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같은 인공지능은 물먹는 하마', 중동 포함 물 부족 지역에 부담

▲ 인공지능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센터가 수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랍에미리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건설한 데이터센터 모습.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포스트]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물을 소모해 수자원이 부족한 중동 등 지역에 큰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각) 중동지역 전문매체 알-모니터에 따르면 데이터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대규모 서버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중동지역 수자원 소비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모니터는 미국 UC리버사이드대와 텍사스대 연구진이 공개한 논문을 인용해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서버 유지에 상당한 수자원이 활용된다고 전했다.

대규모 데이터의 학습과 연산이 이뤄지는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소모로 발생하는 대량의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수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챗GPT3.0 버전을 마이크로소프트의 미국 데이터센터에서 개발할 때 직간접적으로 350만 리터 분량의 냉각수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톤 트럭으로 3500대 분량이다. 테슬라 전기차를 대략 1280대 생산할 때 사용되는 물의 양과도 같다. 
 
연구진은 “미국보다 전력효율이 낮은 지역의 데이터센터에서 인공지능 학습을 진행하면 냉각수 사용량이 최대 3배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력공급이 불안정한 지역에서는 발열이 더 늘어나는 만큼 냉각수 사용량도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인공지능 챗봇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도 많은 수자원이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가 사람들의 질문 20~50개에 대답할 때마다 데이터센터에서 500밀리리터(㎖) 즉 생수병 한 개 정도의 물을 쓰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물 500㎖는 무척 적은 양처럼 들리지만 수억 명의 챗GPT 사용자 수를 고려하면 총 소비량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알-모니터는 특히 전력 인프라가 불안정한 중동 국가들이 인공지능 기술 육성 계획을 세우면서 중동지역의 부족한 수자원에 위협요인이 된다고 우려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전력수자원청(DEWA)은 최근 챗GPT를 소비자 질의응답 처리와 회사 운영 프로그램 코딩작업 등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바이 전력수자원청(DEWA)은 자회사 모로허브가 건설한 태양광 발전 기반 데이터센터를 인공지능 기술 연산에 사용한다.

모로허브의 데이터센터는 기네스 세계기록 기준으로 가장 거대한 규모의 태양광 데이터센터인 만큼 수자원 소모량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중동 국가들이 수자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중동지역 수자원 보호단체 워터얼라이언스어소시에이션의 프로그램 디렉터 에두르네 비센테는 알-모니터를 통해 “기업이 물 사용 데이터를 공개할 법적 의무가 없어 (데이터센터가) 얼마만큼의 물을 사용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중동지역 수자원 고갈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