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와 경제] 무주 내도리·금산 천내리, 금강이 만든 명당과 복된 땅 (1)

▲ 전라북도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 도소마을 원경. <한국학중앙연구원>

[비즈니스포스트] 지난 회에서는 낙동강 강가와 지류에 있는 명당 복지(복된 땅)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회부터는 금강과 금강의 지류에 있는 명당 복지들을 찾아보겠습니다.

금강은 우리 남한에서 낙동강 한강에 이어 세 번째로 긴 강이며 유역 면적도 세 번째로 넓습니다. 강의 길이는 401킬로미터이며, 전라북도 장수군 수분리의 뜬봉샘에서 발원해 서해로 흘러듭니다.

하류 지역인 충남 논산에 이르기까지는 유역에 넓은 평야가 없어 산과 산 사이 혹은 좁은 들판을 지나므로 휘돌아 흐르는 물굽이가 많은 강입니다. 또, 이 물굽이 곳곳에 복된 기운이 크게 모인 명당 복지들이 많습니다. 

앞서 살펴본 낙동강 본류와 지류에 있는 명당 복지들 중엔 명문가의 세거지가 많습니다. 여러 명문가들이 명당 복지의 기운으로 수백 년씩 번영을 누렸습니다.

그래서 낙동강 본류와 지류에 많은 고택 마을들이 산재해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고택 마을 대부분이 영남지방에 있으며, 영남 지방 중에서도 낙동강 본류와 큰 지류에 많이 있습니다. 

금강에는 강물이 감돌아 흐르는 물굽이가 많고, 그 물굽이 곳곳에 빼어난 명당 복지가 많이 만들어졌지만 거기엔 고택 마을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명당 복지들의 빼어난 정기가 아직 활짝 피어나지 않았고 쓰이지 않은 것입니다.

금강 본류는 수분리에서 발원한 이후, 전라북도 서부의 산악 지역을 통과하여 서쪽으로 흐릅니다. 상류 지역은 고산준령이 겹겹으로 뻗은 첩첩산중이라 산을 휘감고 흐르는 물굽이가 많습니다. 그런데 땅이 너무 협소하여 사람들이 터를 잡고 살 만한 곳이 별로 없습니다.

금강 상류에는 전라북도 여러 도시의 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한 용담댐이 있습니다. 용담댐을 지난 다음에는 금강이 휘돌아 흐르는 물굽이 중에 사람들이 모여 살 만큼 터가 넓은 곳들이 있습니다. 하류 쪽으로 갈수록 강물이 더 크게 휘돌아 넓은 터전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용담댐에서 5킬로쯤 떨어진 하류에 꽤 큰 물굽이가 있습니다. 여기에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가 그곳입니다. 대소리에는 유평마을과 도소마을 이 두 마을이 있습니다.

대소리의 주산은 지소산으로 산세가 수려하고 힘찬 기상이 느껴지는 산입니다. 유평마을은 지소산에 안겨 있는 형상이고 도소마을은 지소산에서 서북 방향으로 뻗은 산자락에 있는데 도소마을 일대에 더 큰 복덕의 기운이 감돕니다.

도소마을은 금강에 안겨 있는 형국이고 안산도 매우 수려한데, 유평마을 앞에서는 금강이 일직선으로 흘러 마을을 감싸주지 않고 안산도 도소마을 만큼 수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큰 복덕의 기운이 아직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금강은 무주읍 인근에서 덕유산 구천동의 계곡물을 담아온 남대천과 합류하여 몸집이 한층 커집니다. 그리고 7킬로미터 정도 하류인 무주읍 내도리에서 또 한 번 크게 굽이쳐 흐릅니다. 이곳은 전형적인 연화부수형의 명당입니다. 연꽃처럼 둥글게 생긴 산봉우리와 산 아래에 펼쳐진 들판을 금강이 완전히 감싸 안고 흐릅니다. 

내도리 마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거주 구역은 금강 물이 흘러드는 쪽에 형성되었습니다. 마을의 주산이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는 양지 바른 남향받이에 자리 잡았으며, 50여 호의 가옥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곳도 금강이 초승달 형상으로 마을을 은은하게 감싸주는 형국이라 평안하고 복된 기운이 감돕니다. 그 덕에 마을 사람들은 오랜 동안 큰 환란 없이 화목하고 평화롭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내도리에서 복덕의 기운이 가장 큰 곳은 마을의 동쪽에 펼쳐진 들판과 들판 위의 둔덕입니다. 이곳은 금강에 완전히 안겨 있는 형상이라 복덕의 기운이 매우 큽니다. 이곳 들판의 지세는 내성천의 무섬마을과 비슷한데 무섬마을보다 열 배쯤 넓습니다. 그 만큼 기운도 장합니다.

또, 들판 위 둔덕은 하회 마을의 축소판 같습니다. 주산은 커다란 연꽃이 만개한 형국이며, 강 건너 안산에는 작은 꽃잎 같은 동그란 봉우리들이 연이어 솟아 있습니다. 참 귀한 명당 복지로 덕이 매우 높고 인품이 고매한 인물들이 나와 많은 사람에게 복을 나눠줄 정기가 서려 있는 곳입니다.

