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핫스팟] 부천을 국힘 박성중 vs 민주 김기표, 탈당 설훈 득표가 최대 변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김기표 전 대통령비서실 반부패비서관(오른쪽). <페이스북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4월 총선 경기 부천을에서 ‘비명(비이재명)횡사’를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역구 현역 설훈 의원이 새로운미래로 둥지를 옮겨 출마하면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새로운미래 간 3파전이 열리게 됐다. 

국민의힘에선 서울 서초을에서 재선을 역임했지만 당의 권유로 험지에 출마하게 된 박성중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민주당에선 경선에서 승리한 김기표 전 대통령비서실 반부패비서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의 텃밭인 부천에서만 3선을 역임한 설 의원이 탈당 뒤에도 얼마만큼의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를 가져갈 수 있는지에 따라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표 전 대통령실 반부패비서관이 설훈 의원의 탈당에도 여론조사에서 나머지 두 후보에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JTBC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경기 부천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에게 ‘올해 4월 실시되는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시겠습니까?’라고 물은 결과 김 전 비서관을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45%, 박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25%, 설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9%로 나타났다. 

김 전 비서관과 2위 박 의원의 지지율 차이는 20%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또 설 의원이 탈당 뒤 출마 의사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었으나 본격적 선거운동 전이어서 큰 지지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은 8.9%였다. 자세한 내용은 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부천은 경기도에서도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 가운데 하나다.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 인근 지역이 그렇지만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서민층을 비롯한 중산층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진보세가 강한 편이라고 여겨진다. 

다만 부천을은 부천갑·병에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부천을은 신중동과 중동, 상동으로 이루어져있는데 해당 지역은 대부분 아파트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파트들 가운데 중동의 7호선 역세권 쪽은 고가의 주상복합아파트들과 큰 평수의 아파트들로 구성돼 있어 보수정당 지지가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 덕분에 18대 국회에서 해당지역의 표심을 공약한 이사철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3040 서민층' 인구가 밀집한 아파트들 역시 송내·중동역 인근에 자리잡고 있어 아파트별 편차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1기 신도시인 중동신도시를 비롯해 30년 이상 노후화된 아파트가 많은 부천에서는 각 후보들의 재건축 공약과 전망에 따라 표심변동이 실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민주당의 강세가 12년째 이어지고 있는 부천을 탈환을 위해 국민의힘에선 도시행정학 박사 출신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을 주자로 내세웠다. 
 
[총선핫스팟] 부천을 국힘 박성중 vs 민주 김기표, 탈당 설훈 득표가 최대 변수

▲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중동사랑시장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박성중 페이스북 갈무리>


박 의원은 서초 재출마를 준비하던 가운데 당으로부터 험지 출마를 권고받은 뒤 여러 지역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자신의 전문성을 뽐낼 수 있는 부천을 출마를 결심했다. 

박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뚝심 있는 추진력으로 서초를 발전시킨 것처럼 부천시를 반드시 변혁시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의원은 1958년생으로 경남 남해군 출신이다. 성균관대학교 법정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행정학 석사학위를,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지방행정 전공으로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 의원은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 행정관으로 일한 뒤 서울시청 공보관을 역임했다. 2003년에는 서초구 부구청장을 지냈다.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서초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재선에 도전하려다 불출마했다. 

박 의원은 정치 공백기를 가지다가 제20대 총선에서 서초을 선거구 현역의원이었던 강석훈 의원과의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국회 첫 입성에 성공했다. 당선 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그를 원내부대표로 임명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분열 당시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하며 탈당을 감행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면서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21대 총선에서 다시 한 번 서초을에 공천을 신청했고 강석훈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다시 승리하면서 재공천을 받아 재선의원이 됐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위원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역임하면서 강한 발언으로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반말과 욕설, 비하발언 등으로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달리 유권자들과 지속적인 소통과 예산확보 등으로 지역구 관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 의원이 서초구청장으로 일하면서 쌓은 행정 경험과 전문성, 간사 경력 등을 내세워 ‘부천의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고분분투하고 있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버티고 있어 그 여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에서는 현역인 설훈 의원을 하위 10%를 통보하면서 사실상 경선의 기회를 박탈하고 부천에서 유·청년기를 보낸 김기표 전 대통령비서실 반부패비서관을 공천했다.  
 
[총선핫스팟] 부천을 국힘 박성중 vs 민주 김기표, 탈당 설훈 득표가 최대 변수

▲ 김 전 비서관이 21일 신중동역에서 유권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김기표 페이스북 갈무리>


김 전 비서관은 1972년생으로 전남 보성군 출신이지만 부천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뒤 제40회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30기를 수료한 뒤 2004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로 임용되면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 검사 등을 거쳤다.

2014년 검사생활을 마무리하고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2021년에는 문재인 정부 반부패비서관으로 일했고 그 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2023년에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부원장의 정치자금법위반 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면서 변호인단을 총괄하고 있다.

2023년 12월12일 부천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부천의 더딘 변화와 기성정치에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계신다.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부천, 더 나은 4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서진웅 전 국무총리비서실 정무비서관과의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 전 비서관은 진보계열 유튜버 언론인 김어준의 방송에 출현하면서 친명계 당원들로부터 인지도를 쌓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김 전 비서관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현역인 설훈 의원의 행보가 부천을 지역구의 판세를 결정할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설 의원은 민평련·동교동계로 분류되는 5선 의원으로 부천에서 12년 동안 지역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총선핫스팟] 부천을 국힘 박성중 vs 민주 김기표, 탈당 설훈 득표가 최대 변수

▲ 설훈 의원이 4일 무소속 등록을 마친 뒤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설훈 페이스북 갈무리>


설 의원이 남은 선거 기간동안 더 많은 민주당 지지세를 뺏아오고 박 의원이 보수지지세를 결집하면 반전이 일어날 공산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사철 한나라당 후보가 48.97%를 득표해 당선된 것처럼 박 의원이 30%대 후반에서 40%대의 득표율을 받게 되면 설 의원의 득표율에 따라 박 의원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동향은 박 의원에게 희망을 품게 해주는 요소로 꼽힌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부천을에서 7만425표(44.99%)를 득표해 7만9850표(51.01%)를 얻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6.02%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

바로 뒤이어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천시장 선거에서 서영석 국민의힘 후보는 4만9846표(48.56%)를 얻어 5만1812표(50.48%)를 득표한 조용익 민주당 후보에게 1.92%포인트 차이로 아깝게 패배했다. 

부천에서 3선을 했던 설 의원이 반전을 일으켜 당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다만 설 의원은 5선 중진임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대구시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보다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치인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설 의원만이 내세울 수 있는 지역 공약과 성과 등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를 더욱 잠식한다면 막판 부천을 선거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