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미국에 메모리반도체 투자 의지 강력, 물 재활용률 75% 달성 목표

▲ 마이크론이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HBM 등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마이크론의 미국 뉴욕 반도체공장 예상 조감도. <마이크론>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론이 미국에 대규모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경쟁사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수자원과 에너지 등 인프라 부족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확대하고 공장에서 쓰는 물을 대부분 재활용하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24일 미국 CNBC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중국과 관련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강조한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 매출의 절반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미국 공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의 반도체 수출규제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마이크론이 중국 내 일부 고객사에 반도체를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결정했다.

마이크론은 미국 아이다호주에 150억 달러(약 20조2천억 원)를 들여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을 신설하고 2026년부터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뉴욕주에 앞으로 20년 동안 1천억 달러(약 134조6천억 원)를 들여 더 큰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메로트라 CEO는 이러한 투자를 통해 현재 전 세계에서 2% 수준에 그치고 있는 미국의 D램 메모리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 및 중국에서 생산하는 메모리반도체가 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을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마이크론은 이런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근거로 대규모 보조금을 제공해 투자 부담을 낮춰주기를 원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뉴욕주에 1천억 달러의 막대한 투자가 결정된 배경은 전력과 수자원 등 인프라 때문이다.

반도체공장은 물과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자원 집약적 산업이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대규모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를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론은 뉴욕주에 신설하는 새 반도체공장이 매일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25곳을 채울 만큼의 물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이 가운데 약 75%의 물을 재활용해 외부 수자원 수급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수력과 풍력, 태양광 발전을 활용한 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비용과 전력 사용량을 낮추겠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대규모 반도체공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자원 및 전력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케이시 호컬 뉴욕주 지사도 CNBC를 통해 “뉴욕주는 이미 반도체산업 운영에 경험을 갖추고 있다”며 마이크론의 공장 투자 및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주로 활용되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HBM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HBM 메모리 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경쟁 우위를 꺾겠다는 과감한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로트라 CEO는 내년부터 마이크론의 차세대 HBM 메모리 양산을 시작하겠다며 “메모리 용량과 성능, 전력효율이 모두 앞선 제품으로 인공지능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