이 빼어난 정기는 아직 쓰이지 않고 잠들어 있습니다. 언젠가 무섬마을이나 하회마을처럼 활짝 피어나 세상에 큰 이로움을 주게 될 것입니다.
 
[풍수지리와 경제] 무주 내도리·금산 천내리, 금강이 만든 명당과 복된 땅 (1)

▲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일원 지형. <네이버지도>

내도리를 지난 금강은 다섯 번 연달아 크게 굽이치며 흐릅니다. 또, 그 물굽이마다 명당 복지가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충남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와 신촌리, 그리고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이 세 곳에 큰 복덕의 기운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천내리의 정기가 가장 큽니다.

내도리에서 좀 더 하류로 내려오면 충남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와 신촌리가 있습니다. 두 마을 모두 금강이 크게 휘감고 흐르는 곳인데, 두 곳 다 연화부수형의 명당 복지입니다.

사람들이 큰 부를 얻고 함께 나눠 쓰며 안락하게 평화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두 곳도 내도리처럼 좋은 정기가 가장 크게 모이는 데는 아직 쓰이지 않고 비어 있습니다.

천내리는 금강 본류와 봉황천이 합류하는 곳에 있습니다. 금강이 다정하게 휘감고 안아주며, 헌걸찬 기상으로 우뚝 솟아오른 산들이 사방을 호위하고, 앞에 넓은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전망이 광활하여 멀리 60리 밖 대둔산이 보입니다. 산세와 수세가 아주 장하고 전망이 광활하니 매우 큰 정기가 모인 곳입니다.

예로부터 이곳 천내리에 빼어난 음택(묘지) 대명당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그래서 많은 풍수가들이 이곳을 드나듭니다.

어떤 풍수가들은 세상을 구할 위대한 지도자를 배출한다는 춤남 내포 지방의 자미원 다음으로 훌륭한 대명당이 여기에 있다고 합니다. 이 명당의 정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가꿔 많은 사람에게 복을 나눠줄 큰 인물이 나오리라고 합니다.

천내리에서 직선 거리로 6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영국사라는 천년 고찰이 있습니다. 고려 말엽 홍건적이 침입했을 때, 공민왕은 이곳 영국사로 피난을 와서 한동안 머물렀습니다.

이 때 천내리를 방문했던 공민왕이 이곳 풍광과 지세에 매료되어 자신이 죽으면 여기에 자신의 묘를 써 달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미리 용호석을 세워 놓았는데 지금도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천내리는 음택 명당 뿐 아니라, 양택 명당으로도 매우 훌륭한 곳입니다. 지금 마을 사람들이 자리 잡고 사는 터도 괜찮지만, 마을 앞 들판에 아주 큰 복덕의 기운이 모입니다. 막대한 부를 일구고 많은 사람이 그 부의 혜택을 누리게  될 곳입니다. 또, 이 복덕이 긴 세월 오래 오래 유지되는 명당 복지입니다.

천내리에 아주 특별한 복지를 만든 금강은 월명봉과 천태산 사이 협곡을 지난 다음, 다시 또 연달아 굽이치며 흐릅니다. 또, 그 물굽이 곳곳에 크고 작은 복지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충북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 영동군 양강면 구강리, 영동군 심천면 기호리, 심천면 금정리 등이 그 복지들입니다. 

봉곡리는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이 금강의 물굽이 밖에 있습니다. 물굽이 안에는 열 채도 안 되는 집들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앞에 꽤 넓은 들판이 있는데, 여기에 마을이 자리 잡았다면 주민들이 더 많은 복락을 누렸을 터인데 참 아쉽습니다.  

구강리, 기호리, 금정리 마을은 거주지가 금강의 물굽이 안에 있습니다. 구강리는 주산이 매우 단아하고 수려합니다. 꽃잎처럼 동그랗게 생긴 봉우리 여러 개가 반원형으로 늘어서 있는데 그 모습이 화환과 같습니다. 마을은 이 반원형의 산줄기 안에 안겨 있습니다.

금강 건너편에도 둥그렇게 생긴 봉우리들이 솟아 있는데 이 안산들 또 참 단아하고 수려합니다. 주산과 안산 청룡 백호 모두 온화하고 단정하게 생긴 데다 금강이 감돌아 흐르니 평화롭고 안락한 기운이 가득 넘치는 곳입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그 기운을 받아 평안히 화목하게 살아왔을 것입니다. 옛날, 마을 안에는 초등학교가 있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학생들은 착하고 의로운 품성을 잘 닦고 키웠으리라 봅니다.

기호리와 금정리 마을의 거주지도 금강의 물굽이 안에 있어 복된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거주지보다 복덕의 기운이 좀 더 큰 곳이 있는데 이곳은 아직 쓰이지 않고 비워진 채 남아 있습니다. 이곳 또한 쓰일 때가 있을 것입니다.

금강변의 명당 복지들은 이렇게 아직 고요히 때를 기다리며 쉬고 있는 데가 많습니다. 류인학/자유기고가, '문화일보'에 한국의 명산을 답사하며 쓴 글 ‘배달의 산하’, 구도소설 ‘자하도를 찾아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