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업 정상화 지연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중국사업을 정상화하는데 고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애초 중국 타이어기업 더블스타에 인수되면서 중국사업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블스타는 중국에 4500개 안팎의 대리점을 두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제품을 이 대리점들에 공급하면 판매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보유한 대리점은 1400개가량으로 더블스타 대리점 수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은 여전히 부진에 빠져 있다.
중국 제조·판매법인인 난징금호타이어는 2018년 3분기에 매출 1069억 원, 순손실 1157억 원을 냈다. 2017년 3분기 말과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순손실 규모는 12배 가까이 늘었다.
다른 중국 제조·판매법인인 금호타이어톈진과 금호타이어창춘도 3분기에 각각 359억 원, 183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중국 모든 제조·판매법인의 부채비율도 급격히 높아졌다.
3분기 말 기준으로 난징금호타이어 부채비율은 253.2%를 보였다. 2017년 말과 비교해 85.3%포인트 높아졌다. 금호타이어톈진과 금호타이어창춘의 부채비율도 150% 수준에서 200%에 가깝게 증가했다.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의 주력 제품이 다르다 보니 예상한 만큼의 시너지가 나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승용차용 타이어(PCR)를 주로 생산하지만 더블스타는 트럭과 버스용 타이어(TBR)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제품 특성상 유통 채널에 차이가 있다 보니 판매망을 공유해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중국사업 지원을 놓고 적극적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점도 중국사업 정상화를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금호타이어는 노사와 더블스타 측 관계자 등이 포함된 미래위원회를 구성해서 한 달에 한번씩 회의를 열고 회사 정상화와 장기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사업을 일찍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더블스타측의 구체적 비전 제시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타이어 제조 기술 수출
금호타이어는 2018년 9월27일 파키스탄의 센츄리엔지니어링인더스트리와 타이어 제조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타이어기업 최초로 체결한 기술 수출계약이다.
센츄리엔지니어링인더스트리는 주로 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파키스탄 제조기업이다. 2017년 5월부터 신규 사업으로 타이어 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금호타이어는 센츄리엔지니어링인더스트리에 2028년 9월까지 타이어 제조 전반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술 이전료로 500만 달러를 먼저 받고 앞으로 러닝로얄티로 매출의 2.5%를 지급받는다.
김종호는 “기술 수출계약은 기술의 명가로 불리던 금호타이어가 매각 등의 이슈로 생긴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고 품질과 기술력은 여전히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이번 계약을 계기로 앞으로도 기술 수출을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신뢰받는 브랜드’ 목표 세워
김종호는 금호타이어를 ‘신뢰받는 타이어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8월28일 오전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금호타이어가 중국 타이어기업 더블스타에게서 자본 유치를 마무리한 뒤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행사다.
금호타이어는 “미래위원회 등을 통한 협의 과정에서 새로운 대주주를 맞아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대내외적으로 지속가능한 회사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행사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종호는 비전 선포식에서 “금호타이어의 새 비전을 ‘신뢰받는 브랜드’로 정했다”며 “신뢰는 임직원에게는 ‘행복하고 보람찬 일터’로, 고객에게는 ‘금호타이어라는 이름만으로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로, 협력기업에는 ‘오랫동안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로, 지역사회에는 ‘건실하게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이웃’으로, 주주에게는 ‘투명한 경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속가능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경영진으로서 회사 체질 개선과 설비 투자, 품질 향상 등 경쟁력 회복과 영업력 강화 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2019년에는 공장 가동을 정상화하고 영업이익을 내는 건강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종호는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임직원들에게 “기본과 원칙을 지키고 책임과 본분을 다하며 우리가 현장에서 만드는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새 경영원칙으로 ‘직원 만족’을 추가하며 모든 임직원에게 우리사주를 부여하고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 ▲ 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이 2018년 8월28일 오전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
△노동이사 임명
김종호는 민간기업 최초로 회사에 노동이사를 임명했다.
2018년 7월6일 열린 금호타이어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최홍엽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 김정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채양기 아이에이 부회장, 김종길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등 4인이 새로 선임됐다.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최 교수를 노동이사로 추천했고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이를 수용하면서 최 교수가 사외이사에 오르게 됐다.
노동이사는 노동자 대표로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과 발언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민간기업에 노동이사가 선임된 것은 금호타이어가 처음이다.
최 교수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사회법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2년여 동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연구부장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과 광주남구 생활임금심의위원회 위원장,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등을 맡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민간기업 최초로 노동이사제가 실시됐다는 평가가 노동계에서 나오자 “문성현 위원장의 추천을 받아 채권단 추천권으로 선임안을 올린 것이지 노동이사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노조와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 극적 합의
김종호는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노조와 갈등을 겪다가 극적으로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2018년 3월30일 광주광역시청에서 ‘경영 정상화 추진을 위한 노사정·채권단 긴급 간담회’를 마친 뒤 “중국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와 경영 정상화방안을 서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조 집행부는 한동안 해외기업 매각에 부정적 태도를 유지했는데 자칫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자 매각 찬성 쪽으로 의견을 선회했다.
