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기업공개로 투명하고 합리적 시스템을 구축해 교촌이 지닌 가치와 가능성을 확장하고 프랜차이즈산업의 선진화를 선도하겠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3월 창립 27주년을 맞아 충북 진천에 있는 비에이치앤바이오 공장에서 한 말이다.
 

권 회장은 올해 초부터 기업공개 추진을 공식화하고 진행했지만 친척의 폭행 사건으로 난관에 부닥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이 교촌치킨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음에도 폭행 논란은 교촌치킨 불매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권 회장의 6촌 동생인 권순철 교촌에프앤비 상무가 2015년 3월 대구 수성구 교촌치킨의 한식 레스토랑 ‘담김쌈’ 주방에서 직원에게 삿대질과 위협을 가하고 말리는 직원의 얼굴을 밀치는 등 폭행 영상이 25일 공개됐다.

권 상무는 당시 징계를 받고 퇴사했지만 10개월여 만에 재입사했고 당시 사건 처리와 관련된 직원에게 보복성 인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권 회장은 25일 사과문을 올리고 전면 재조사를 약속했지만 여론은 수그러들고 있지 않아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올해 3월 권 회장이 유가증권시장에 직접 상장하는 방법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기로 했는데 친인척 폭행 파문으로 상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외식 프랜차이즈사업을 운영하는 회사 가운데 직접 상장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커피,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외식 프랜차이즈사업이 유행에 민감하고 영업실적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안정적 기업 운영이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촌치킨도 이번 폭행 영상 파문으로 불매 운동이 온라인 사이트에 퍼지고 있어 장기간 논란이 지속되면 실적이 나빠져 상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미스터피자 가맹사업을 운영하던 MP그룹도 우회 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이름을 올렸지만 2017년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2017년 7월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권 회장은 기업공개를 공식화 할 때 우회상장이 아닌 직접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직접 상장에서는 많은 심사를 통과해야 하지만 불매운동과 실적 불안이 나타나면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8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권 회장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오너 리스크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가맹본부나 그 임원이 위법 행위나 가맹사업의 명성이나 신용을 훼손하는 등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로 매출 감소 등 피해가 발생할 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권 회장은 1951년에 태어나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을 일궈낸 이후에 영남대학교 경영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권 회장은 1991년 경북 구미에서 월세 점포인 교촌통닭을 시작했다. 1999년 법인으로 전환해 교촌에프앤비를 세워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