지배력을 갖췄다.
이재용은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자 그룹의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2014년 10월 4년여 만에 공식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고 다음 달인 11월 삼성그룹 3급 신입사원 공채 시스템 개편안을 마련했다.
이재용은 경영을 총괄한 이래 삼성그룹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과거 삼성그룹이 상사, 제당, 모직의 3대 축을 기반으로 했다면
이재용은 IT, 금융, 바이오 등 새로운 3대 축을 기반으로 그룹구조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e삼성 실패
삼성그룹이 2000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e삼성’은
이재용이 경영활동에 사실상 처음으로 참여한 사례로 꼽힌다.
e삼성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보안과 전자결제 등 IT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로
이재용이 500억 원 정도 사재를 출연해 최대주주로 오르며 설립한 기업이다.
e삼성의 성공은
이재용의 경영승계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았지만 대규모 적자를 내다 결국 1년 만에 사업을 정리해 실패로 남게 됐다.
이재용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때 e삼성의 실패는 빠지지 않고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