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중국 헝다그룹 홍콩 빌딩 매물로, 6천억 손해도 감수할 처지

▲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그룹이 6천억 원 손해를 감수하고 매물로 내놓은 홍콩 헝다센터 빌딩.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파산 위기에 놓여 있는 중국 최대 건설사 헝다그룹이 6천억 원에 이르는 손해를 각오하고 홍콩에 위치한 ‘헝다센터’ 빌딩의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헝다그룹이 자산을 싼 값에 팔아 채무를 상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창업주의 말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자금 조달을 위한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중국 매체 소호재경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홍콩 헝다센터 빌딩의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이 빌딩은 홍콩섬의 가장 번화가인 완차이에 위치해 있고 높이 94.85m의 26층 건물로 부지면적은 2138.8㎡이다. 헝다그룹이 7년 전 125억 홍콩달러(2조746억 원)에 매입해 홍콩 사상 최대 부동산 거래금액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업체 창장실업이 헝다센터 빌딩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시세는 90억 홍콩달러(1조5천억 원)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헝다그룹이 시세대로 빌딩을 매도하게 된다면 매입 가격과 비교해 약 5800억 원을 손해보게 되는 셈이다.

헝다그룹은 지난해 8월에도 156억 홍콩달러(2조5852억 원)에 헝다센터 빌딩을 매물로 내놨는데 105억 홍콩달러(1조7400억 원)에 매수자 측과 최종적으로 합의했다가 거래가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매수에 뛰어든 곳은 중국 대형 건설사 웨슈부동산으로 알려졌다. 

매수자 측과 합의한 가격이 최초에 빌딩을 매수한 가격보다 낮아 헝다그룹 측에서 거래를 중단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소호재경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기본 운영 원칙과 조건에는 회사 자산을 헐값에 팔지 않는다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

헝다그룹은 지난해 일부 채무를 상환할 수 없게 됐다며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쉬쟈인 헝다그룹 창업주이자 회장은 올해 2월 초만 해도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자산을 싼 값에 처분하는 방법에 기댈 수 없다고 공개 석상에서 단언했다.

손해를 보고 자산을 정리하다 보면 결국 모든 채무를 청산하기 어렵게 된다는 이유다.

그러나 결국 더 낮은 가격에 빌딩 재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헝다그룹은 한때 중국 건설사 가운데 자산규모 1위를 기록했으나 문어발식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2020년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시작되며 자금난에 빠져 파산 위기에 처하게 됐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장기집권 초석을 다지기 위해 이전 정권과 연관돼 있는 기업과 기업인, 각 분야 전문가, 정치인들을 숙청하는 작업을 하면서 헝다그룹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추측이 나온다.

쉬 회장은 중국 전 정권의 부주석이자 장저민 전 중국 주석의 오른팔인 쩡칭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이서 기자