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회복에도 초격차 옅어져 주가 약세,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눈길

▲ 외국인투자자가 10월 들어 삼성전자를 팔고 SK하이닉스 주식을 사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주가가 3분기 실적 회복세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외면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0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러브콜에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10월 들어 SK 하이닉스 주식을 3425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국내 상장주 가운데 가장 많이 담았다. 9월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5650억 원어치 순매도했는데 10월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는 10월 들어 7거래일 동안 6일과 11일 이틀을 제외하고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수했다. 6일과 11일 순매도 규모도 이틀 합쳐 700억 원대에 그쳤다.

반면 삼성전자 주식은 10월 들어 대규모로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10월 삼성전자 주식을 9129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국내 상장주 가운데 가장 많이 던졌다.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당일인 11일 304억 원을 순매수한 것 빼고는 10월 매 거래일마다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9월에는 삼성전자 주식 872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 중 가장 많이 샀는데 10월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10월 들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 9월27일 6만8600원에서 10월13일 6만8천 원으로 0.58% 내렸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11만4700원에서 12만4700원으로 8.72%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세도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더 큰 힘이 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일 장 시작 전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조4천억 원을 올렸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1년 전보다 78% 가량 줄어든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애초 전망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실적발표 이후 3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2.41%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SK하이닉스 주가는 4.35%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삼성전자보다 2배 가까이 더 오른 것인데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지속해서 강화하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시장 점유율은 31.9%로 집계됐다. 2013년 이후 약 10년 만에 30%대를 회복하면서 1위 삼성전자와 점유율 차이는 6.3%포인트로 줄었다. 최근 10년 내 가장 적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들어 미세공정,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크게 따라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의 ‘초격차(결코 따라올 수 없는 격차)’ 경쟁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전자 실적 회복에도 초격차 옅어져 주가 약세,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눈길

▲ SK하이닉스가 개발한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가 아직 3분기 실적발표 전인 점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을 하는 DS부문의 적자가 크게 줄어든 덕에 3분기 시장 전망보다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을 향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이나 가전사업을 함께 하는 삼성전자보다 반도체사업 비중이 더욱 높다. SK하이닉스는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다만 삼성전자가 여전히 메모리반도체시장 최강자이자 코스피 대표 종목인 만큼 향후 다시 외국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많다.

증권업계에서도 여전히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를 향한 긍정적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는 마침내 골짜기를 지났다”며 “메모리반도체 재고는 확연히 줄어들고 가격 반등이 이어지면서 내년까지 이익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과 HBM3 판매가 본격화하는 현 시점을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 확대 적기로 판단한다”며 삼성전자를 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