노조는 2018년 4월1일 더블스타의 자본을 받아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실시했는데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60.6%가 찬성표를 던졌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4월2일 광주공장에서 비공개를 ‘경영 정상화 특별합의 조인식’을 열고 더블스타 매각 작업을 진행할 토대를 모두 마련했다.
김종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사 합의를 이끌고 도와준 임직원들과 국민, 정부기관, 광주시, 채권단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노사가 경영 정상화 방안과 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하고 함께 노력해서 경쟁력 있는 회사, 안정적 일터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자구안 추진에 노조와 갈등
김종호는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비용 절감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말 기준으로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채권단이 상환 기간 연장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사실상 부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컸다.
김종호는 2017년 12월에 노조에 191명 정리해고, 임금 총액기준 30% 삭감, 일반직 인원 감축 등을 포한한 비용 절감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3년 동안 1500억 원가량의 비용을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노조는 즉각 “임금동결과 임금삭감 등이 포함된 자구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만성적 적자에 허덕이는 중국 공장 문제 처리와 부채 해결이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적한 경영 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 임금삭감 등 자구안만 먼저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노동자들만 워크아웃 등에 따른 피해와 고통을 강요받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채권금융기관협의회 9개 기관은 2018년 1월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경영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금호타이어의 차입금 만기를 1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단 2018년 2월까지 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 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노사 약정서를 체결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삼았다.
노조는 회사가 노동자의 일방적 고통 분담만 요구한다며 계속 회사의 대화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1월24일에는 파업하기도 했다.
노조가 계속 대화에 부정적 태도를 유지하자 금호타이어는 2018년 2월1일 광주공장 회의실에서 노사 교섭을 열고 연말마다 희망퇴직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에 전달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에 “희망퇴직은 경영상 정리해고를 실시하기 위해 밟는 절차”라며 “강요나 협박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김종호는 금호타이어의 자구안 추진과 더불어 해외매각 등을 놓고 노조를 압박하기도 하고 회유하기도 하며 2018년 3월 말까지 계속 갈등했다.
이 과정에서 김종호는 금호타이어 노조 집행부의 고공농성장을 찾아 대화 의지를 보였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김종호와 대화를 거부하며 채권단과 직접 만나 얘기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나타냈다.
| ▲ 2018년 7월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더블스타-금호타이어 투자절차 마무리 행사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부터)과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 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블스타> |
△금호타이어 옛 인력 다시 불러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다시 맡으면서 경영진 인사를 먼저 실시했다.
김종호는 2017년 11월 조재석 금호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 부사장과 전대진 금호타이어 생산기술본부장 부사장을 다시 불러들였다.
조 부사장과 전 부사장은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2009~2012년 김종호 밑에서 각각 인사 및 경영기획, 생산본부장을 지냈다.
노무와 생산 분야 전문가들을 다시 불러온 만큼 2009년 워크아웃 때처럼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가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산업은행에서 재무와 관련된 사항을 관장하고 김종호가 노무, 생산 등 부문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워크아웃을 진행했다.
금호타이어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출신 인사를 배제하고 김종호가 신임하는 인재를 배치해 김종호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순을 밟은 것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대우건설 지분 매각 통해 유동성 확보
김종호는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을 매각했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11월7일 보유하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 4.4%를 팔아 1150억 원을 확보했다. 채권단과 맺은 자율협약에 발맞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채권단은 차입금 부담 등을 놓고 금호타이어가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호타이어는 대우건설 지분 매각 대금을 에스크로계좌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기로 했다. 에스크로계좌는 거래대금을 제3자에 맡긴 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대금을 지급하는 계좌를 뜻한다.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 복귀
김종호는 2017년 10월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금호타이어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김종호가 대표이사에 선임된 것은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종호는 1976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뒤 2009년부터 2012년 금호타이어 대표를 맡아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워크아웃 과정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연임에 실패하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김종호가 박삼구 회장의 측근이 아니라는 점에서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는 의미를 살리면서도 내부사정을 잘 아는 인물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앉혀 경영 효율성을 도모한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김종호는 2017년 12월1일 열린 금호타이어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 공식 선임됐다.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졸업 이끌어
김종호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서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을 이끌었다.
김종호가 대표를 맡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금호타이어 매출은 2조9602억 원에서 4조706억 원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96억 원 적자에서 3753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또한 임금협상 타결을 이끌어 내 금호타이어가 2009년 워크아웃을 진행할 토대를 마련해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2009년 9월 임금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임금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117일 동안 대립각을 세웠는데 이 과정에서 사측은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으며 노조는 공장을 점거하고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