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EU와 배터리 광물 정보공유 시스템 구축, ‘배터리 여권’ 대응 선점하나

▲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니피에 설치된 10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저장 시설(ESS)에 중국 BYD가 제조한 중국산 배터리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본이 유럽연합(EU)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광물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22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정보처리진흥기구(IPA)는 배터리 광물 공급업체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유럽연합 각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일본과 유럽연합은 이미 주요 전기차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배터리 정보를 관리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토요타와 닛산 등이 참여하는 일본의 ‘우라노스’ 그리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주도한 유럽의 ‘카테나-X’가 그것이다. 

이번 양해각서에는 이 두 플랫폼을 2025년까지 연계하겠다는 목표가 포함됐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과 유럽연합은 양해각서에 기반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등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며 “특히 리튬과 희토류 공급망을 지배하는 중국에 맞서는 것이 핵심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의 배터리 제조업체들에도 배터리 공급망 정보 공유를 요청하겠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일본이나 유럽연합에 전기차 배터리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여권’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배터리 여권은 원재료 채굴부터 제품 생산, 소비, 폐기, 재활용 그리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등 배터리 생애주기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유럽연합은 관련 배터리 규정을 2023년 8월 발효한 뒤 2027년 2월부터 유럽연합에 유통되는 2킬로와트시(㎾h) 용량 이상의 전기차용 배터리에 적용한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글로벌 배터리 동맹(GBA)에 가입해 배터리 여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일본 배터리 제조 기업들은 자국에서만 인증을 통과해도 유럽에서 자동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