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 적자 수협은행은 최대 실적, 강신숙 사업다각화 더 중요해졌다

▲ 수협은행에게 사업다각화가 더욱 중요해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 수협은행과 달리 수협 회원조합이 상호금융조합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의 자금줄인 수협은행을 이끄는 강 행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셈인데 강 행장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실적 확대 흐름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31일 수협은행 공시를 보면 수협은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2376억 원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세전 순이익은 3035억 원으로 강신숙 수협은행장이 목표로 제시했던 3천억 원도 달성했다.
 
수협은 적자 수협은행은 최대 실적, 강신숙 사업다각화 더 중요해졌다

강신숙 Sh수협은행장.


반면 지역 수협인 수협 회원조합은 이와 정반대의 성과를 거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수협 회원조합 90곳은 지난해 순손실 591억 원을 냈다. 수협 회원조합이 적자를 낸 것은 2016년 Sh수협은행이 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고금리 흐름이 이어지며 제2금융권 상황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지만 상호금융권(농협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산림조합) 가운데 적자를 낸 곳은 수협뿐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용사업 순이익이 86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5.9% 줄고 경제사업 손실이 1455억 원으로 72.7% 가량 늘며 순손실을 봤다.

수협을 비롯한 상호금융권의 사업은 크게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나뉜다. 수협 경제사업은 수산물 위판장 수수료 등 어촌과 어민지원 등으로, 신용사업은 예적금이나 공제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다.

수협의 경제사업은 어촌과 어민을 지원하는 지도사업비용이 들어가 통상 적자가 난다. 신용사업에서 돈을 벌어 경제사업 적자를 메우는 형태인데 이는 농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협중앙회는 수협 회원조합이 적자를 낸 만큼 수협은행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협은행은 현재 배당과 명칭사용료 명목으로 수협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수협’ 이름값과 지분 100% 소유에 대한 배당금을 수협중앙회에 내면 회원조합 자금 수혈 등 어민과 어촌 지원에 쓰이는 구조다.

수협은행은 2022년에는 명칭사용료로 400억 원을, 2021년에는 312억 원을 냈다. 배당성향 역시 2022년 39.06%, 2021년 29.33%로 매년 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회원조합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원금을 늘릴 준비도 하고 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26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회원조합에) 이달 말 1800억 원의 지원 자금을 긴급 투입하겠다”며 “확실한 경영개선을 위해 자금 확충이 필요한 만큼 지원규모를 3천억 원대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수협중앙회는 지난해 수협은행에서 브랜드사용료 및 배당으로 들어온 자금 1200억 원 가량에 자체 운용자금 등을 더해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행장 입장에서는 지금의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 어민과 어촌의 수익센터 역할을 해야하는 책임감이 더욱 커진 셈이다.
 
수협은 적자 수협은행은 최대 실적, 강신숙 사업다각화 더 중요해졌다

▲ 수협 회원조합들은 지난해 고금리 여파에 전자전환했다.


강 행장은 단단한 실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힘을 싣고 있다.

카드사업과 외환사업 등 비이자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제휴도 신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자산거래소와 손잡으면 잠재고객뿐 아니라 은행의 기초체력으로 여겨지는 저원가성 예금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협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강 행장이 실적 개선에 고삐를 죄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수협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비은행계열사 인수를 노리고 있어 자금 상황이 넉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수협은행 보통주 자본비율(CET1)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1.46%로 국내은행 평균(13.01%)에 못 미친다.

고금리 여파로 수협은행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이 0.56%로 국내은행 평균(0.47%)이나 비슷한 성격의 농협은행(0.37%)보다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강 행장은 은행뿐 아니라 수협 신용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1979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여러 지점을 거친 영업통으로 2016년 수협은행 분리 이후에도 수협중앙회에서 금융담당 부대표까지 지냈다.

강 행장은 올해 상반기 각오를 다지는 결의식에서 "올해 궤도에 오른 양적성장을 질적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비이자이익과 핵심예금 증대에도 역량을 집중하자"며 "올해는 수산‧어업현장을 비롯해 각계각층 고객과 직접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든는 ‘고객중심 현장경영’을 강화하겠다"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