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개척하는 '꾸까', 박춘화 일상화된 꽃배달 꿈꾸다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 2018-12-05 17: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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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에 맞는 꽃을 플로리스트가 디자인해 정기적으로 배송해드립니다. 꽃의 행복을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꽃 배송업체 ‘꾸까’(kukka)의 박춘화 대표는 5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회사의 비전을 이렇게 밝혔다.
 
'구독경제' 개척하는 '꾸까', 박춘화 일상화된 꽃배달 꿈꾸다
▲ 박춘화 꾸까 대표. 

꾸까는 화훼시장에 ‘꽃의 정기배송’ 사업모델을 도입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한국에서도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규모가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구독경제란 일정액을 미리 지불하고 판매자에게 상품, 서비스 등을 주기적으로 받는 형태를 말한다. 

넷플릭스처럼 매달 또는 연회비를 한꺼번에 내고 서비스는 무제한으로 제공받는 사업모델인데 실물 쇼핑에서도 이를 도입해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가 직접 장을 보고 골라서 선택하는 기존의 쇼핑에서 판매자가 알아서 골라서 배송까지 해주는 개념으로 쇼핑의 형태가 변하고 있다.

전문가의 안목에 따라 소비의 질을 높일 수 있고 바쁜 현대인의 생활에도 시간과 번거로움을 아낄 수 있는 등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꾸까에서 꽃을 정기배송 받는 소비자는 누적 기준으로 10만 명이 넘는다. 현재 한 달에 배송되는 꽃은 3만 다발에 이른다. 

꽃 배송업체 꾸까는 철마다 가장 적합한 꽃을 선정한 뒤 플로리스트가 디자인해 배송한다. 철마다 다른 종류의 꽃을 신선한 상태로 디자인하면서 꽃을 ‘브랜드화’해 2주에 한번 정기적으로 배송하면서 화훼시장을 공략했다.

꽃을 받아보는 소비자도 6종류로 분류했다. 나 자신을 위한 꽃, 연인, 부모님, 아이 등으로 분류해 대상자에 적합한 꽃을 배송한다. 

박 대표는 꽃을 ‘정기배송’하는 사업모델을 화훼시장에 들고와 2014년 꾸까를 처음 설립했다. 설립 첫 해 매출 6억 원을 냈는데 매출은 2015년 15억 원, 2016년 30억 원, 2017년 40억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매출 6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최근 K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모두 30억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꽃배달에 적용한 구독경제의 사업모델을 인정받아 대규모 투자를 받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미국에서 구독경제시장 규모는 이미 500조 원 가까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리포트에 따르면 2016년 미국의 구독경제시장 규모는 4200억 달러(한국 돈 469조 원)에 이르렀고 2020년에는 5300억 달러(한국 돈 594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넷플릭스가 구독경제의 대표적 모델이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개념을 도입해 동영상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시장에서 성공했다.  

한국 디지털시장에서는 ‘푹 티비’ ‘옥수수’ ‘티빙’ 등의 디지털 콘텐츠 제공업체가 월정액을 지불받고 드라마, 영화 등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 전자책시장에서도 구독경제가 이미 도입됐다. 월 1만 원 정도를 지불하고 2만여 권의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는 ‘밀리의 서재’와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가 대표적이다.  

영화 드라마 등 동영상, 음악, 전자책같은 디지털 콘텐츠뿐 아니라 재화(실물)시장에도 ‘정기배송’ 사업모델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꽃, 커피, 셔츠, 술 등의 각종 재화들도 판매자가 알아서 큐레이션 해 집 앞까지 배송이 가능하다. 

소셜 커머스 ‘위메프’는 월정액 카페인 ‘W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2만9900원을 지불하면 아메리카노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현재 서울시 강남 일대에 6곳을 운영하고 있다. 

술을 마시는 데도 월정액 개념이 도입됐다. ‘데일리샷’은 한 달에 1만 원을 내면 매일 한 잔의 술을 제공한다. 현재 데일리샷과 제휴를 맺은 카페, 펍 등은 서울 신촌, 이태원, 강남 등에 50곳이 있다. 

디지털시장을 넘어서는 ‘구독경제’를 놓고 박춘화 꾸까 대표는 “꽃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은 일상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익숙해질 것”이라며 “꽃시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일상적인 것처럼 꽃 시장에서 2주마다 꽃을 받아보는 것이 일상화되기를 바란다”며 “커피하면 스타벅스를 떠올리듯이 꽃하면 꾸까를 떠올리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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