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꽃 정기구독' 성공 박춘화, '꾸까'는 꽃의 문화를 배달한다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 2018-12-17 16: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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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꽃 정기구독' 성공 박춘화, '꾸까'는 꽃의 문화를 배달한다
▲ 박춘화 꾸까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꽃을 팔기만 하는게 아니라 꽃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

꽃 정기배송업체 ‘꾸까’ 박춘화 대표의 기업철학이다. 박 대표는 사업을 하는 데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꾸까의 기업철학은 ‘꽃을 일상화’하는 데 있다. 이런 가치를 놓고 꽃을 2주마다 정기배송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꽃 차’와 꽃다발을 함께 판다. 플라워 클라스도 마련했다.

박 대표는 화훼시장에 ‘꽃의 정기구독’ 개념을 처음 들여왔다. 꾸까 창업 이전에 ‘화장품 정기배송’모델로 창업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화훼시장에도 사업모델을 만든 것이다. 

한 달에 최대 5만 다발의 꽃을 파는 박춘화 대표를 비즈니스포스트가 17일 만났다. 

 “꾸까를 창업하기 전에 ‘글로시박스’를 창업했었다. 화장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회사였다. 아이템이 좋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초반에는 월 매출 1억~2억 원을 올리는 등 좋은 성과를 냈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와 관련한 비전을 세워놓지 않아서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끌기는 부족했다. 고객을 설득하기도 힘들었고 직원들에게도 이 일을 왜 해야하는지도 설득하지 못했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쳐 꾸까에서는 명확하게 기업가치를 ‘꽃을 팔기만 하는게 아니라 문화를 만든다’로 내세웠다.”

꾸까를 어떤 방침으로 경영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박 대표는 ‘아이템을 잘 고르는 것보다 기업가치를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을 다니다가 퇴사한 뒤 독일회사 ‘로켓인터넷’에 다녔다. 로켓인터넷은 창업가를 고용하는 인큐베이터 회사로 그는 이 회사를 다니면서 화장품 정기배송업체 ‘글로시박스’를 창업했다. ‘잡플래닛’ ‘도도포인트’를 창업한 대표들도 로켓인터넷 출신이다. 

화장품의 정기배송이라는 좋은 아이템을 선정해 초반에는 상당한 성과를 올렸으나 장기적으로 고객을 모으고 사업을 이끌어갈 기업가치, 사업모델 등을 세워놓지 않아 실패하게 됐다. 

그는 “글로시박스가 잘 안되면서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데는 아이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기업가치가 없고 브랜드가 없으면 고객들도 지속적으로 물건을 사야할 이유가 없는 셈이고 직원들도 일하는 데 가치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꾸까를 창업하면서 꽃을 팔면서도 꽃을 일상에서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첫 번째 사업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다시 창업하면서 화훼시장에서 정기배송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꽃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데 ‘물 관리’가 해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역삼동 본사 근처에 작업장을 마련해 전국에 꽃을 배송할 시스템을 갖췄다. 

꽃을 정기구독하는 사업모델이 인기를 모으면서 소비자들도 점점 늘어났다. 현재 꾸까에서 한 달에 판매하는 꽃은 평균 3만~4만 다발이며 5월 등 성수기에는 5만 다발까지 팔린다. 성수기 기준으로 판매되는 꽃은 매년 1만 다발씩 증가하고 있다. 
[인터뷰] '꽃 정기구독' 성공 박춘화, '꾸까'는 꽃의 문화를 배달한다
▲ 꾸까에서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꽃다발.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박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500만 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꽃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구독자를 모아서 돈을 먼저 받았다. 그 돈으로 꽃을 사서 판매하는 구조로 사업을 했기 때문에 초기에 투자금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돈을 먼저 받고 꽃을 팔면서 흑자를 이어갔다. 최근에 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것은 이제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벌기에는 사업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오프라인 매점도 3군데 열었다.

앞으로의 사업방향을 묻는 질문에 박 대표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 투자를 받게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태원점, 광화문점, 잠실롯데점 등 3곳의 오프라인 매점을 열었고 이곳에서 차와 꽃을 팔고 플라워 클래스 등을 마련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의 화훼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봤다. 한국 소비자 한명은 평균적으로 꽃에 1년에 1만3천 원 가량 소비한다. 일본은 12만 원, 프랑스 13만 원, 스위스 18만 원을 꽃에 소비한다. 글로벌시장에서 격차만큼 한국의 화훼시장도 커질 여지가 있다고 보는 셈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는 화훼시장에서도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꾸까가 증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스타트업을 넘어서서 꾸까가 꽃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놨다. 

화훼시장의 성장을 내다보고 있는 만큼 박 대표는 꾸까가 화훼시장에서 독보적 ‘브랜드’가 되는 것을 궁극적으로 바라고 있다. 소주를 사서 마실 때 소주를 검색해서 고르지 않고 ‘참이슬’ ‘처음처럼’을 취향대로 고르듯이 꽃을 구입할 때는 꾸까에서 사는 것이 당연해지는 것을 바라는 셈이다.

박춘화 대표는 1982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아모레퍼시픽을 다니다가 퇴사한 뒤 독일 ‘로켓인터넷’에서 화장품 정기배송업체 ‘글로시박스’를 창업했으나 실패했다. 그 뒤 2014년 ‘꾸까’를 창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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