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진대 총장 이면재 "남북화해 시대는 접경지역 연구 중요"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 2018-11-01 14: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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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진대 총장 이면재 "남북화해 시대는 접경지역 연구 중요"
▲ 이면재 대진대학교 총장. <성현모 기자>
대진대학교는 경기도 포천에 자리하고 있다. 민간인 통제지역이 걸쳐 있으며 북한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지역이다. 안보 문제로 정치적, 경제적 제약을 많이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인구도 점점 줄어드는 접경지역이지만 최근 한반도 남북 화해의 시대를 맞아 중요하게 떠올랐다.

1일 '9.19 남북 평양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가 비준되면서 남북 공동 유해 발굴사업 및 비무장지대(DMZ)에서 문화재 조사사업 등이 규범력을 지니게 된다. 

이날부터 지상 군사분계선(MDL) 5㎞ 안의 구역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부대의 야외 기동훈련을 하지 못한다. 일부 중첩되는 파주의 스토리 사격장에서 포 사격훈련이 중지된다. 

영화 '공동구역 JSA'에서 남북한 병사가 간식거리를 나누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까지는 아니어도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것이다.  

통일과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접경지역통일학회’를 만든 이면재 대진대학교 총장을 10월31일 비즈니스포스트가 만났다.   
[인터뷰] 대진대 총장 이면재 "남북화해 시대는 접경지역 연구 중요"
▲ 이면재 대진대학교 총장(왼쪽)이 10월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DMZ’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랴오닝대학교 장동밍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성현모 기자>
- 한국접경지역통일학회를 설립한 이유와 역할은? 

“한반도에 평화의 분위기가 되면서 접경지역과 비무장지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도 실제로 진전될 것으로 기대돼 이 지역이 지니는 의미와 상징성이 부각됐다. 그런 만큼 이 지역에도 연구와 논의가 필요해져 지난해 학회를 설립해 학술회의,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면재 총장은 학회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대진대학교가 지리적 측면에서 지닌 상징적 중요성을 먼저 이야기했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대진대학교는 4년제 종합대학교 가운데 대한민국 최북단에 자리하고 있는 대학교이지만 한반도 전체로 보면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그동안 접경지역에 살고 계신 분들은 정치적, 경제적 제약을 받으며 살아왔고 국가 안보적 문제가 경제문제보다는 더 우선돼 왔다. 대진대에서 총장이 된지 2년 정도가 됐고 그동안 포천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연천 인구는 5만 명이 채 안 된다. 대진대학교가 경기도 포천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접경지역과 통일문제를 연구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한국접경지역통일학회는 10월31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을 학술대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김영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위원장을 지내고 있어 한반도 정세와 함께 맞물린 지역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논의된 사항들을 정책으로 제안할 뜻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시에서 열린 학술대회임에도 실제 접경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 지역관계자들, 연구자들, 학생들로 자리가 전부 채워질만큼 많은 이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 DMZ와 관련한 문재인 정부 신경제지도 구상을 평가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는 DMZ를 생태 중심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남북 철도연결에서 경의선과 동해선이 우선적으로 논의됐고 접경지역을 가로지르는 경원선은 후순위로  밀렸다. 개발을 자제하고 생태 중심으로 발전한다는 것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얘기하면서 남북 철도 연결과 남북한과 러시아 가스관 연결을 예로 들었다. 그 뒤 남북 정상회담이 세 차례 진행됐고 북미관계도 풀어지면서 진전될 가능성이 보였다. 
[인터뷰] 대진대 총장 이면재 "남북화해 시대는 접경지역 연구 중요"
▲ 이면재 대진대학교 총장(왼쪽)과 장동밍 랴오닝대학교 교수. <성현모 기자>
-북한과 경제협력 실현을 위해 현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북한과 협력하는 것을 전제로 놓고 사업을 진행하면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나중에 북한의 협력을 끌어오는 편이 낫다. 정부에서 지원을 해야 실제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는데 자꾸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제일 중요하다. 경원선 철도사업과 관광자원 개발사업 등은 수익성을 검토해서 예비타당성조사를 한다. 대규모의 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수익이 담보돼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이런 지역은 경제논리에서만 접근하면 진전이 될 수 없다." 

국제사회 등 제3자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 총장은 “접경지역이 교통의 요충지가 되고 개발되는 것은 동북아 경제에서도 중요한 사업인만큼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석 대진대학교 교수도 학술대회에서 비슷한 의견을 냈다. 김형석 교수는 통일부 차관을 지낸 공직자 출신이다.

김 교수는 “공직생활을 했던 경험으로 비춰 보아 사업을 추진할 때 북한과 협력하려는 전제를 놓고 통일경제특구, 접경지역을 개발하려고 하면 진척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은 내륙지역을 개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예비 타당성 조사를 넘기 힘들어서 일이 자꾸 안되는 것”이라며 “이 지역은 우리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해야 일이 된다”고 말했다.  
[인터뷰] 대진대 총장 이면재 "남북화해 시대는 접경지역 연구 중요"
▲ 이면재 대진대 총장이 학술대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개성공단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우리가 북한에 직접 들어가서 개성공단을 지으려고 하지 말고 북한도 우리나라로 들어와서 공단 등을 건설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북한은 IT, 섬유, 목재 등 넓은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도 위험을 감수해서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는 3대벨트의 개발안이 담겨 있다.

3대벨트는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 △DMZ 환경·관광벨트 등이다. 이를 통해 우선 남북한 공동시장을 만들고 남북 경제협력사업을 재개하며 남북 접경지역을 개방해 경제부문에서 통일을 먼저 이루겠다는 것이다.

동해권벨트에서 금강산과 원산·단천, 청진·나산 등을 남북이 공동개발한 뒤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면 남·북·러 3각 에너지 협력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해안벨트에서는 경의선 개보수사업과 신경의선 고속도로 건설,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구상 등 교통인프라 건설사업이 핵심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DMZ벨트에서는 평화생태공원 프로젝트가 재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남한은 낙후한 경기 북부 지역과 강원도 접경지역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DMZ 변화를 실감하는가?  

“DMZ 경계의 초소의 철수가 추진되고 있고 남북 공동으로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지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DMZ가 평화지대로 바뀌면서 이런 조치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변화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

이 총장은 1일부터 DMZ와 관련해 새롭게 규범력이 생기는 것들에도 주목해 실제로 변화가 생기고 있는 만큼 학회에서의 연구와 토론의 중요하다고 말했다. 

9.19 남북 평양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가 비준되면서 새롭게 규범력이 생기는 사항으로 남북 공동 유해발굴사업, DMZ안에서 문화재 조사 사업, 최전방 감시초소(GP) 시범철수,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MDL상공에서 비행금지, DMZ 인근에서 연대급 이상의 실기동훈련 금지 등이 있다. 

이 총장은 “한국접경지역통일학회가 지난해 처음 출범돼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며 “학술회의를 꾸준히 열고 학술지를 발간하면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이면재 총장은 1961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경희대학교와 숭실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36회 사법고시를 합격한 뒤 법무법인 이산, 다온 등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이사, 인권위원장을 지냈다. 

2016년 대진대학교에서 총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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