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흐름을 국내증시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6일 “원화 약세가 외국인 순매도로 이어지는 공식의 힘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양호한 국내수출 및 이익 펀더멘털(기초역량) 등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상승 국면은 길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키움증권 “원화 약세에도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수, 국내기업 기초체력 단단”

▲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으나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기준 1384.0원으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조만간 1400원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하거나 국내기업들의 기초체력이 불안할 때 발생한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코스피 동력 약화로 이어질 때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일시적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른 것일 뿐 국내기업들의 펀더멘털은 탄탄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약 7.5% 오르는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18조8천억 원 순매수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해 보아도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선호가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주(3월14일~4월10일) 동안 아시아 주요국 통화의 달러 대비 약세폭은 한국(-4.8%), 태국(-2.7%), 대만(-2.6%), 인도(-1.6%) 중국(-0.8%) 등으로 원화의 절하폭이 가장 컸다. 

반면 같은 기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는 한국(49조6천억 달러)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그 뒤를 중국(6억1천억 달러), 인도(5억2천억 달러)가 따랐다. 대만(-39억5천억 달러)과 태국(-6억9천억 달러)에서는 순매도세가 나왔다.

한 연구원은 “원화 약세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한국증시 편식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출 및 이익 모멘텀이 소멸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은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니므로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