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시몬스침대가 에이스침대를 제치고 처음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시몬스침대가 침대업계 선두 주자인 에이스침대를 처음으로 2위로 밀어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아우가 처음 형을 넘어섰다, 시몬스가 에이스침대 제치고 업계 1위 오르다

▲ 시몬스침대의 프리미엄 전략이 매출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은 시몬스의 프리미엄 시리즈 뷰티레스트 블랙. <시몬스>


1일 시몬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3138억 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1992년 한국 법인 설립 이후 최대 매출이다.

침대업체 부동의 1위였던 에이스침대는 2023년 3064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1위 자리를 내줬다.

에이스침대 창업주인 고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장남은 에이스침대 대표를, 차남은 시몬스침대 대표를 각각 맡고 있다. 처음으로 동생이 형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장남인 안성호 대표이사는 2002년 에이스침대 대표 자리에 올랐다. 차남인 안정호 시몬스 대표이사는 2001년부터 시몬스침대를 이끌고 있다. 안성호 대표는 에이스침대 지분 70.6%, 안정호 대표는 시몬스침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시몬스침대가 에이스침대를 제칠 수 있었던 원인으로는 프리미엄 전략과 비건 제품을 통한 이미지 제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몬스침대는 프리미엄 매트리스과 비건 매트리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몬스침대는 30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천만 원 이상의 초고가 제품 뷰티레스트 블랙도 지난해 1월 이후 월 평균 300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숙면을 위해 얼마나 투자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2011년 4800억 원에 머물던 국내 수면시장 규모는 2022년 3조 원까지 확대됐다. 11년 만에 6배 규모로 커진 것이다.

기업신용정보 제공기관 나이스디앤비는 국내 목제 침대와 매트리스 시장 규모를 2021년 1조3천억 원에서 2026년 1조7천억 원으로 30.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는 수면과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매트리스에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시몬스 관계자는 “현재 시몬스침대 대표 프리미엄 매트리스 컬렉션은 뷰티레스트다”며 “뷰티레스트라인인 윌리엄, 지젤 등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몬스침대는 고급화 전략으로 국내 5성급 이상 특급호텔 18곳에 자사제품을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호텔신라, 하얏트, 힐튼, 워커힐호텔앤리조트 등에 시몬스침대가 들어간다.
아우가 처음 형을 넘어섰다, 시몬스가 에이스침대 제치고 업계 1위 오르다

▲ 시몬스침대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에이스침대 매출을 앞질렀다. <비즈니스포스트>



시몬스침대 관계자는 “최근 4년 동안 국내에서 문을 열거나 리뉴얼한 대다수 호텔에서 시몬스침대를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호캉스(주말이나 휴가시즌에 호텔에서 숙박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가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로 떠오르면서 홍보효과가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호텔 침대를 사용한 이후 제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시몬스침대는 제품 초기 구매비용이 높아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시몬스침대는 구독서비스 ‘시몬스페이’를 선보이며 문턱을 낮췄다. 시몬스페이를 이용하면 최대 24개월 동안 무이자 할부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수요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교적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혼수로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시몬스침대는 국내 침대 업계 최초로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도 선보였다.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 ‘N32’는 국내 침대업계 최초로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았다. N32는 원단과 패딩에 비건 소재인 ‘아이슬란드 씨셀’과 ‘린넨’을 적용했다. 2월에는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7개 모든 제품에 비건 인증을 받았다.

비건 인증 외에도 유해물질이 없는 소재를 사용해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프레임도 국가 공인 기준 등급(E1)보다 높은 E0급 친환경 자재를 사용했다. 

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을 받아 브랜드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젊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안정성이 검증된 침대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침대는 자녀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자 신체가 직접 닿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낮은 출산율로 신생아 수가 줄고 젊은 고소득층이 경제를 주도하면서 자녀에게 좋은 제품을 사주려는 경향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MZ세대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금 비싸거나 구매하기 번거롭더라도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소비하는 ‘가치소비’가 MZ세대의 소비 습관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대답했다.

시몬스침대는 2월28일부터 3월3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가해 비건과 친환경 제품을 선보였다. 5일 동안 누적 방문객 4만 명과 매출 5억5천만 원을 기록했다. 비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몬스 관계자는 “최근 가치소비와 동물보호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다른 업계에서도 비건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비건 토퍼 매트리스가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침대업계에서는 시몬스침대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제품 차별화 전략에 계속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등 가구기업이 침대 시장에 뛰어들었고 코웨이, SK매직 등 렌털 가전업계도 침대 사업을 시작하면서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