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역소멸의 해답을 귀농·귀촌 교육에서 찾다

▲ 저출산 심화로 지역소멸 위기가 엄습한 가운데 귀농귀촌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은 8월 12일 양재 aT센터에서 진행된 귀농귀촌아카데미 강사역량강화 교육과정 모습. 

최근 우리 시대 화두는 ‘출산율’과 ‘지역소멸’로 요약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월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7월 국내 주민등록인구는 5138만 7133명으로 이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은 62세로 94만 3624명으로 집계됐다. 52세(1971년생) 93만 6410명, 54세(1969년생) 93만 988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해 출생아가 20만명대로 급감한 가운데 연령별 인구가 90만명을 넘는 경우는 이들 3개 연령대 뿐이다.

저출산 심화로 합계 출산율이 0.78명까지 떨어진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대가 50대 이상에 집중된 수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출산율 저하는 장기적으로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위기가 닥치기 전에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지역소멸’을 초래한다. 지금 당장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와 산하 기관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에서는 2014년 ‘귀농귀촌아카데미’를 개설했으며, 최근 4년간 3만 3천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본 교육을 통해 배출된 교육생들은 귀농⋅귀촌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사전에 접한 만큼 농산어촌에서 정착하는데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월 aT센터에서는 '귀농⋅귀촌 교수자 대상 교육'이 있었다. 필자는 2019년 귀농⋅귀촌 교수자로 선정돼 교육 참여 의무는 없었지만 농산어촌 관련 트렌드, 새로운 규정, 콘텐츠 등을 학습하기 위해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참여했다.

교육은 최신 귀농⋅귀촌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공유해 귀농⋅귀촌 희망자들 입장에서 의미있는 정보와 성찰을 제공하는 시간이었다.

단순한 정보 제공을 뛰어넘어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농산어촌 정착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솔루션을 모색할 수 있었다. 막상 귀농⋅귀촌을 하려고 마음 먹어도 도시에서 오랜 직장생활에 익숙했던 퇴직 예정자들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번 교육 내용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농산어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 등에 관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주관기관인 농정원에서는 교육생들의 다양한 니즈를 적절히 반영해 교육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농민은 세상 인류의 생명 창고를 그 손에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해 하루 아침에 농업이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 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입니다."

매헌 윤봉길 의사의 '농민독본' 서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국가를 위해 농업이 가장 중요함을 윤봉길 의사는 이미 간파한 것일까. 이전 정권이든 현 정권이든 ‘지역소멸’에 있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지역소멸의 대안으로 그간 농산어촌을 지켜 온 주민들의 ‘지혜’와 귀농⋅귀촌을 통해 유입된 도시민들의 ‘창의성’이 접목된다면 이전에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무언가를 농산어촌에서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간 농정원에서 10여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었던 창의적인 교육들이 ‘혁신’을 가져 오고 어느 순간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변화는 ‘창의성’이 ‘혁신’을 불러오고, 그 ‘혁신’이 ‘변화’로 이어지는 계단식일 때 가능하다. 농사가 수많은 과정을 통해 숱한 정성이 더해질 때 풍성한 수확을 얻듯이 말이다.

본 교육에 참여한 한 교수자는 “그간 농산어촌에서 나름 다방면으로 교육을 실시하면서 자만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 교육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정보와 이슈를 접하면서 교만함을 되돌아 볼 수 있었고, 교육 내용과 이전의 콘텐츠를 접목하면 교육생들에게 보다 더 넓은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한번의 교육으로 귀농⋅귀촌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농림부와 농정원에서는 지속적인 과정 개발을 통해 업그레이드 되는 귀농⋅귀촌 교육이 각 지역으로 확산되고, 그 과정에서 성찰을 이끌어 내 현장에서 접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지역소멸’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김승철 서울과기대 LINC3.0사업단 산학교육지원센터장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컨설팅학과 조교수,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과학기술대학 자유공학부 교수를 거쳤다. 경영컨설턴트로 우주일렉트로닉스, 행정자치부, 현대, 삼성, 한국전력공사, KT, KAI, 한국농어촌공사 등 중소기업, 대기업, 정부기관, 공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직문화진단, 전략적인적자원관리, 경영혁신 마스터플랜, 교육체계 수립, 교육 콘텐츠 개발 등 50여회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 분과위원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