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니콘기업 만들기] 성공하는 창업자에게 필요한 네 가지

▲ 빈번한 퇴사는 회사에 이롭지 못한 만큼 한번 입사한 직원을 웬만해서는 내보내선 안된다. <픽사베이>

[비즈니스포스트] 존경하는 중소기업인이 있다. 이 분은 사업을 하신 지 40년이 되는데 30년을 함께 하고 있는 직원이 절반이나 된다. 한번 들어오면 직원들이 나가지를 않는다. 

회사가 성장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분의 경영 철학이 인간중심이기 때문이다. 한번 들어오면 다들 10년, 20년씩 근무한다. 

스티로폼 제조공장을 운영하시는데 그간 공장에 화재가 일곱 번 날 정도로 위험한 순간도 맞았다.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서 지금은 사업장을 3곳이나 운영하고 있다. 

스티로폼 8톤 트럭분 한 대를 출고하면 매출액이 100만원 조금 넘는다. 그래도 회사 전체의 매출액이 300억원이 웃돈다. 한 해에 무려 3만 대의 트럭이 공장을 오간다. 

정말 연구 대상이다. 이분과 같이 저녁을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만큼 재밌고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어느 젊은 기업인을 만났다. 이 분은 최근 몇 년간 직원을 수십 명 내 보냈다고 했다. 그것도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유인즉 회사의 매출에 도움이 안 되는 임직원이면 내 보낸다고 한다. 

옛날에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은 회사에 적합하지 않는 사람은 빨리 내보내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야 자기 길을 빨리 찾아서 간다고 했다. 그것이 본인이나 회사로 볼 때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정반대의 경우다. 어느 것이 더 옳은 것일까. 정답은 물론 없지만 원칙은 결국 인간으로 귀결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너무 빈번한 퇴사는 회사에 이롭지 못하다. 

들고 나는 사람들이 많은 회사에서 충성심이 생길까 싶다. 한번 입사하면 웬만해서는 내 보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사 전에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터뷰를 서너 번 거치는 한이 있더라도 입사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번 믿으면 의심하지 말고 의심되면 아예 입사시키지 말아야 한다. 결국 좋은 임직원을 뽑는 것이 창업가에게 가장 최우선돼야 할 핵심역량이다. 

이를 비롯해 창업가의 핵심역량은 무엇일까. 최소한 네 가지는 있어야 한다. 우선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업을 한다면서 기술에 특화된 것인가 아니면 영업에 특화된 것인가가 분명해야 한다.

필자가 아는 어느 기업인은 반도체 장비 분야의 사업을 하는데 2022년에 회사를 상장시키고 본인은 1천억 넘게 자산을 모았다. 현재 또 상장시킬 기업을 키우고 있다. 

이분은 행정학과를 나와서 글로벌 영업을 하다가 반도체 장비회사를 차렸다. 기술과는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천억 원 규모로 회사를 키웠다. 이 분은 영업과 전략 분야에 특출한 능력을 갖고 있다. 

기술은 그 분야의 전문가를 모셔와서 보완했다. 이처럼 자기 분야의 특출한 전문성이 있을 때 여유가 생긴다. 사람은 여유가 있어야 남에게 대한 배려심이 생기고, 그것이 임직원 눈에 보인다. 어찌 됐든 한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을 만한 전문성이 있어야 임직원으로부터 존중받는다. 

두 번째로 일관성이 있는 커리어가 있어야 한다. 앞서 설명한 첫째 요건을 갖추면 자연스레 일관성이 있는 커리어를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일관성이 있는 커리어가 바로 전문성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한 분야에 오래 근무했다고 하더라도 전문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냥 직장생활하듯 일했으면 전문성이라기보다는 경험을 많이 가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 

전문성이 있는 사람은 그 분야의 자격증, 책, 특정 보직 코스 등을 거친 이들이다. 일관성있는 커리어를 갖추면서 전문성까지 가지면 창업가로서 기본은 되어 있다. 

세 번째로 성과가 있어야 한다. 전문성과 커리어를 바탕으로 자기 분야에서 브랜드로 내세울 만한 것이 있어야 한다. 말이 화려하고 아는 것이 많은 듯 해도 결국 내세울 수 있는 성과가 없으면 여름 장마철에 웃자라는 식물들 같다. 

네 번째로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앞서 말한 3가지에 더해 마음까지 네 가지를 모두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청년 시절부터 삶에 대한 계획이 잘 잡혀야 가능한 일이다.

네 번째 조건은 다분히 선천적이다. 가족의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다. 어찌 됐든 네 번째 조건인 사랑의 마음이 있을 때 좋은 창업자가 될 수 있다.

이 네 가지의 관점에서 임직원들이 회사에서 빈번하게 퇴사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회사의 성장에 따라서 임직원들의 역량이 커져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내보내야 한다. 

내보내기 전에 먼저 회사의 성장에 맞도록 임직원을 교육하고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 임직원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면 그것은 창업자의 잘못이라고 봐야 한다. 창업자에게 필요한 네 가지 조건이 충족이 안 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루이스 터먼은 1921년부터 1990년 이후까지 캘리포니아지역 25만 명의 초등학생 중에 지능지수(IQ) 135가 넘는 1521명의 수재들의 일생을 추적했다. 

이를 통해 터먼 교수는 "성공은 지능이 아니라 성격과 인격, 기회포착 능력이 좌우한다"라고 결론 지었다. 지능지수가 높으면 성공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두고 연구를 진행했는데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IQ가 높은 경우에는 지역의 판사나 지방의원 정도를 했다. 이 수재 그룹에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IQ 135  아래의 그룹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2명이나 나왔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능력 부족을 느끼는 분들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크며 또 끈질기게 일을 해 낸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창업자에게 이런 마인드가 충만할 때 유니콘기업이 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결국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벤처기업의 성공은 인간을 사랑하는 창업가의 마음에 달려있다. 지역유니콘기업연합 회장 이경만
    
이경만 회장은 행정고시 38회에 합격후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과장, 국장, OECD 한국센터 경쟁정책본부장,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혁신기업 지원, 지역균형발전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