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금융권 9월 분위기를 기상 상황으로 표현하면 펀드상품 특혜 환매 논란이 촉매가 된 ‘라임펀드 태풍’으로 잔뜩 흐림이지만, K-금융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력 행보 만큼은 더할나위 없는 맑음이다.

올해 금융위원회 신년 업무보고에 이례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공무원들의 해외 세일즈 마인드를 강조하면서 시작된 금융당국 수장들의 K-금융 해외사업에 대한 지원사격이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9월] K금융 세일즈 행보 빨라지는 금융당국 수장들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일 '한국·인도네시아 금융 협력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지난 3월 출범한 ‘금융 국제화 대응단’ 수장을 맡고 있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행보가 가장 두드러진다.

금융업권 협회와 유관기관과 함께 ‘금융산업 글로벌화 TF’ 정기회의를 통해 금융산업의 글로벌 외연 확대에 힘쓰면서 분주한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4일부터 8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 홍콩을 연이어 방문 중이다.

이번 출장은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의 진출과 영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을 찾아 국내 금융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김 부위원장은 출장 동안 금융협력 포럼과 워크샵, 핀테크 데모데이, 정부 IR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금융당국 고위급 회담도 진행한다.

김 부위원장이 K-금융 세일즈를 위해 해외를 찾는 것은 올해 5월 중앙아시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동남아시아는 국내 금융회사의 전체 해외점포 488곳 가운데 117곳이 자리잡고 있다. 베트남이 48곳으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가 32곳으로 뒤를 잇고 있다.

올해는 인도 시장잠재력이 부각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회사인 모건스탠리는 인도의 경제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에 대한 관심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회사들은 인도의 경제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세계 3위(모건스탠리), 인도네시아의 경제규모는 세계 4위(골드만삭스)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감독당국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인 K-금융 세일즈 족적을 남기고 있다.

올해 5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던 이 원장은 10일부터 15일까지 스위스와 영국, 독일 등 유럽 3개국을 찾는다. 이번 유럽 방문에서도 현지 진출 금융회사와의 밀도 있는 행보가 눈에 띈다.
 
[데스크리포트 9월] K금융 세일즈 행보 빨라지는 금융당국 수장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월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이 원장은 13일 영국 런던에서 금감원과 금융권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금융사들의 해외투자 유치 및 현지 영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IR에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 사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등 6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한다.

IR행사장에는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서울시와 부산시 고위공무원도 얼굴을 내민다. 서울시에서는 강철원 정무부시장이, 부산시에서는 안병윤 행정부시장이 참석하는데 이 원장과 함께 금융중심지 홍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유럽 IR 참여를 희망하는 금융회사들이 신청이 쇄도해 업체 선정 과정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며 “유럽 자본시장의 중심지로 알려진 영국을 거점으로 한 유럽 중동부지역 공략에 관심을 갖는 업체들의 경우 해외 투자자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기회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태진 증권금융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