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가능 ELS 지난해 말 기준 6조6천억 규모, 90% 이상이 홍콩H지수 상품

▲ 2023년 말 기준 녹인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 현황. <금융감독원>

[비즈니스포스트]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잔액이 지난해 말 기준 6조6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 및 운용 현황’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녹인(Knock-In)이 발생한 ELS는 6조5904억 원으로 집계됐다.
 
ELS는 주가지수나 개별주식 가격 등을 기초자산으로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의 한 종류다. 

ELS 투자자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 머물면 약속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가격이 기준점 아래로 내려가면 수익을 받을 수 없고 하락한 만큼 원금 손실을 보는데 이를 ‘녹인’이라고 한다. 

녹인이 발생한 ELS은 대부분 홍콩 H지수 기반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H지수 기반 ELS 6조1천억 원 가량이 녹인이 발생했고 대부분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ELS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7조 원으로 2022년보다 3조7천억 원(5.2%) 감소했다.

원금지급형 ELS 잔액은 31조2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조3천억 원(11.8%) 늘었지만 원금비보장형 ELS 잔액은 35조7천억 원으로 7조1천억 원(16.6%) 줄었다.

기초자산별로는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기반 ELS가 30조9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 유로스탁스(EuroStoxx)50 28조3천억 원과 홍콩 H지수 20조1천억 원, 코스피200 16조3천억 원, 일본 니케이(Nikkei)225 9조8천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S&P500과 유로스탁스, 코스피200 기초 ELS는 1년 전보다 발행잔액이 감소했지만 H지수 기반 ELS는 비슷한 수준이다”며 “일본 니케이 기초 ELS는 지난해 일본 증시 호조와 H지수의 대안적 성격으로 수요가 늘어 발행 잔액이 증가했다”고 바라봤다.

전체 파생결합증권(ELS·ELB·DLS·DLB)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4조3천억 원으로 2022년보다 7조9천억 원 감소했다. 상환액과 발행액 모두 1년 전보다 늘었지만 상환액이 더 커 잔액이 줄었다.

금감원은 “주요국 증시가 올해 들어 역사적 고점에 도달했다는 점을 감안해 S&P500과 니케이225 등 주요 주가지수 기초 ELS 투자자 유의사항을 배포하고 발행동향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