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임창욱이 '미원' 대신 쌓은 대상의 청정원 이미지 '흔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8-10-25 15: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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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을 청(淸)과 깨끗할 정(淨)', 대상 브랜드 청정원은 맑고 깨끗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인식돼 왔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이런 브랜드 이미지를 쌓기까지 오랜 시간 공을 들였는데 최근 캔제품 런천미트 세균 논란으로 한 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다.  
 
[오늘Who] 임창욱이 '미원' 대신 쌓은 대상의 청정원 이미지 '흔들'
▲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청정원 런천미트에서 세균 발육 양성반응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대상의 식품 브랜드 청정원 이미지가 크게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이번 사태는 진공 상태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캔햄’ 제품에서 세균이 검출된 것이어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큰 불안과 불신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하는 식품안전 정보 제공 사이트 ‘식품안전나라’는 제품이 안전한지를 확인하려 소비자들의 접속이 폭주하며 24일 한때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식품산업은 소비자 접점이 매우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청정원은 줄곧 자연친화적이고 깨끗한 이미지를 마케팅에 앞세웠던 만큼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세균 발육 양성반응이 검출된 ‘청정원 런천미트’가 다른 회사의 런천미트(저가형 캔햄)와 달리 잡육을 섞지 않은 돼지고기를 100% 사용하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배신감도 더 클 수 있다.   

대상은 현재 전문경영인체제로 경영된다. 오너인 임창욱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대상의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나 있다. 런천미트와 관련된 홈페이지 사과문도 오너인 임 명예회장이 아닌 전문경영인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의 명의로 올라왔다.

임 명예회장은 1997년 고두모 당시 대상공업 사장에게 대상그룹 회장 자리를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2005년 불법 비자금 사건으로 복역했다가 출소한 뒤 2007년 경영에 복귀했다. 옥중에 있던 2005년 8월1일부터 대상그룹의 지주회사 대상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청정원은 그동안 임 명예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키웠던 브랜드였다는 점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 

대상그룹의 전신인 미원그룹은 식품첨가물 ‘미원’을 통해 성장했지만 1990년대부터 식품첨가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미원의 이미지가 하락하자 임 명예회장은 일반 식품 브랜드 청정원에 그룹의 미래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청정원을 이름처럼 ‘맑고 깨끗한 이미지’로 심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임 명예회장의 전략은 200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바람과 맞아떨어졌다. 

청정원이라는 브랜드 이름을 상큼한 느낌으로 표현한 CM송이 인기를 얻었고, 브랜드를 인격화시킨 ‘정원이’도 인기를 끌었다. 장동건, 정우성, 이정재, 이승기씨 등 청정원 광고에 출연한 인기 남자연예인들은 ‘정원이의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임 명예회장의 이런 노력 끝에 청정원은 현재 대상그룹 식품부문 전체 매출의 75%정도를 차지하는 대상의 대표 식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대상그룹은 청정원의 맑고 깨끗한 ‘정원이’를 다시 돌려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상그룹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세균 발육 양성반응 검출 발표 직후 청정원 캔햄 전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고 식약처가 회수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은 캔햄 제품까지 모두 환불해주는 대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청정원의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청정원 캔햄 제품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캔햄 전 제품의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대상은 현재 지주회사 대상홀딩스가 전체 지분의 39.28%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임 명예회장은 대상홀딩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만 2001년 두 딸인 임세령 대상 전무와 임상민 대상 전무에게 대상홀딩스 주식을 대부분 상속했다.

현재 임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대상홀딩스 지분은 보통주 3.32%와 우선주 3.14%, 두 딸이 보유하고 있는 대상홀딩스 지분은 합쳐서 57.12%에 이른다.

25일 대상 주가는 전날보다 3.29%(800원) 떨어진 2만3550원에, 대상홀딩스 주가는 1.05%(80원) 하락한 75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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