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월 총선 '한강벨트'의 요충지 서울 동작갑 선거구에서 현역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도전자 장진영 변호사(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총선에 이어 다시 붙는다. 

동작갑은 거대 양당 지지세가 비교적 고르게 분산돼 있고 부동층도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에 3번 당선된 전병헌 전 의원도 출마하는 만큼 출마자들 모두 3자 구도에 따른 표심 향배에 촉각을 세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핫스팟] 서울 동작갑 민주 김병기 국힘 장진영 재대결, 3자구도 영향 촉각

▲ 4·10 총선의 한강벨트 요충지 서울 동작갑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후보로 나오는 장진영 변호사.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동작갑 선거구는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다소 우세한 승부가 났던 곳이지만 최근 들어 보수 지지세가 강해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동작구는 대체로 민주당계 정당의 지지세가 보수정당보다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특히 동작갑은 2004년 17대 총선부터 줄곧 민주당계 정당이 승리를 놓치지 않았던 곳이다. 때때로 보수정당이 깃발을 꼽기도 했던 인근 선거구 동작을보다 더 진보 색채가 짙다고 볼 수 있다.

다만 2022년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와 8회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 힘을 실어주며 최근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의 여느 한강벨트 선거구와 마찬가지로 동작갑은 특정 정당에 몰표를 주기 보다는 상황이나 인물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구 현역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동작갑에서 3선 고지에 도전한다. 

김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국정원 인사처장을 역임했다. 민주당 내 대표적 안보·정보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이 국정원 개혁을 명분으로 발탁한 영입인재다. 이 때 김 의원은 동작갑에 전략공천돼 국회에 들어간 뒤 21대 총선에서도 승리해 재선 고지를 밟았다. 

김 의원이 이번에도 승리하면 3선 중진으로서 무게감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정부에서 문재인정부 시절 추진했던 이른바 ‘국정원 개혁’을 되돌리려고 하는 만큼 22대 국회에서는 국정원을 잘 아는 인물의 중요성이 당내에서 더 부각될 수 있다.

앞서 조태용 국정원장은 후보자 시절이었던 1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경찰로 이관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복원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작갑에서 김 의원을 상대할 경쟁자는 국민의힘 후보로 나오는 장진영 변호사다. 변호사 활동을 하며 TV 출연도 다수 하며 비교적 얼굴을 많이 알린 편이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적이 있고 KBS 퀴즈쇼 ‘1대 100’에서는 최종 우승을 하기도 했다. 

장 변호사는 애초 정치 입문을 보수정당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민주당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정계에 발을 들였고 그 뒤 옛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장 변호사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동작을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한 뒤 바른미래당을 결성한 뒤로는 바른미래당에서 2018년 동작구청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역시 떨어졌다.   

이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합류해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로 동작갑에 출마했지만 이 때도 고배를 마셨다. 

비록 공직 선거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한결 같이 동작구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왔던 만큼 지역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민들에게 얼굴을 알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동작구에서 나고 자라 지역 연고도 강하다.

김병기 의원과 장진영 변호사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한 차례 맞붙은 적이 있다. 올해 4·10 총선은 리턴매치인 셈이다. 

동작갑 승부의 결정적 변수 가운데 하나는 제 3후보의 등장이다. 민주당에서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뒤 탈당해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지역구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전 전 의원은 보수정당이 주로 차지했던 동작갑에서 2004년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20년 동안 민주당계 정당이 독점한 동작갑을 텃밭으로 일군 첫 주자인 셈이다. 

이후 두 번 연속 이 지역에서 당선되며 동작갑에서만 3선을 했다. 전 전 의원이 제3의 후보라 하더라도 득표력을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총선핫스팟] 서울 동작갑 민주 김병기 국힘 장진영 재대결, 3자구도 영향 촉각

전병헌 전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새로운미래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전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에서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을 거치며 오래 활동한 데다 문재인정부 첫 정무수석비서관도 지냈다. 

아무래도 김병기 의원과 지지층이 겹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제 3후보의 등장은 김 의원에게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동작갑에서 양당 후보 사이 지지도 격차가 크지 않다면 전 전 의원의 출마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작갑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3자 구도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당시엔 김병기 의원과 함께 이상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와 장환진 국민의당 후보가 겨뤘다. 김 의원이 36.5%를 득표하며 당선되긴 했지만 2위였던 이상휘 후보(34.7%)와 격차는 불과 1.8%포인트 수준이었다. 제 3의 후보였던 장환진 후보는 24.7% 득표율을 보였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