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MD 인공지능 반도체 '전성기' 막 내리나, TSMC 수혜 전망은 굳건

▲ 엔비디아와 AMD의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가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설계 시스템반도체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이미지. <엔비디아 홈페이지 캡쳐>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잡고 있는 엔비디아와 AMD의 ‘전성기’가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대신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설계 시스템반도체가 잇따라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만 TSMC가 엔비디아와 AMD 제품에 이어 이러한 맞춤형 반도체의 위탁생산 물량도 대부분 담당하면서 더욱 큰 수혜를 보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3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의 전성기가 2024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예측을 제시했다.

인공지능 연산에 유리한 구조를 갖춘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는 엔비디아와 AMD가 사실상 전 세계 시장을 양분하며 과점체제를 갖추고 있다.

두 기업에서 설계해 제품으로 출시하는 GPU의 성능이 인텔 등 경쟁사를 큰 차이로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지난해 말부터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 뛰어든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컴퓨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를 엔비디아와 AMD가 온전히 누리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TSMC도 자연히 동반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2024년 이후 GPU 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다수의 IT기업에서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 전용 ASIC(주문형 반도체)가 대체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공지능 기술 경쟁을 벌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연산에 더 효율적인 맞춤형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위탁생산을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며 엔비디아와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GPU는 인공지능 연산에 유리한 병렬식 구조를 갖추고 있어 현 시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기술로 꼽히지만 특정 목적에 맞춰 설계한 반도체에 비교하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더구나 IT기업들도 고가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외부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자체적으로 설계하는 일이 비용 감소 측면에서도 긍정적 선택지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모건스탠리는 “전력 소모량과 비용이 낮은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가 점차 영향력을 키우며 결국 엔비디아와 AMD의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엔비디아 AMD 인공지능 반도체 '전성기' 막 내리나, TSMC 수혜 전망은 굳건

▲ 구글이 공개한 자체 설계 프로세서 'TPU v4' 이미지.

다만 모건스탠리는 TSMC가 이러한 시장 변화에도 오히려 더 큰 수혜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와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이 줄어도 TSMC가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 파운드리 수주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는 의미다.

그동안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공적 수주 실적을 통해 고객사들에 긍정적 이미지를 확보한 결과가 미래 사업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모건스탠리는 2027년 TSMC 전체 매출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엔비디아와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급증에도 TSMC의 2023년 실적에서 해당 분야의 매출 비중은 5%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 반도체가 수 년 안에 TSMC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빠르게 늘리면서 미래에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대만증시에 상장된 TSMC 목표주가를 기존 680대만달러에서 710대만달러로 높여 내놓았다.

12일 대만증시에서 TSMC 주가는 574대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약 24%에 이르는 주가 상승을 예측한 셈이다.

현재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등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 뛰어든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은 자체적으로 맞춤형 ASIC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 TPU v4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주력상품 A100과 비교해 성능은 최대 1.7배, 전력효율은 1.9배에 이른다고 밝힐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다.

구글은 이미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부터 자체 반도체 설계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수 년에 걸친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진 만큼 상용화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